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근천계(謹天戒)
신이 살피건대, 임금이 하늘을 섬기는 것은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항상 이에 대하여 게속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아니되며, 인사(人事)가 이미 닦아지면 천계(天戒)를 더욱 공경하고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근천계 장(謹天戒章)을 다음에 놓았습니다. ◆ 복선화음(福善禍淫)의 이(理)에 대한 말씀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아, 하늘은 친(親)한 이가 없고 능히 공경하는 사람만을 친하며, 백성은 일정하게 그리워하는 이가 업고, 인(仁)을 둔 이를 그리워하며, 귀신은 일정하게 흠향하는 이가 없고 능히 정성스러운 이를 흠향하나니, 임금의 자리란 어려운 것이다." 하였습니다. (상서(商書)의 태갑(太甲)) 채씨(蔡氏)는 말하기를, "경(敬)과 인(仁)과 성(誠)은 각각 그 주재되는 것으로 인하여 말한 것인데, 하늘을 경(敬)으로서 말하는 것은 하늘에는 이치가 있는 곳이라 동정(動靜)·어묵(語默)에 한 오라기라도 거만할 수 없기 때문이며, 백성을 인(仁)으로 말하는 것은 백성이야 임금이 아니면 누구도 추대할 사람이 없는지라 환과고독(鰥寡孤獨)도 다 임금이 근심할 바이기 때문이며 귀신을 성(誠)으로 말하는 것은 정성스럽지 아니하면 물(物)이 없는지라, 여기에서 정성이 선 뒤라야 신(神)이 저기에서 이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를 마땅히 다 해야 하는 것이 이와 같은데, 임금이 천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어찌 하는 일을 가볍게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나누어 말하면 셋이요, 합하여 말하면 하나의 덕(德)일 뿐이다." 하였습니다. 덕(德)이 순일하면 움직이는 곳마다 길(吉)하지 않은 곳이 없고, 덕이 두셋으로 뒤섞이면 움직이는 곳마다 흉하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다. 오직 길하고 흉한 것이 어긋나지 아니하여 사람에게 있는 것은, 오직 하늘이 재앙과 상서(祥瑞)를 내리는 것은 덕에 있기 때문이다. (상서(商書) 함유일덕(咸有一德) ○ 역시 이윤(伊尹)의 말.) 채씨(蔡氏)는 말하기를, "두 셋이란 것은 뒤섞인 것이요, 참〔僭〕은 어긋난다는 뜻이다." 하였습니다. 우(禹)는 말하기를, "도〔迪〕를 따르면〔惠〕 길하고(吉), 역(逆)을 따르면 흉할 것이니, 이는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은 것이다." 하였습니다. (우서(虞書)의 대우모(大禹謨)) 채씨는 말하기를, "혜(惠)는 순한다는 뜻이요, 적(迪)은 도(道)라는 뜻이며, 역(逆)은 도에 배반된다는 뜻이다. 도를 따르고 역(逆)을 따른다는 것은 선을 따르고 악을 따른다는 말과 같다. 위의 글은 천도가 가히 두려운지라 길흉이 선악에 응하는 것이 마치 그림자와 메아리가 형상과 소리에서 나오는 것과 같다는 것을 말한다." 하였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오직 문왕(文王)은 조심하고 공손해서 상제(上帝)를 밝게〔昭〕섬겨 많은 복을 오게 하니〔懷〕, 그 덕이 사곡되지〔回〕않아서 방국(方國)에 주인이 되었다." 하였습니다. (대아(大雅) 대명(大明)의 편(篇)) 주자는 말하기를, "조심하고 공손한 것은 공경하고 조심하는 모습이니 이른바 경(敬)이다. 문왕의 덕은 여기서 성해졌다. 소(昭)는 밝음이요, 희(懷)는 오게 함이며, 회(回)는 사곡한 것이요, 방국(方國)은 사방에서 와서 붙는 나라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착하게 하여 복을 받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성탕(成湯)이 고(誥)를 지어 이르기를, " 하왕(夏王)이 덕을 멸하고 위엄을 부리어 만방(萬方)의 백성에게 모질게 하거늘, 하늘의 도는 선한 이에게 복을 주고, 음(淫)한 이에게는 화를 주는지라, 재앙을 하(夏)나라에 내려서 그죄를 밝힌 것이다." 하였습니다. 상서(商書)의 탕고(湯誥) 채씨(蔡氏)는 말하기를, "걸(桀)은 이미 음학(淫虐)하였기 때문에, 하늘이 재앙을 내려 그 죄를 밝혔다. 