매혹적이지만 발을 못살게 구는 펌프스, 섹시하지만 몸에 해로운 스트링 팬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단추…. 유행을 좇는 데에도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옷이 날개가 아니라 가끔은 상처일 때가 있다. 다행히도, 너무 꽉 끼는 코르셋이 여성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거나 예리한 코르셋 받침살이 여성들의 간을 찌르던 시대는 지났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의 옷들이 완전히 무장해제된 것은 아니다.
부어오르게 만드는 바지
우리는 너무 꽉 끼는 남성 속옷이 정자의 생명력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프랑스의 전문지 <의학 일보>에 따르면 진을 비롯하여 몸에 달라붙는 바지들 또한 결장염이나 소화 장애 등 복부에 있는 기관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압박을 받은 혈관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근육이나 피부가 부어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현상을 피하려면,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고 혈액 순환에 나쁜 부츠를 벗어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 통 넓은 전투복 스타일의 배기(baggy) 팬츠의 유행으로 우리는 한숨 돌릴 수 있겠다고 믿었다. 하지만 천만에! 길이가 너무 긴 이 바지의 아랫단이나 장식용 줄에 걸려 계단에서 넘어질 수도 있다.
역효과를 일으키는 속옷
스트링 팬티는 조신함만 해치는 것이 아니다. 별로 반갑지 않은 병원균도 퍼뜨린다고 한다. “여성들은 늘 너무 작은 사이즈를 구입합니다.” 프랑스의 산부인과 전문의 브리지트 살라마 박사가 지적한다. “이것이 점막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고, 많은 경우 결국 점막에 사상균증이나 염증이 생기게 되죠.” 이 정도면 섹시한 게 아니라 잔인한 속옷이 아닐까? 사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꽉 끼는 속옷은 어떤 것이든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방광염에 대해서라면 스트링 팬티는 아무런 죄가 없다. 그런데 브래지어가 가슴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사실일까?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살라마 박사가 화를 내듯이 이야기한다. “와이어가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브래지어는 유방암뿐만 아니라 어떠한 질병에도 책임이 없습니다.” 잘 맞지 않을 때 기껏해야 피부 표면에 상처를 입히거나 자극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고무줄 부분이나 잠금 장치가 피부를 계속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영국 과학자들은 심지어 종양을 알아낼 수 있는 열 감지 크롬 브래지어를 연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유방 뢴트겐 촬영을 권하고 싶다.
말썽꾸러기 뮐르
여성 둘 중 하나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겪고 있으며, 자신의 치수보다 한 치수 작은 구두를 구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에 나타나는 것은 왕자가 아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발 전문치료 클리닉의 알랭 라비뉴가 설명한다. “너무 좁은 신발은 발을 변형시키고 티눈과 통증 등 걷는 데 불쾌감을 주는 증상들을 일으키죠.
너무 높은 신발은 척추의 균형을 잃게 하고 요통과 좌골신경통을 일으킵니다.” 제일 좋지 않은 것은 발이 앞으로 미끄러지는 뮐르와 펌프스를 착용했을 때,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발가락에 힘을 준다는 것이다. 통굽? 조금 낫긴 하지만 발을 땅에서 멀리 떼어놓음으로써 몸의 균형에 아주 나쁘다. 통(tong)이라고 불리는 V자형 끈이 달린 해변용 샌들? 그걸 신고도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쩔 도리가 없다.
전문가들에게 이상적인 신발은 3∼4센티미터 높이의 장화 굽 모양 뒤축에,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고, 가장 긴 발가락이 신발 끝에 닿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것이다. 이런 신발을 신으면, 특히 키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별로 우아한 모양새가 나오지는 않는다. 이밖에 스니커즈 등 굽이 거의 없는 신발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알랭 라비뉴는 이런 납작한 신발들을 호평한다.
게다가 이러한 신발들은 우리의 근육을 더욱 단련시켜 준다. 그럼에도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납작한 신발이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나쁠 이유가 있겠어요?” 알랭 라비뉴의 현명한 대답이다. 그는 저녁 파티를 위해 예쁜 펌프스를 신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부작용을 일으키는 나일론
“사실 옷 알레르기는 아주 드뭅니다.” 앙투완 베클레르 병원의 알레르기 전문의 장 마리 귀엥 박사가 말한다. “알레르기는 대부분 방직공업에서 사용되는 염료와 마무리 손질 때문에 발생하는데, 특히 합성섬유에서 그러한 경우가 많죠.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습진이나 두드러기가 가장 빈번합니다.” 모직, 합성섬유, 세제, 유연제로 인해 특히 겨드랑이, 팔이 접히는 부분, 다리 등 습한 부위에 붉은 반점, 가려움증, 부스럼 등 불쾌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하지는 않고 불편한 정도이다.
해결책? 위생, 실크, 아마, 대마, 그리고 면…. 하지만 피부와 동시에 지구도 보호하길 원한다면 무공해 제품을 선택하라. 목화 재배는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농업이기 때문. 또한 헹굼 기능이 좋은 세탁기를 구입하라. 그리고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유명한 향이 첨가된 섬유의 선택에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향수가 들어간 팬티와 스타킹이 벌써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런, 지퍼가! 허리 주변의 붉은 반점과 심한 가려움증? 아마도 진 바지의 똑딱 단추, 벨트의 버클, 스커트의 지퍼, 또는 가죽 재킷의 리벳이 원인일 것이다. “여성들의 20∼30퍼센트가 니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귀엥 박사의 설명이다. “몇몇 보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옷에 부착된 금속 제품도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죠.” 어떤 여성들은 가공에 사용되는 몇몇 접착제나 크롬 때문에 가죽 제품을 견뎌내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심하자. 이것은 아주 드문 경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