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맺어준 사랑의 언약 되새겨... 교황축복장과 가정복음화사도 파견장도 수여
"남은 생애 동안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켜나갈 것을 다시 한번 하느님 앞에서 서약합니다."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주임 차원석 신부) 부부 216쌍 432명은 5일 화곡본동성당 대성전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혼인 갱신 축하미사'를 봉헌하고, 하느님께서 맺어준 사랑의 언약을 다시 세웠다.
혼인한 지 10년이 지난 본당 신자 부부들이 참여한 이날 혼인갱신식은 '가정 성화'와 '구역공동체 활성화'를 올 한해 역점 사목목표로 정한 화곡본동본당의 사목활동을 종합 결산하는 뜻이 담겨 있는 행사로, 모든 가정이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로 성장되도록 가정성화의 기본인 부부 사랑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김 추기경은 부부 216쌍에게 50분간에 걸쳐 일일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축복장'과 함께 가정복음화 사도 파견장을 수여하고 축복했다.
김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하루 30만쌍이 결혼하고 절반 가까운 14만5000쌍이 이혼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옛날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슬픈 일"이라고 지적하고 "문제의 근본은 가정에 있는 만큼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오늘 혼인서약을 갱신하는 부부들에게 당신의 은총을 가득 부어주시기를 바란다"면서, 늘 이웃에게 좋은 표양이 되는 가정성화 사도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본당측은 이에 앞서 지난 9월 4주간에 걸쳐 주일마다 '부모와 자녀관계' '가족관계' '부부관계와 가족 영성' '종합교리' 등에 관한 특강을 마련한 데 이어 이날 혼인갱신식과 함께 가족간 대화 체험 나누기 피정을 실시, 혼인갱신의 의미를 부부들에게 주지시켰다.
결혼 32주년을 맞는 노수길(요셉, 61)·김경순(마리아, 55)씨 부부는 "전생애를 통해 가장 잊지 못할 감격적인 일은 우리 부부가 동시에 세례를 받은 사실이었는데 이번에 혼인갱신식에까지 초대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혼인갱신식을 통해 평소 잊고 지냈지만 여러 면에서 자신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결혼 23주년을 맞는 박용식(스테파노,50)·김인예(베로니카,47)씨 부부도 "살면서 행복한 날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았지만 힘든 중에 그래도 위로가 된 것은 주님이었다"면서 "오늘 혼인갱신식이 25주년 은혼식, 50주년 금혼식보다 더 좋은 날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