살피건대, 당시에 필시 재변(災變) 있었으니, 주어(周語)에 이른바, '이천(伊川)과 낙수(洛水)가 다 마르니 하(夏)나라가 망하였다.' 하는 종류이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악한 짓을 하여 화를 받은 것을 말합니다.) ◆ 다음은 재앙을 만나 수신(修身)하는 도에 대한 말씀 ○윤후(胤候)가 말하기를, "선왕(先王)은 능히 천계(天戒)를 삼갔도다〔謹〕.신하가 능히 떳떳한 법도〔常憲〕를 세우고 백관(百官)들이 그 직무를 닦아서 보필하니 그 임금은 밝고 밝으니라." 하였습니다. (하서(夏書)윤정(胤征)) 채씨(蔡氏)는 말하기를, "삼간다는 것은 두려워하고 자기를 반성하여 어떤 재변을 없애게 하는 것이요, 떳떳한 법도라는 것은 법을 받들고 직무를 닦아서 이바지하는 것이다. 임금이 위에서 천계(天戒)를 능히 삼간다면 신하는 능히 아래에서 떳떳한 법도를 세워서 백관들이 각각 그 직무를 다하여 임금을 보좌하므로, 임금은 안으로 덕(德)을 잃지 않고 밖으로 정사를 그르침이 없어서 밝고 밝은 임금이 된다." 하였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이 노하는 것을 공경하여 네 멋대로 행패를 하지 말 것이며, 하늘의 변하는〔〕것을 공경하여 네 멋대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 높은 하늘은 지극히 밝아서 네가 가는〔王〕곳을 다 보며, 높은 하늘은 지극히 밝아서〔旦〕 네가 이리저리 노는〔遊衍〕곳을 지켜본다." 하였습니다. (대아(大雅) 판(板)의 편) 주자(朱子)가 말하기를, "유()는 변한다〔變〕는 말이요, 왕(王)은 간다는 뜻과 통하니 나가서 가는 것이 있음을 말한다. 단(旦)도 역시 밝다는 것이요, 연(衍)은 이리저리 거니는 것을 뜻한다. 하늘이 총명하여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가히 공경하지 아니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 동씨(董氏)는 말하기를, "사람이 하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곧 천지와 함께 유통하고 왕래하며 상응(相應)한다. 그러므로, 천인(天人)이 서로 상여(相與)할 때가 매우 두렵다. 국가가 도를 잃으려고 하면 하늘이 이에 먼저 재해를 내려 경고하고, 스스로 반성할 줄 모르면 또 괴이한 일을 일으켜서 경고하여 두렵게 하며, 그래도 그 변괴를 알지 못하면 손상하고 패망〔傷敗〕함이 이르른다. 이로써 천심이 어질고 임금을 사랑하여 그 난을 지식시키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크게 무도한 세상이 아니라면 하늘은 이릉 다 부지(扶持)하여 안전케 하려 하는 것이니, 일은 오직 하늘을 공경하는 데 힘쓰고 힘쓸 뿐이다." 하였습니다. ○ 광형(匡衡)은 말하기를, "하늘과 사람 사이에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이 서로 통하며, 선과 악이 서로 추급되어 일이 아래에서 일어나면 상(象)이 위에서 움직이다. 음양(陰陽)의 이(理)가 각각 거기에 감응하여 음이 변하면 정(靜)이 동(動)하고, (지진(地震)같은 것입니다.) 양이 가리워지면 밝은 것이 어두어지며, 일식(日食)과 같은 것입니다. 수재와 한재가 그 종류에 따라 일어난다." 하였습니다. 순(舜)은 말하기를," 강수(降水)(강()이라고도 씁니다.) 가 나를 경계하도다." 하였습니다. (우서(虞書) 순전(舜典)) 진씨(眞氏)는 말하기를, "살피건대, 맹자의 말에, '물이 역행하는 것을 강수(降水)라 한다.' 하였는데, 물이 역행 범람하는 재앙은 비록 요(堯)때에 일어났으나 순이 위를 이었어도 그 해(害)는 오히려 지식되지 아니하므로, 순이 스스로 이르기를,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경계하는 것이다.' 하였으니, 성스러운 황제가 밝은 왕이 하늘을 두려워하고, 자기를 반성하는 유가 이와 같다. 그 뒤에 성탕(成湯)이 한재가 극심하여 또 여섯 가지 일을 가지고 스스로 자책하여 말하기를, '정사가 법도에 맞지 못하였던가, 백성들을 모질게 부렸던가, 궁실이 높았던가. 여색(女色)을 성히 하였던가. 뇌물이 행하였던가. 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던가.' 