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피시장이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를 등에 업고 이틀째 올라 1620선을 회복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8일)는 예상밖에 급감한 10월 주택착공 및 착공허가 지표가 경기회복 지연 우려감을 자극하면서 나흘만에 하락했다.
연말 쇼핑시즌을 앞둔 가운데 유통업체인 BJ홀세일의 3분기 순이익 급감 소식이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가 0.11% 내린 것을 비롯해 나스닥 지수(-0.48%), S&P500지수(-0.05%)가 동반 약세를 기록했으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저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하락률은 제한됐다.
미 증시 하락에도 전일대비 4.97p(0.31%)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점차 상승폭을 확대, 전일대비 16.57p(1.03%) 오른 1620.54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677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 스탠스를 고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516억원, 116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경계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531계약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5770억원) 위주로 501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환율은 역외세력의 매수에 힘입어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10원 오른 1,157.1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부진했다.
일본 닛케이지수(-1.32%)는 일본 최대은행 그룹인 미쓰비시UFJ의 1조엔 규모 증자 단행 등 주요 대기업들의 대규모 증자 우려와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겹치며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밖에 가권지수(-0.09%)와 항셍지수(-0.86%)가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53%)와 싱가포르지수(0.50%)는 상승했다.
대형주 상대적 강세 지속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1.14%)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중형주(0.41%)와 소형주(0.36%)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의료정밀(3.12%)과 화학(1.91%), 보험(1.79%), 운수장비(1.76%), 전기전자(1.53%), 은행(1.28%) 등이 크게 올랐고, 섬유의복(-0.83%)과 기계(-0.78%), 통신(-0.63%) 등은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20%)가 외국인 러브콜에 힘입어 이틀째 오른 것을 비롯해 LG전자(2.94%), 하이닉스(2.67%), 삼성전기(3.10%), 삼성SDI(2.23%), LG디스플레이(0.32%), LG이노텍(5.65%) 등 주요 IT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그밖에 환율 상승과 더불어 현대차(1.50%), 현대모비스(4.76%), 기아차(2.02%), 글로비스(3.57%) 등의 자동차 관련주들이 힘을 냈고, LG화학(3.72%), KB금융(1.79%)과 신한지주(1.56%), 우리금융(0.30%), 현대중공업(0.31%), LG(2.34%) 등이 오름세를 탔다.
반면 POSCO와 한국전력이 제자리 걸음을 했고, SK텔레콤(-0.85%)과 KT(-0.36%), 신세계(-0.36%) 등은 내렸다.
이날 상장된 지케이엘(그랜드코리아레저)은 공모가1만2천원보다 높은 1만5천원에 시초가를 형성후 5.67% 오른 1만5천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239억원) 주도로 0.68% 상승, 이틀째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서울반도체(2.31%)와 셀트리온(4.32%), SK브로드밴드(0.44%), CJ오쇼핑(2.75%), 네오위즈게임즈(1.38%), 다음(1.37%) 등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메가스터디(-0.16%)와 동서(-0.78%), 태광(-0.26%), 코미팜(-1.28%) 등은 부진했다.
돌아온 외국인, 어떤 종목을 사들이나? 최근 일관성 없는 매매동향을 보여온 외국인 투자가들이 모처럼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매수주체로 우뚝섰다.
미국 달러화가치가 지속 하락하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신흥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풍부하게 유입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하방경직성 문제 등으로 한국증시 투입을 주저하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의미있는 수준의 자금을 국내증시에 투입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전자 등의 대형주들이 두달여간 조정을 거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한데다 환율 부담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외국계 자금이 일본 증시 투자비중을 줄이고 한국 비중을 늘리는 리밸런싱에 나설 것이라는 증권가의 이야기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이날 일본증시는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60일선 저항을 받고는 있지만 하락추세대를 돌파했고 외국인이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선조정을 거친 IT주들이 선봉에 서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증시가 이대로 추세전환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단연 매수주체인 외국인 선호주들의 탄력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2344억원), 금융(+862억원), 화학(+773억원), 철강금속(+565억원), 운수장비(+371억원) 업종에 매수자금을 집중했다.
거래대금이 6거래일 연속 4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증시가 제법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27일부터 시작될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효과로 美 증시도 하방경직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고 있고 60일 이동평균선 저항과 함께 1600선 안착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지수의 반등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눌림목을 활용해 미국 소비 회복의 최대 수혜주인 IT, 자동차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