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을 활용한 게임 놀이치료의 실제 / 이경옥저
보드홀릭
2021. 9. 30.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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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을 활용한 게임 놀이치료의 실제 / 이경옥저
한때 놀이치료사가 꿈인 적이 있었어요~
아동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보고 이 직업이 나에게 맞을까 고민하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놀이치료 공부도 했었어요. 지금도 TV에 상담실이나 작업치료실 나오면 어떤 도구 사용하는지 그것만 보인답니다.
그런데 전적으로 상담사가 되기에는 의지가 부족했는지 결단이 부족했는지 놀이치료사의 길을 가지는 않았어요.
그 당시 하던 일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비록 상담실이 아니었어도 아이들과 보드게임 수업하며 부모상담하고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가며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상담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훨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청소년상담사 국가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한국임상 게임 놀이 학회에서 게임 놀이지도 사 퍼실리테이터로 게임 놀이지도 사 자격증 과정도 진행했었으니 심리 쪽에 항상 레이더를 켜고 있었죠~ 그중에서도 아동심리!!!!!! 제가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 맞는 연령대가 있다는 것.... TV를 보다가 치료 현장에서 보드게임 사용하는 걸 보고 아들이 "저거 엄마가 제일 잘하는 거 아냐?" 하더라고요.. 제가 한 번씩 궁금할 때마다 들여다보는 책들이에요.
얼마 전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활용한 게임 놀이치료의 실제라는 책을 빌려 왔어요~ 이 책은 놀이치료 현장에서 20년 가까이 상담을 진행해온 이경옥 선생님이 시작하는 치료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신 책입니다. 치료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요즘은 보드게임 많이 활용하잖아요. 책에 나온 활용하실 때 도움이 되는 팁들을 몇 가지 적어볼게요~
보드게임을 활용한 게임 놀이치료의 실제저자이경옥출판시그마프레스발매2021.02.25.
보드게임 놀이의 치료적 가치
의사소통 촉진
아동은 게임 놀이에서 다양한 감정을 안전하게 배출합니다. 아동들은 종종 게임 중 경험하는 감정이나 유사한 감정 또는 에피소드 등을 치료자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감정과 생각을 나누게 되죠~
저희 아이들이 사춘기 시기를 잘 넘어간 것도 게임을 하며 웃고 즐기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던 것 힘이 큰 것 같아요. 큰 사춘기 없이 두 아이들 모두 잘 지나갔거든요^^
정서적 건강 증진
보드게임 놀이를 통해 아동은 정서적 즐거움을 느끼고 성인과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면서 폭발적인 감정적 충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분노를 표출하고 자신의 억압된 감정을 게임 속에서 해소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아이들과 한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아이들하고 게임 몇 번 해보면 이기는 경험을 시켜줘야 할지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해야 할지 약간 감이 옵니다. 어리다고 마냥 져주면 오히려 얕보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대처해야 해요.
사회적 기술 강화
보드게임은 서로 긴장을 풀어주며 대화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어 경계를 무너뜨리고 특히 반항적이거나 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큰 아동에게 치료적으로 다가가는데 유용합니다.
고등학생들 위탁교육을 하는 대안학교에 보드게임수업을 나간 적이 있어요. 엎드려 자는 친구, 화장하는 친구, 반항적인 친구 많았지만 보드게임수업은 다른 수업보다 참여도가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강요하지 않고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또 모든 게임은 규칙이 있고 이를 지켜야만 게임이 진행됩니다. 게임에서의 규칙 지키기는 자연스럽게 또래집단에 함께 하고 싶다면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답니다. 게임을 하면서 자기통제력을 기르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으며 승패를 인정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너무 기쁨을 과하게 표현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 패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때 오는 부정적 결과들을 경험하게 되죠~ 게임 도중 규칙 위반, 속임수, 거부, 게임 판 엎기 등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펼쳐지는 현실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죠~
저는 항상 첫 수업 시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얘기해 주고 약속을 지키면서 수업할 수 있도록 다짐을 받습니다. 물론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머릿속에 각인이 된 건지 자연스럽게 승패에 연연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첫 수업을 해보고 승패에 연연하는 그룹이라면 승패의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규칙을 바꿔 진행합니다.
