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첫째가 태어나면 누구나 아들이기를 바랍니다. </P>
<P>저도 아들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P>
<P>막상 세상에 나온 걸 보니 딸이었습니다.</P>
<P>내 아이라는 기쁨과 행복도 있지만,</P>
<P>"어? 아들이 아니네??"라는 실망도 있었습니다.</P>
<P> </P>
<P>그래서 하늘을 보고 별을 땄는데 아들을 낳았습니다.</P>
<P> </P>
<P>딸을 낳았을 때도 아내에게 머리카락을 뜯긴 일이 있었는데</P>
<P>그게 겁이나서 둘째애를 낳을 때는 조심해서 낳자는 생각에</P>
<P>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었고 그때 수중분만이란게 소개되었습니다.</P>
<P> </P>
<P>수중분만의 요지는 이랬습니다.</P>
<P>아기는 10개월동안 엄마뱃속에서 양수를 먹고 자라는데</P>
<P>동시에 물에서 생활하므로 세상에 태어날 때도 물에서 태어나면</P>
<P>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고 정신적 안정을 느끼는 것이라</P>
<P>서구유럽에서는 오랜동안 수중분만이 이어져 왔답니다.</P>
<P> </P>
<P>어떤 연극배우가 수중분만으로 아기를 낳았다길래</P>
<P>겁을 주는 병원에 안가고 이번에도 조산원에서 낳자고</P>
<P>아내와 합의를 보았고 이왕이면 수중분만하자고 했습니다.</P>
<P> </P>
<P>첫애를 낳은 조산원에서는 이미 수중분만을 하는 중이었고</P>
<P>수중분만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게시판에 붙인 것도 있고</P>
<P>그냥 침대에서 낳는 것보다는 낳으리라 생각했습니다.</P>
<P> </P>
<P>그날, </P>
<P>둘째애를 낳던날, 아내는 느닷없이 핏자가 먹고싶다 합니다.</P>
<P>근처 핏자가게에 들러 핏자를 먹고 집으로 가는 차에 </P>
<P>아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답니다.</P>
<P> </P>
<P>"거봐~ 그러길래 천천히 먹으랬잖아. 당신은 뭐든지 먹으면 잘체해~"</P>
<P>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P>
<P> </P>
<P>그랬더니 아기가 나올거 같다는 겁니다.</P>
<P>속으로 '이자식이 피자먹으려고 빨리 나오는 건가?"</P>
<P>하면서 차를 몰고 조산원으로 갔습니다.</P>
<P> </P>
<P>이때 비디오로 찍었어야할 쌩쑈를 벌이게 되었습니다.</P>
<P> </P>
<P>아내에게 진통이 오면서 둘째가 나올 기미를 보이자</P>
<P>둘다 욕조로 들어갔습니다. 미지근하데요~</P>
<P>엄마뱃 속의 양수의 온도와 같다나요?</P>
<P> </P>
<P>그런가부다~ 그랬습니다.</P>
<P> </P>
<P>일단은 제가 욕조 한쪽 벽에 몸을 기대고 아내를 뒤에서 끌어안았습니다.</P>
<P>두다리를 벌리고 두팔로 아내를 안았는데 누가보면 아들이 엄마를 뒤에서</P>
<P>안은 형상이라 할 지도 모릅니다.</P>
<P> </P>
<P>아내가 출산을 하려면 제가 뒤에서 두팔로 아내의 몸을 꽉! 움켜쥐어야 하는데</P>
<P>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두팔로 아내를 안기에는 조금 짧았습니다.</P>
<P>이빨없으면 잇몸으로 견디는 판국으로 죽기살기로 아내를 안았습니다.</P>
<P> </P>
<P>유도에서 아랫사람을 위에서 두팔과 두다리를 벌려</P>
<P>꼼짝도 못하게 옭아매는 윗누르기 폼으로 아내의 허리를 안고</P>
<P>다리를 찢어지라 벌렸습니다.</P>
<P> </P>
<P>아이가 나오면서 머리부분이 보이는데 아내는 몹시 아프며 힘들어 합니다.</P>
<P>저도 아내가 힘을 쓰도록 뒤에서 허리를 꼭 안아주는데</P>
<P>욕조의 열로 땀이 나는게 아니라 힘을 쓰느라 힘들어서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P>