하였는데, 대체로 성탕같은 성스러운 임금이 어찌 이런 일이 있었겠는가마는 그래도 오히려 몸을 반성하여 스스로를 질책함이 이와 같이 지극하였으니, 탕(湯)의 마음은 곧 순의 마음이었다. 그런데,한(漢)나라 무제(武帝)때에 이르러 공손홍(公孫弘)은 이에 말하기를, '요(堯)는 홍수를 만나서 우(禹)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였지, 순이 수재를 당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으며, 탕이 한재를 극심하게 당하였다는 것도 걸(桀)의 여독(餘毒)이다.' 하였다. 대개 순은 수재를 가지고 스스로를 경계하였는데 공손홍은 이것을 요에게 돌렸고, 탕은 한재를 가지고 스스로를 책하였는데 공손홍은 이것을 걸에게 돌렸다. 이렇게 간사하고 아첨하는 마음은 그 임금을 그릇되게 하여 천계(天戒)를 업신여기는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하였습니다. 주공(周公)은 말하기를, "은왕(殷王)인 중종(中宗)은 엄하고 공손하며 공경하고 두려워하여 천명을 스스로 법받았다." 하였습니다. (주서(周書) 무일(無逸)) 진씨(眞氏)는 말하기를, "능히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정성을 다하여 천명으로써 몸을 경계하는 것을 말한다." 하였습니다. ○ 사기(史記)에230) 이르기를, "태무(太戊)가 즉위하고 이척(伊陟)이 정승이 되니, 아침에 뽕나무가 나서 하루 저녁에 크기가 한 아름이 되었다. 태무가 놀래어 이척에게 물으니, 이척이 말하기를, '신이 듣건대, 요사한 것은 덕을 이기지 못한다 합니다. 임금께서 정사를 하는데 무슨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으니,부디 덕을 닦으시옵소서.' 하므로 태무가 이를 따르니, 상서롭지 못한 뽕나무가 말라 죽고 은(殷)나라의 도가 다시 일어났으며, 태무를 중종(中宗)이라고 호칭하였다." 하였습니다. 한(漢)나라가 선제(宣帝)의 조서(詔書)에 이르기를, "내가 육예(六藝)231)에 밝지 못하여 대도(大道)에 답답하며, 음양(陰陽)과 풍우(風雨)가 때로 순조롭지 못하니, 관리와 백성중에 몸을 닦아서 바르게 하고, 문학에 통하여 선왕의 술(術)에 밝은 이를 널리 천거하라." 하였습니다. (전한서(前漢書)) 진씨(眞氏)는 말하기를, "임금이 경(經)에 밝지 못하고 도를 알지 못하면, 마음을 바루고 몸을 닦지 못한다. 그리고 한 가지 마음이라도 불순한 것이 있거나, 한 가지 움직임이라도 중도(中道)를 잃는 것이 있으면 모두 족히 음양의 화(和)를 범하는 것이다. 후세의 임금들 중에는 이것을 아는 이가 거의 없는데, 선제(宣帝)는 홀로 이것을 아니, 가히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왕의 술에 밝은 이가 천거되었다는 소문은 끝내 듣지 못했다. 대개 몸을 바루고 도에 밝은 선비는 진실로 세상에 드문 것이나, 임금이 과연 성의를 가지고 이들을 구하기만 한다면, 어찌 한둘의 그럴듯한 사람이 나와 임금을 위해 쓰이지 않겠는가. 당시를 두루 상고해 볼 때 오직 왕길(王吉)만이 다소나마 만세의 계책을 세워, 임금을 삼대의 융성할 때와 같이 밝혀 보려고 하였으나, 선제가 그만 오활(汚闊)하게 보고 말았는데, 이 때 자사(子思)나 맹자(孟子)가 나왔다 하더라도 인의(仁義)에만 바르게 할 뿐이요, 공리(功利)에는 급급(汲汲)하지 않았을 것이니, 임금과는 서로 어긋나며 상통되지 않은 것이 더욱 심했을 것이다. 그러니 몸을 바루고 도에 밝은 선비는 이 취지를 잘 규찰하여 보고서, 어찌 가볍게 함부로 임금을 위해 나왔겠는가." 하였습니다. ◆ 다음은 환난을 예방하는 뜻에 대한 말씀 ○ 성왕(成王) 말하기를, "옛날 크게 꾀할 때는 다스림이 어지럽지 않을 때에 단속하고, 나라가 위태롭지 않을 때 보전하였다." 하였습니다. (주서(周書) 주관(周官)) 공자는 말하기를, "위태롭게 여기는 것은 그 위(位)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요, 망할 것으로 여기는 것은 그 보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어지러울 것으로 여기는 것은 그 다스림이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하되 위태로울 것을 잊지 아니하며, 보존하되 망하는 것을 잊지 아니하고, 다스리되 어지러운 것을 잊지 아니하기 때문에, 몸이 편안해지고 나라가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 정자는 말하기를, "성인이 경계하는 것은 반드시 성할 때인데, 사람은 대개 그 성할 때에 경계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안일하고 부유한 데 젖으면 교만하고 사치해지며, 한가하고 방자한 데 즐기면 기강이 무너지며, 화란(禍亂)을 잊어버리면 죄악이 싹트는 데 이렇게 점점 음탕하게 되어 난(亂)에 이르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시경(詩經) 에 이르기를, "하늘이 장맛비를 내리기 전에, 뽕나무 뿌리〔桑土〕(음은 두(杜)입니다.)