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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를 다시 식탁에 올리자
뒤뚱뒤뚱 걸으며 꽥꽥 소리를 지르는 오리는 옛부터 동물 중에서 가장 미련한 놈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오리는 결코 멍청하지 않다. 새끼가 위험에 처해지면 어미오리는 적을 유인하여 새끼들을 도망가게 하는 지혜가 있다.
예전에는 오리나 닭을 놓아서 키웠다. 농부들은 곡물 찌거기나, 남은 음식을 줄뿐이었다.
그래서 오리들은 마당이나 거름더미에서 모이를 쪼아먹기도 하고, 빗물에 떠내려온 달팽이를 서로 먹으려고 다투었다.
중국에서는 4천년 전부터 야생오리를 키워왔다. 오리는 한자로 압(鴨)으로 표기하는데 조류 가운데 으뜸인 갑(甲)이라는 뜻이다. 오리는 서로 떨어지지 않고 열을 지어다니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부부사이의 정절을 뜻하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그 맛을 더욱 즐겼다.
요리의 종주국이라는 중국인들이 오리를 요리하는 과정은 제례의식에 가까울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북경식 오리구이’는 중국의 실력자였던 등소평이 즐겨 먹던 중국 최고의 전통요리이다. 이 요리는 프랑스 ‘사또브리앙 스테이크’, 일본 ‘혼마구로 사시미’와 함께 세계의 3대 요리로 꼽힌다.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도 오리고기를 즐겨 먹고, 프랑스를 비롯한 구미 각국에서 오리고기는 고급 요리로 치고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리요리를 즐겨하지 않았다. 이유는 특유의 냄새 때문으로 오리는 요리보다는 약용으로 먹었다.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했다.
한약재와 음식의 합리적인 배합으로 만든 약선요리는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음식이 된다.
약선요리의 좋은 식재료로 꼽히는 오리는 한방 의학과 민간요법에 널리 활용되어왔다. 중풍, 고혈압 등 여러 가지 병증의 치료와 예방에 약효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오리는 고기 외에도, 피나 간, 알 등 모두 약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간이나 담은 ‘ 보간제’ ‘보혈제’로 효과가 좋다.
육류는 대부분 산성 식품이지만 오리고기는 알카리성 식품이다. 술과 담배를 많이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오리는 이상적인 식품이다. 오리의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또 단백질과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드라마‘ 대장금’에는 왕의 건강식으로 유황요리가 나온다. 옛 사람들은 독성이 강한 약초나 수은, 유황 등의 독을 다스려 지혜롭게 명약으로 써 왔다.
어떤 생물이든지 먹으면 즉사하는 유황을 오리만이 해독시킬 수 있다. 강한 해독작용이 유황오리가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이다.
그 뿐아니라 유황을 먹은 오리는 보통 오리보다 힘이 세고, 정력이 왕성하여 수없이 교미를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오리탕을 자주 끓인다. 오리를 끓는 물에 데쳐내어 냄새나 기름기를 제거하고, 고추, 마늘, 생강, 들깨를 갈고 된장을 풀어 끓인다. 먹기 직전에 미나리나 부추를 넣으면 잡냄새가 없어 입맛을 돋군다.
조류독감 파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축산농가의 피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절박하고 심각하다. 우리의 고향과 이웃의 피해를 더 이상 방관하고만 있을 수 없다. 죽은 땅에서도 생명이 움트는 봄이다. 축산농가에도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마음을 열자.
오리나 닭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식탁의 규제식품에서 이제 해금하자.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오리탕, 오리구이, 오리백숙도 좋고, 삼계탕, 닭볶음도 식탁을 풍성하게 할 것이다.
내 몸과 가족을 위해 건강식품 오리, 담백한 닭고기로 몸의 활기를 찾아보자. “돈과 명예는 일부이나 건강은 전부’라면 이웃을 배려하는 인정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