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고누(고니)
고누는 오락의 하나로서, 땅바닥이나 종이 등에 여러 가지 고누의 모형을 그려 놓고 돌·나뭇가지·풀잎 등을 말로 삼아, 두 편으로 나누어 벌여 놓고 일정한 규정에 따라 상대편의 말을 따내거나 또는 상대방의 집으로 먼저 들어가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고누는 예부터 내려오는 민속의 하나로서 그 종류또한 다양한데 친구들끼리 만나면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지혜놀이」이기도 하다.
가) 곤질 고누
이 곤질 고누는 여느 고누보다 다른 점이 있다.
처음부터 필요한 몇 개의 말을 두어놓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나씩 놓아 가면서 두어 가는 것인데, 이 때 3개의 말이 먼저 일렬로 늘어서게 되면 상대편의 말을 하나씩 잡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을 놓을 때는 상대방의 말이 3개가 늘어서지 못하도록 이를 방해해야 하기 때문에 지혜를 짜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빈 밭이 없도록 말이 모두 놓여지게 되면, 다음부터는 이미 따낸 말 자리로 옮겨가면서 3개가 1열이 되도록 하는데, 이럴 때마다 상대방의 말을 하나씩 잡아내어 결국 2개가 남으면 이기는 것이다. 말 두 개로서는 상대방과 겨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고누가 한 판이 끝나려면 약 20여분 이상이 걸리므로 시간 보내는 데는 매우 좋은 놀이라 하겠다.
나) 물래고누
이 물래고누는 다음에 설명할 육밭고누와 비슷한 것인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모퉁이에 겹으로 반월형을 그린 것이 특이한 것이다. 또한 말을 두는 법과 말수도 육밭고누와 같으나, 다만 상대방의 말을 잡을 때에는 반월형의 둘레를 돌아서 직진할 때 상대방의 말이 걸리면 이를 잡는 것인데, 이 때는 한밭씩 가는 것이 아니고 몇 밭을 가도 무방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상대편의 말이 잡히면 이기는 것이다.
다) 샘고누(우물고누)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이 샘고누는 그 모형이 매우 간단하게 되어 있음으로, 누구든지 쉽게 익히어 둘 수 있는 고누 중에서 가장 초보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 고누는 두 사람이 두는 것인데, 말은 상대편이 각각 2개씩 가지고 두게 되어 잇다. 그리고 빈 밭은 한군데밖에 없어서, 나가는 길이 막히어 상대방에게 갇히게 되면 지게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누를 둘 때에는 깊이 생각하면서 침착하게 두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고 괜히 서둘러서 덤벙이면 실패하는 수가 많다.
라) 6밭고누
이 6밭고누는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세로와 가로로 각각 6개의 줄을 그은 다음, 상대가 서로 6개의 말을 가지고 노는 놀이인데, 이 때 한 밭씩 움직여서 상대방의 말을 가운데에 가두어 놓고 잡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고두는 밭 수가 많으므로 상대방을 가두고 잡기가 매우 힘든 것이다. 그러므로 작전 계획을 잘 세우고 슬기롭게 움직여야 승리할 수 있다. 결국 말이 상대방에게 잡혀 적게 남은 편이 지는 것이다. 이 고누는 서로 상의하여 4밭 8밭 등등 여러 밭으로 만들어 둘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호박고누
이 호박고누도 앞에서 말한 샘고누와 같이 그 구성이 매우 간단하게 되어 있는데, 달리 사발고누라고도 한다. 말은 쌍방이 각각 3개씩 가지고 두는데, 하나씩 자리를 옮겨가면서 전진하여 상대방의 말이 있었던 곳으로 3개가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하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이때 상대방의 말이 자기 위치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해하면서 전진하기 때문에 쉽게 승부가 나지 않으니 이럴 때는 슬기롭게 두어야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