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 기성동 주민이 멧돼지 등 야생동물과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에 따르면 인근 야산에서 서식하는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농가로 내려와 고구마 등 농작물을 망치는 것은 물론 민가에 침입, 부녀자와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오동과 봉곡동, 원정동 등 주로 산간 지역에서 출몰하는 야생동물은 3년 전부터 개체 수가 급증, 고구마·콩·고추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멧돼지가 민가의 부엌까지 침입, 음식과 개사료 등을 먹고 간 사례들이 발생해 부녀자들과 아이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여기에 까칟산비둘기 등 야생조수까지 합세, 과수농사를 망치는 등 기성동 지역은 동물들의 '파티장'이 되고 있다.
주민은 방수망·방조망 등을 설치하는 한편 '유해조수 구조단' 등을 조직, 이에 대해 대처하고 있으나 농번기 인력 한계 등으로 동물들의 '습격'을 바라볼 뿐이다.
오동 주민 안복례(60)씨는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주로 새벽 시간대에 민가 근처에 내려와 콩이나 고구마 등을 먹어 치워 농사를 망치고 있다"며 "동물들이 싫어하는 냄새를 내뿜는 가루약 등을 살포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야생조수의 피해에 따른 대책이나 규정, 방침 등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경찰서·수렵협회 등 관계기관과 협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그칠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