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점심 시간이 되었다.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자 마음을 먹는 내가
왜 과감하게 부시처럼 밀어붙이지를 못하는 지 내가 밉다.
비만에 대한 인권 탄압과 육체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위장과 타협을 하고만 있는 것이 아무래도 멋진 몸매와는
너무나 멀고도 먼 할미꽃당신이다.
큰손가든 한방오리전문점이다.
충북 진천읍 벽암리 157번지 043 534 0082
음식을 앞에 놓고 기도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아무리 요리사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어도 감사하다는 이야기는
하늘에 기도하는 기독교계통 사람인가?
난 젓가락을 잡으면서 기도한다.
오늘도 이처럼 비만의 유혹에 빠지게 말게 하소서.
공기의 반절만 먹고 젓가락이 상위에서 10번이상 춤추지 않도록 하소서.
커다란 통속에 시집 못간 오리 아가씨가 꾀 할딱벗고
한약과 더불어 온천을 즐기는 듯 모습으로 앉아 있다.
한입 먹어보니 한약 냄새가 니면서 오리가 담백한 맛이 있다.
고기를 부지런히 이야기도 하지 않으면서 배부르게 먹고 나니
국물에 누룽지 같은 밥을 넣어 죽을 만든다.
아마 밥을 얇게 펴서 기름에 튀겨 놓은 것 같은 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 죽이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란다.
고소함과 진한 국물맛이 어우러져 벌써 몇 번을 접시에 담아 먹고 나니
배가 땡땡해지는 포만감을 느끼면서 후회를 한다.
에라이 인간아!!!적당하게 먹지. 또 이렇게 배가 터지도록 먹는가?
하지만 어떠랴 맛이 죽여주는데 죽을라고 먹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