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아고라 정의포럼에서 퍼옴
(여행기, 희망의 땅 터키여!(8)에 나오는 호자 이야기)
음울한 시기의 해학....
담당님의 시대읽기.. 이종걸의원, 이정희의원님 고소....윤도현, 김미화... mbc 앵커 교체 파문...
대학생들의 삭발과 연행...등등등
OTL .. ㅠ.ㅠ;;
.........
터키의 현자 나스레딘 호자 이야기 몇 개 올림니다. ^^
터키 중부 지방을 여행하다보면 휴게소에서 나귀를 거꾸로 탄 사람의 동상을 보게 되는데
그사람은 나스레딘 호자(Nasreddin Hodja 1208∼1284 ??? 대략 13세기) 가난한 시골의 이맘(이슬람교의 성직자)...
그는 몽골침략과 비잔틴 제국의 위협 속에 있던 터키 중부 지방에서, 두려움, 좌절, 생활고에 시달리던 민중에게 많은 위안과 웃음을 선사해 주고 희망을 준 현자였답니다.
그렇지만 엄격한 현자가 아니라, 소심한 이웃으로, 무서운 마누라 밑의 남편으로, 때론 식탐도 하고, 때론 장난끼 많은 행동으로 사람들의 놀림을 받아주거나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이 되어주고, 비열하거나 속좁은 사람이 있으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골려주어 인생의 교훈을 주었답니다.
“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회의주의나 기회주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나스레딘 호자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음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인내와 모범적인 행동으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력도 갖고 있었다.“
상황이 않좋을 때는 이런 리더쉽이라도.... ^^ 아닌가요? ㅋㅋㅋㅋ
***********
* 나귀를 거꾸로 탄 현자
호자는 돈을 모아 나귀 한 마리를 사게 되었다.
호자는 아주 살이 찐 나귀를 샀는데 난생 처음으로 나귀를 타게 되었다.
안장은 왼발을 올리고 타야 되게 되었는데
호자는 오른발을 올려 두고 탔다. 그러니 자연히 거꾸로 타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호자는,
“아, 그놈의 나귀 장사꾼이 왼발잡이 당나귀를 내게 팔았군.” 라며 화를 냈다.
그걸 본 마을 사람들은 거꾸로 나귀를 탄 호자에게,
“선생님, 선생님이 거꾸로 타고 다니시니까 어지럽군요.”
라고 하자 호자 말하기를
“글쎄 나는 바로 가고 있는 데 자꾸 이 나귀가 거꾸로 가는구려.”
* 가능한 빨리 도망쳐야지!
어느 날,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엄한 통치자, 티무르 왕이 많은 군대를 이끌고 호자가 사는 마을, 악쉐이르에 들어왔다. 그러자 호자가 화를 내면서 왕에게 가서 위협하듯 말했다.
"티무르 왕이시여, 당신과 당신의 군대가 이 마을에서 나갈 거요 안 나갈 거요?"
술탄은 이 말에 너무 어리벙벙해서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호자가 다시 왕에게 소리쳤다.
"당신이 군대를 이끌고 이 마을에서 떠날 것인지 아닌지 말하시오!
만일 아니란 다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소!"
이 말에 술탄도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 "만일 내가 떠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작정인가?"
호자 왈,
"가능한 한 빨리 도망칠 거요!"
* 내 장례식에 초청함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호자가 "티무르 왕"의 잔인함에 대해 불평하고 있을 때 티무르 왕이 잠행하다가 듣고 호자에게 말했다.
"너무 지나친 것 아니요? 내가 아는 한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데요."
호자가 의심이 나서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오셨소?"
"트란소시아나에서요." 그러자 호자가 물었다.
"당신 이름은 무엇이오?"
"티무르요."
"그렇다면 술탄이란 칭호를 붙이는 그 이름이요?
라고 호자가 다리를 후들거리며 물었다.
"그렇소. 술탄 티무르요."
호자가 모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오, 무슬림들이여, 내 장례식에 여러분 모두를 초청하는 바이오."
* 결혼이란?
"결혼이란 무엇입니까?"라고 어떤 사람이 호자에게 묻자
호자 왈(말하기를),
"낮에는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밤에는 서로 드르렁거리며 코를 고는 것이지."
* 결혼한 사람의 충고 -화가 나는 이유
어떤 사람이 호자에게 괴상한 질문을 했다.
"호자, 당신은 당신보다 앞서 결혼한 사람과 당신보다 후에 결혼한 사람과 누구와 더 사이가 나쁘오?"
"둘 다요."라고 호자가 대답했다.
"왜 그렇소?"라고 재차 묻는 그 사람에게 호자 왈
"왜냐고?
