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교회 성장, 교육 선교가 대안이다③
성경이 보드게임을 만나면 '창의력 쑥쑥'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선수’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보드게임 삼매경에 푹 빠진 학생들의 눈빛이다. 상대의 수를 읽고 전략을 세우는 동안 학습능력은 쑥쑥 높아지고 스트레스는 날아간다.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내 유년소년학교인 앤프랜즈의 ‘성경탐험 보드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풍경이다.
# 보드게임으로 성경적 창의사고력 키운다
지난 8월,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은혜교육관 3층 예배실에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바로 성경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는 성경 보드게임 시간. 여유시간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학생들에게 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보드게임을 통해 자연스레 성경을 접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것이다.
이곳뿐이 아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교회(최낙규 목사) 내 꿈비교육선교센터에서는 ‘들썩들썩 두뇌계발 보드게임’시간을 열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보드게임을 이용해 공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의 동아리 활동이나 창의력 체험활동 수업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드게임은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성경적 지식 습득, 수연산 능력, 문제 해결력, 학습 능력 강화는 물론 스트레스도 해소해준다. 또한 끊임없는 선수들 간의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해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한강교회는 문을 열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할리갈리(순발력), 루미큐브(조합, 논리적 사고), 모노폴리(경제, 경제용어) 등 약 20여 종의 교육적 보드게임이 마련돼 있어 학생 누구나 게임을 빌려 이용할 수 있다.
# 재미있는 성경 알리는 다리 역할
교회들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성경공부를 할 뿐 아니라 성경에 관심을 가질지 연구하고 있다. 앤프랜즈의 ‘성경탐험 보드게임’의 경우는 출애굽기 12장부터 여호수아 24장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보드게임의 각 칸에는 성경 속의 인물, 사건, 지명 등이 적혀있다. 보드게임 도구로는 성경탐험카드 48장과 키(key)카드 24장, 주사위, 아이템카드, 게임말이 있다. 성경탐험 카드 뒷면에는 인물, 사건, 지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성경을 익힐 수 있다. 보드게임 판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부터 가나안땅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도형식의 그림으로 담았다.
보드게임이 실제 성경 학습 영역에 주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명성교회 앤프랜즈 허신국 전도사는 “보통 주입식 교육으로 이뤄지는 성경학습은 수동적이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통해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참여해 딱딱한 배움보다 놀고 즐기면서 재미나게 배울 수 있게 된다”며 “자기주도학습이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 교육의 관점에서도 카드, 은행놀이, 주사위를 던지며 참여적 학습이 이뤄져 협동심은 물론 능동적 학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강교회 박희정 교사는 “보드게임이 직접적인 교과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창의사고력 향상과 성경을 쉽고 재미있게 알아 갈 수 있다”고 소개했다.
#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
학생들에게 새로운 놀이 문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보드게임의 의미는 크다. 성경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은 함께 보여 앉아 있어도 제각각 자기 휴대전화를 갖고 노느라 서로 교감하거나 즐기는 놀이문화를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보드게임을 통해 서로 생각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 또래문화에도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교회 내외적으로 보드게임이 쓰이게 된 지는 몇 달 채 되지 않았지만 보드게임은 어느새 아이들의 인기 놀이가 됐다. 주일에는 공과공부대신 재량껏 보드게임이 쓰이면서 남은 보드게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 보드게임에 푹 빠진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구비해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초청해 보드게임을 함께 하기도 한다.
주로 독일 등 유럽에서 많이 개발되는 보드게임은 과거에는 영문이나 독일어로 제작돼 즐기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글판이 대거 출시되고 전문적으로 차려진 보드게임 카페를 찾아야 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도 쉽게 보드게임을 구할 수 있다. 또한 앤프랜즈는 홈페이지(www.nfriends.or.kr)를 통해 ‘성경탐험 보드게임’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성경 보드게임을 보급화하고 있다. 꿈비교육선교센터는 성경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다양한 기대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공교육의 흥미를 끌 만한 이벤트도 준비해 공교육과 더불어 지역 사회에 교회가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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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력과 순발력은 물론 성경 개념까지 한 번에
창체 수업 소개 (3) 또래끼리 보드게임
우리가 보고 듣는 성경은 가장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보고.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이야기까지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의 원천이 자리잡고 있다. 수많은 인물들과 수많은 사건들. 우리는 여기서 주는 교훈과 말씀들을 응용하기에 따라 너무나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중 문화적 선교로 다양하게 쓰임받는 '보드게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강교회 김형민 전도사는 "교육 프로그램에 성경적 측면을 접목하고 각 교회의 형편에 맞게 일부 수정하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며 "성경은 프로그램에 있어 기존의 것을 답습하기 보다는 같은 내용이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무조건 좋거나 옳을 것이라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면 기존 프로그램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새로운 것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키는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에 보드게임은 각 요소에 성경 이야기를 접목하고 현대 흐름에 맞는 트렌드를 조합해 새로운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기독교연합신문 1135호 2011년 09월 20일 김목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