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초고속인터넷시대 눈앞
데이터 처리량 기존의 12배 와이파이 찾아다닐 필요 없어… 스마트폰으로 건강검진 가능
스마트폰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통신망이 따라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3.5세대 이동통신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초고속하향데이터전송)는 주로 통화에 치중한 기술이어서 데이터 전송에 한계가 있다. 무선인터넷인 와이파이(무선인터넷서비스) 서비스지역이 아니면 스마트폰의 기능을 만끽하기가 쉽지 않다.요즘 세계 통신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하나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재택건강진단이 가능한 원격 헬스케어 등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LTE(Long Term Evolution)'가 바로 그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처음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능에 치중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CDMA(미국식 디지털 통신 서비스)·GSM(유럽식 디지털 통신 서비스)을 거쳐 데이터를 주고받는 WCDMA로 발전했다. 여기에 2006년에는 CDMA에 기반한 영상 통화 기능이 보편화된 HSDPA가 선보였다.
목소리에 영상과 인터넷 정보까지 주고받으면서 이동통신 서비스의 데이터 처리량도 늘었다. 하지만 CDMA로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CDMA를 서울~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에 비유하면 고속도로 하나에 음성통화라는 자가용, 영상통화라는 버스, 인터넷 데이터라는 화물차 등이 뒤섞여 다닌 것이다. 무선통신의 데이터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고속도로 차량의 속도를 높이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올렸지만 일정 이상의 인터넷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를 창안해 인터넷 데이터의 처리량을 늘리겠다고 등장한 기술이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직교주파수분할)이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성영철 교수는 "이동 통신에서 데이터만 처리하는 전용 구간이 있다면 데이터 처리 능력이 지금의 유선 초고속인터넷만큼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선 통신이라는 고속도로에 인터넷 데이터 전용 차선제를 실시하면 데이터 처리량이 4배 빨라진다는 것.
-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이 LTE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다. LTE 단말기가 아직 시판되지 않아 안테나(하얀 금속선) 등을 별도로 제작해 LTE를 연구하고 있다. /ETRI 제공
휴대폰 본체가 성(城)이라면 안테나는 관문(關門)에 해당한다. 관문이 늘어나면 한 번에 성에 들어올 수 있는 물동량이 많아진다. MIMO는 휴대폰에 둘 이상의 안테나를 설치해 데이터 처리량을 2~4배 늘린다. LTE는 MIMO와 데이터 전용차선제인 OFDM을 결합해 기존 HSDPA보다 12배 정도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LTE로 변신하는 세상
LTE가 도입되면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와이파이 서비스 지역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LTE의 데이터 처리량이 많기 때문에 통화가 되는 어디서나 수십초면 1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업자 입장에서도 통화용 망(網)과 와이파이용 망을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없어진다. LTE가 상용화되면 모든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터 역시 LTE가 되면 별도의 단말기 없이 휴대폰으로도 충분하다.
LTE는 의료혁명 서비스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LG에릭슨 안현철 과장은 "혈압, 맥박, 당뇨 수치 등을 집에서 간단한 장비로 측정하고 LTE 단말기로 병원에 알려 주면 의사가 조치를 하는 헬스케어 시스템도 적은 비용으로 실현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