나보다 앞서 결혼한 사람에게 내가 화내는 것은, 그들이 나에게 어떤 충고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고,
나보다 뒤에 결혼한 사람들에게 내가 화내는 것은 그들이 내 충고를 받아드리지 않았기 때문이오."
*내가 외투 안에 있었지
다른 가정과 마찬가지로 호자 부부도 가끔 심하게 다투었다.
어느 날 밤 또 심하게 싸우고서 잔뜩 화가 나서 나갔는데 이웃사람이 그를 보고 지난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알다시피 이런 일들은 어느 가정에나 흔히 있는 일이어서 우리도 어젯밤에 약간 다투었지"
"그런데 싸움 후에 마치 무엇이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는 커다란 소리가 나던데요?"
"아 그거! 내 마누라가 화가 나서 내 외투를 계단 아래로 내던졌지. 아마 그 소리겠지."
"어떻게 외투가 계단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렇게 큰 소리를 낸단 말이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러자 호자 대꾸하며 왈,
"말은 맞네, 내가 그 안에 있었거든."
내가 우는 이유
어느 날 호자의 마누라가 호자에게 화가 나서 맛있는 국을 만들고서 거기에 매운 고추 가루를 잔뜩 뿌리고 보글보글 끓였다.
배가 고픈 김에 한 수저 가득 떠서 한 입에 넣었는데 얼마나 매운지 모를 정도로 뜨거웠다.
입 안을 데워 고통스런 나머지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남편이 음식 맛에 실망 할 가 봐 감히 고통의 표정을 나타낼 수 없었다. 마누라가 울고 있는 것을 보고 호자가 물었다.
"여보 무엇 때문에 우는 거요?"
"이 국을 좋아하셨던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 불쌍한 어머니 생각이 방금 나서요." 호자가 동정의 말로 위로하려고 애쓴 후 그도 국 한 수저 가득 떠서 입 안에 넣었다.
즉각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졌다.
"아니 당신은 왜 우시나요?"라고 짓궂게 묻는 마누라에게 호자 왈,
"내가 우는 이유는 당신의 불쌍하고 사랑스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없는 대신 멍청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 딸이 여기 팽팽히 살아있기 때문이오."
어설픈 변명
하루는 나스레딘 호자가 여인들을 주제로 설교를 했다."
유념하시오. 용모를 꾸며서는 아니 되오. 눈가에 아이라인을 그리거나 입술에 루즈를 바르고 볼에 연지를 칠하고 얼굴에 분을 토닥이며 단장하는 것은 큰 죄이며 부끄러운 행위요.
이러한 짓을 하는 이들은 죽은 뒤에 지옥으로 떨어져 유황불에 활활 타고 말 것이오.
"설교를 듣던 여인들 중 한 명이 소리 높여 말했다.
"선생님, 좀 공정해지세요. 악셰히르 마을에서 가장 요란스럽고 야하게 꾸미고 다니는 여자가 바로 선생님 부인이 아니던가요!"
그러자 나스레딘 호자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변명하듯 말했다.
"사실 그건 그렇소만 어쨌거나 우리 마누라 참 멋쟁이지. 안그렇소?"
내가 산으로 가야지!
호자가 가끔 자기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였다. 백성들은 그것을 증명해 보이라고 하면서 산 더러 자기에게 오라고 불러보라 했다.
그러자 호자가 외쳤다.
"산아! 내게로 오라!"
그러나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불렀지만 오지 않자 호자는 일어나서 산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요?"라고 묻는 사람에게 호자 왈,
"나는 그렇게 융통성 없는 고집쟁이가 아니오.
만일 산이 나에게로 오지 않는다면 내가 산으로 가야지!"
내가 시작하지 않았소.
어느 날 호자가 사원으로 기도하러 갔다. 엎드려 기도할 때 그의 옷이 짧아 등이 삐어져 나오자 뒤에 앉은 사람이 옷깃을 잡아 끌어내려 주었다.
즉시 호자도 자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옷을 끌어내렸다.
"뭐하는 거요?"라고 앞 사람이 묻자, 호자가 대답했다.
"나에게 묻지 마시오! 내가 시작하지 않았소, 내 뒤에 있는 사람에게 물으시오."
나는 말 바꾸는 사람이 아니야!
어떤 이가 나스레딘 호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마흔 살일세."
"아니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십 년 전에 여쭤 봤을때도 마흔살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저는 지금 나이를 여쭤본 겁니다.
"그러자 나스레딘 호자가 화를 내며 말했다."사나이는 말을 바꾸는 게 아니야."
나귀 값이 싼 이유
시장이 열릴 때 마다 호자는 나귀를 팔러 가서 매우 값싸게 팔았다.
그는 항상 경쟁자들 보다 낮은 가격으로 나귀를 팔았다.
어느 날은 부자 당나귀 장사가 와서 호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당나귀를 어떻게 그렇게 싸게 팔수 있는지(싸게 팔고 어떻게 감당하는지) 이해할 수 없소.