개인 능력 향상
아이들은 게임 놀이를 통하여 게임 방법을 배우고 도전하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하고 승패에 대한 불안을 이겨내면서 자존감이 향상됩니다. 또 게임을 통해 기억, 집중, 결과 예측, 논리적 사고, 창의적 문제해결력 같은 인지기술을 습득하게 되죠. 쉬운 게임만 하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고 반면 어려워도 끝까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과제집착력이 뛰어난 친구들도 있답니다.
진단적 활용
아동은 보드게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많은 정보를 쏟아냅니다. 이때 치료자는 아동의 행동, 표정, 대응 방식을 통해 기초적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규칙에 얽매이거나 게임의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불안이 지나쳐 선택할 때 시간을 많이 끈다거나 한 가지 게임을 끝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여러 상황들을 보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보드게임 놀이치료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
속임수
보드게임에서 속임수의 문제는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대처에 대한 의견도 분분합니다. 공통적인 의견은
속임수가 아동의 해소되지 않은 욕구로부터 발생하며 심리적 원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해요.
게임 도중 속임수를 목격했을 때 이를 허용할지 개입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아동은 속임수를 반복 사용하면 도덕적으로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고 이러한 기술이 또래관계나 일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정당한 방법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여 아동이 진정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규칙 위반과 규칙 바꾸기
둘 이상이 게임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약속이 규칙입니다. 규칙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법칙과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게 되죠~ 보편적인 규칙은 순서대로 돌아가며 하기, 한 번의 기회에 한 번만 하기, 카드 미리 보지 않기, 남의 카드 훔쳐보지 않기, 타인을 방해하지 않기, 남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흘리지 않기 등이 있죠.
산만한 아동이나 인지능력이 낮은 경우 의도적인 것은 아니고 규칙을 잊었거나 충동적인 특성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아동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규칙을 적용해야 하며, 규칙을 위반하거나 변형하려는 아동의 행동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너무 융통성 없이 같은 룰을 적용하면 규칙 위반 없이 게임이 진행될 수는 있어도 게임에서 자신의 욕구와 정서를 드러내는 데는 실패하게 됩니다.
게임 중단하기
아동들이 게임을 중단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 활동에 지속성이 짧거나 충동적 특성이 있는 경우 게임이 길어지면 싫증을 내고 흥미를 잃게 됩니다.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포기하는 아동은 우연 게임은 편하게 하지만 전략 게임은 중단 사태가 발생합니다. 또 지나치게 승부욕이 강한 경우 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 되면 패배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 게임을 중답합니다.
게임을 중단할 때 어떤 것이 원인인지 파악하여 그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충동적인 아동의 경우 짧고 단순하여 승부가 쉽게 나는 게임을 하면서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감이 부족한 아동의 경우 낮은 단계의 게임부터 경험하며 난이도를 높여가며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키워주도록 합니다. 승부욕이 넘치는 아동은 패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단련하는 과정을 계획해야 합니다.
승부
보드게임은 승부를 전제로 진행되며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에서 승리한 아동은 환희를 패배한 아동은 좌절에 휩싸이게 되죠~ 아동이 항상 이기는 상황만 경험할 순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낮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아동의 경우 이기는 경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큽니다. 그럴 때는 아동의 욕구를 충분히 수용하고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는 게임 즉 아동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와 반대로 승패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고 싶은 아동,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아동은 어려운 게임을 골라 성취감과 환희를 경험하고자 합니다.
저도 이런 아이들과 게임을 할 때는 정정당당하고 진지하게 게임에 임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져도 실망하거나 패배감을 맛보기보단 도전 자체를 즐기는 친구들인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