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이칸 교우회에서 '우치무라 간조 시집'을 펴냈습니다. 우치무라 선생의 자작시와 평소 애송하던 다른 사람의 시를 번역한 시를 포함하였습니다. 아주 작은 사이즈(13*15cm)의 책입니다. 2023년 일본방문 때 유인물로 받아와서 2024년 상반기에 무교회 카톡방에 번역하여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책으로 펴내면서 이마이칸 교우회 이사장이신 가노 다카요(加納 孝代) 씨가 쓴 머리말을 소개합니다.
시작하며(우리를 당신의 마음에 두어 인을 치소서)
우치무라 간조 선생(1861~1930)은 그리스도교의 프로테스탄트 중, 일본에서 '무교회'라 불리는 그룹의 신자였습니다. 그는 메이지시대 후기부터 다이쇼(大正), 쇼와(昭和) 전기에 걸쳐 활동하였고, 그 기간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마이칸 교우회에서는 우치무라 간조와 관련있는 분들의 다면적이고 광범위한 활동을 조사 연구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면서 그 성과를 공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후세에의 최대 유물', '우치무라 간조의 이야기'를 간행했고, 본서는 그 연장선입니다.
구약성서의 '아가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너는 나를 인(印)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같이 팔에 두라(아가서 8:6)."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의 곁에 항상 있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나의 무엇을 증표로 당신에게 직접 남기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신앙 측면에서 말하면, 사람이 하나님을 향하여 어떤 바람이 있을 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무교회의 성서강습회에서는 성구 암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을 맺은 인(印)이 성서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그렇게 배워, 성서를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기까지 반복하여 공부했습니다. 성서 뿐만아니라 찬송가도, 그리고 다른 책을 읽을 때 만나는 단문도 외우려 노력했습니다. 그중에는 산문도 있었는데, 거의가 시적인 문장이나 말씀이었지요.
그것이 몇 십년 전 일이라 지금은 몇 개 안 남았지만, 그래도 나도 모르게 떠올리게 됩니다. 세울이 지나면서 그 말씀의 의미가 처음보다 훨씬 넓은 시야로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시적인 언어는 많은 사연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시는 한자로 말하면 수( 粹 , 髓) 즉 엑기스나 에센스라 할만큼 넘치도록 풍요로운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폭발하는 요즘, 그 바다에 떠밀려 자신을 잃은 것 같은 불안에 잠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다(눅 10:42)'와 같이 꼭 해야할 일이 실제로는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생각이 하나님을 향하여 진지하고 성실하다면, 그리고 그것이 순도 높은 언어로 표현된다면, 우리에게 '결국 알게 된 세계'를 보여주지 않을까요?
본서가 참으로 가치있는 것을 구하는 우리에게 지침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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