나는 내 하인들을 시켜 농부에게서 건초 더미를 훔쳐오게 하고 노임도 주지 않고 강제로 당나귀를 지키게 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당신은 나보다도 더 낮은 가격을 유지하다니!"
호자 왈,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하오. 당신은 사료와 노임을 훔치지만 나는 당나귀를 훔치오!"
구체적인 기도
어느 무더운 여름날 호자가 이웃 마을에 갈 일이 있었다.
뜨거운 햇빛아래서 한 시간 가량 걸은 후라 몹시 지쳐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면서 중얼거렸다.
"오 주여, 늙은 나이에 햇빛 아래 걷느라 지치지 않게 당신의 종 호자에게 당나귀 한 마리를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기마병 하나가 6개월 된 망아지를 데리고 호자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호자는 그 광경을 보고 매우 기뻤다.
그러나 그 기마병은 호자 앞에 와서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이봐! 늙은이! 거기 앉아 빈둥거리지 말고 걷느라 피곤한 내 망아지를 어깨에 메고 다음 마을 까지 지고가게."
호자는 자기는 늙었고 또 지쳐있다고 변명했지만 그 군인은 사정없이 호자의 등을 채찍으로 내리쳤다.
호자는 어쩔 수 없이 당나귀를 어깨에 둘러매고 이웃 마을까지 갔다.
그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호자는 망아지를 내려놓고 기진해서 쓰러져 버렸다.
얼마 후 간신히 일어나 땅 바닥에 주저앉은 호자, 머리를 들고 말했다.
"주님, 제가 표현을 잘못했거나, 당신이 잘못 알아들으셨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저는 제가 타고 갈 것을 구했는데 당신은 나를 타고 갈 것을 주셨군요!
이제부터는 기도를 구체적으로 하겠습니다."
외딴곳의 식당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나스레딘은 인적이 뜸한 숲속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어느 날 숲에서 사냥하던 귀족들이 식당에 들러 닭요리를 주문했다.
귀족들이 다 먹은 뒤 계산할 때가 되자 나스레딘은 천문학적인 계산서를
내밀었다
- 뭐야! 이 동네에선 닭이 이 정도로 귀하단 말이냐?
- 닭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귀족들은 그렇지요.
==================================
■ 나스레딘 호자와 그의 해학 세계
--- 이양준
나스레딘 호자는 아나톨리아 지역이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에 살았다. 와해된 셀주크 제국이 작은 공국들로 나누어져 서로 세력 다툼을 벌이는 한편, 중앙아시아 초원지대로부터 폭풍처럼 몰아닥친 몽골의 침략이 있던 시기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으로부터 십자군이 한 차례 쓸고 지나갔으며 아나톨리아 땅을 빼앗긴 기독교의 비잔틴 제국이 호시탐탐 세력 회복을 꾀하던 시기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회의주의나 기회주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나스레딘 호자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음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인내와 모범적인 행동으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력도 갖고 있었다.
나스레딘 호자는 가난한 시골의 이맘이었다. 때때로 마을의 판사를 도와 백성들의 억울한 송사를 지혜롭게 해결하기도 했다. 항상 올바른 말을 했으며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때로는 대담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평범한 시골 농사꾼이자 양치는 목동이 되었으며 때로는 수확한 농산물이나 직접 기른 가축을 시장에 내다파는 장사꾼이 되기도 했다.
청렴결백했기 때문에 집안에 재산이 쌓일 틈은 없었다. 그래서 한시도 평화로운 날이 없을 만큼 부인과 자주 다투었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마을 사람들로부터 후한 대접을 받았다.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호자는 마을 사람들의 놀림을 아무렇지 않은 듯 다 받아 주어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이 되어 주다가도, 비열하거나 속 좁은 사람이 있으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골려주어 교훈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웃음으로 끝나는 해피엔딩이다.
중략
...
그의 재담들을 조사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들이 있다.
첫째,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는 도덕적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직접적인 훈계가 아니다. 해학과 재치를 담아 빙글 돌려서 이야기한다. 듣는 사람이 절대 마음을 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이가 없어 웃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얼굴을 붉히며 깨달음을 얻는다.
둘째, 그의 대답은 대부분 부정이 없다.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납득시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엉뚱한 행동이나 말로 이해시킨다.
셋째, 정치적 부패나 사회적 타락을 꼬집는 내용도 많다. 항상 약한 백성의 편에 서서 말한다. 여기서도 직접적인 비난은 삼간다. 항상 동물이나 자연에 빗대어 말한다. 우둔한 통치자나 관리들은 그 말뜻을 못 알아듣는다. 알아듣는다 해도 불쾌한 반응을 보일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그의 재담은 통쾌함마저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