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이 없어도, 사본이 원본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사본의 기록들이 오류가 없는 진리의 말씀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실제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이 그 자체에서 적지 않은 불일치나 과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오류로 보이는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문제들, 즉 기록된 내용들이 서로 불일치하거나 과학적 혹은 역사적 지식과 상충된 부분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이 결국에는 중요한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우리는 성경이 과학이나 의학 교과서 혹은 역사 교과서가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일차적으로 우리의 구원을 위한 언어다. 성경은 역사나 과학의 객관적인 지식보다는 하나님의 뜻이나 영적 의미를 강조하는 데 근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오류 문제를 과학이나 역사적 잣대로 잴 수 없고, 서로 간의 불일치 문제로 가늠할 수 없다. 성경이 쓰인 목적은 그런 객관적인 지식의 정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믿고 생명을 얻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요 20:31). 이 말은 성경의 권위가 그리스도의 권위에 종속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성경의 목적은 그것을 전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1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