<P> </P>
<P>바로 그때였습니다.</P>
<P> </P>
<P>"아이구 아퍼! 허벅질 잡아틀면 어떡해!"</P>
<P>제가 소릴 질렀습니다.</P>
<P> </P>
<P>아이가 나오는데 몹시 힘이들고 고통스럽고</P>
<P>손으로 어딘가를 잡아야 하는데 미끄러운 욕조는 잡히지를 않고</P>
<P>그래서 아내가 두손으로 내 허벅지를 움켜쥔 겁니다.</P>
<P> </P>
<P>아내의 손이 보통 커야말이죠. ㅠㅠ</P>
<P>양쪽 허벅지가 뜯겨나가는 줄 알았습니다.</P>
<P> </P>
<P>내가 소릴지르자 아내가 허벅지움켜쥐던 손을 놓습니다.</P>
<P> </P>
<P>휴~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P>
<P>그래도 아이는 여전히 안나옵니다. 머리만 내밀고...</P>
<P> </P>
<P>그때 옆에 놓아둔 핸드폰이 울렸습니다.</P>
<P>'남 바빠죽겠는데 어떤 인간이 핸드폰 질이여!'하며</P>
<P>받았습니다.</P>
<P> </P>
<P>"여보세요? 거시기 시골버스 핸드폰 맞아요?"</P>
<P> </P>
<P>"그런데요? 누구신데요? 헉헉!(무척 힘들어서 숨소리가 거칠었음.)"</P>
<P> </P>
<P>"여긴 파출손데요, 방금 신고가 들어왔어요."</P>
<P> </P>
<P>"신고요? 왜요? 헉헉헉!"</P>
<P> </P>
<P>"어떤 사람이 골목길을 차를 몰고 나가려고 하는데</P>
<P>시골뻐스님 차가 골목을 가로막아 못나간데요."</P>
<P> </P>
<P>"그런데, 제가 아기를 낳고 있거든요? 헉헉!!!"</P>
<P> </P>
<P>"그러니까 빨리 차를 뺀다음에 애를 낳으면 되잖아요."</P>
<P> </P>
<P>"그게 아니라, 아내가 지금 조산원에서 애를 낳고 있다구요!! 헉헉헉!!!"</P>
<P> </P>
<P>"그러니까 빨리 나와서 차를 뺀다음에 아내가 애를 낳게 하면 되잖아요!!</P>
<P>말귀를 못알아 듣네!"</P>
<P> </P>
<P>"그게 아니라 제가 지금 아내랑 욕조안에서 옷을 홀라당 벗고 수중분만하는 중인데</P>
<P>그래서 지금 나갈 수 없어요! 헉헉헉!!!"</P>
<P> </P>
<P>"수중분만? 그게 뭔데요?"</P>
<P> </P>
<P>"욕조에서 부부가 앉아서 남편이 뒤에서 아내몸을 잡고 아기낳는 새론 출산방법요! 헉헉!"</P>
<P> </P>
<P>"아~ 그래요? 실례했습니다. 아기낳고서 차를 빼세요."</P>
<P> </P>
<P>그렇게 파출소전화를 끊었습니다.</P>
<P>그런데도 아들놈은 뭔짓을 하는지 아직도 안나오고 엄마뱃속에서 개기는 겁니다.</P>
<P> </P>
<P>그대 또 한통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계속 이어집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서...)</P><!-- end clix_content --><!-- end clix_cont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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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뒷북일수 있는데 궁금한게 있습니다. 시골버스님 글쓰는 분이세요? 혹시 책 같은거 내셨으면 제목이라도...읽을때마다 느끼지만 참 재밌게 쓰시네여. 2부 빨리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ㅋㅋ..볼때마다..너무...귀여우세요~~ 캬캬...
넘 재미있는데 분만중그 고통 세삼스레 느꺼지네요!!!! 험 청 아파라~~~~~~~~~~
ㅎㅎㅎㅎ 재밋어요 애낳는데 진짜 전화받아서 설명할수 있는지 궁굼하네요!!
시골버스님 글은 언제 봐도 재밌고 유쾌합니다. 아직 한창 신혼인 새색시인데도... 분만의 고통이 가히 상상이 됩니다. 2편 기대할께요 빨리~~ 올려주세요 지발...
정말 재미있습니다..님 글 보고, 잠시 적응안되는 상해 잊고 , 혼자서 한바탕 웃습니다..(그런데 전 왜이렇게 중국이 적응 안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