를 캐어 가지고, 창문을 단단히 얽어매여 대비하면, 이제 너희들 백성들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겠는가." 「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戶 今女下民 或敢侮予」하였습니다. (빈풍(風) 치효()편) 주자는 말하기를, "태()는 미친다는〔及〕 뜻이요, 철(徹)은 취한다는 뜻이며, 상두(桑土)는 뽕나무 뿌리이며, 주무(綢繆)는 얽어맨다는 뜻이며 유()는 새집의 기(氣)를 통하게 하는 곳이며, 호(戶)는 그 출입하는 곳이다. 새가 되어 말하기를, '내가 하늘이 아직 장맛비를 내리기 전에 날아가서 뽕나무 뿌리를 가져다가 집의 틈을 얽어매고 견고히 하여 장마의 근심을 덜게 한다면, 백성들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겠는가.' 한 것은 깊이 왕실을 사랑하여 그 환난을 예방한다는 뜻을 비유한 것이므로,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이는 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능히 그 나라를 다스린다면, 아무도 감히 그를 업신여기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하였습니다. 신이 살피건대, 사람은 천지의 마음입니다. 임금이 능히 선정을 행하여 화(和)한 기운이 위에 감응되면, 아름다운 상서〔祥〕가 이르고, 비도(非道)를 많이 행하여 괴이한 기운이 위에 감응되면, 재앙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어째서 하늘의 마음이겠습니까. 모두 사람이 부른 것입니다. 다만 그 사이에 떳떳한〔常〕것도 있고 변하는〔變〕 것도 있는데, 선에는 상서가 이르고, 악에는 재앙이 이르는 것은 이(理)의 떳떳한 것이요, 선에도 상서를 보지 못하거나 악에도 재앙을 보지 않는 것은 이수(理數)의 변괴(變怪)입니다. 성스러운 임금이 재앙으로 인하여 자기 몸을 닦고 반성하면 재앙이 변하여 상서가 되고, 용렬하고 어두운 임금이 재앙이 오지 않는다 하여 묶은 관습에 젖어 있으면 도리어 재앙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것은 필연적인 사세입니다. 대개 하늘에는 진실로 응하지 꾸밈으로는 하지 아니하는 것인데,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덕(德)을 닦으면 위태로운 것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어지러운 것을 다스릴 수 있으며, 멸망하는 것을 보존할 수 있으니, 어찌 재앙을 가히 편안하게 할 수 없겠습니까. 그러나 오직 밖으로는 두려워하는 용태를 보이면서도 안으로는 몸을 닦고 반성하는 진실한 덕이 없기 때문에, 하늘의 노여움을 돌이킬 수 없고, 나라의 형세를 구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임금은 국가가 한가한 때를 당하여도 마땅히 미리 덕정(德政)을 닦고 깊이 환난을 막아서 길이 다스려서 영구히 편안한 계책을 삼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재변이 있어서 경계하는 것이겠습니까. 보통 사람의 마음은 걱정이 눈앞에 나타나면 능히 근신하고, 환난이 생각 밖에 있으면, 모두 경계할 줄 모릅니다. 그러므로 재변(災變)이 처음 일어날 때를 당하면 비록 평범한 임금이라도 경동(驚動)할 줄 알지마는 재변이 자주 일어나서 조석으로 <요얼(妖)>의 응하는 것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업신여겨서 두려워하지 아니하여, 요얼의 응하는 것이 혹 늦기도 하고 속하기도 하나, 속하면 화가 적고 늦으면 화가 큰 것인 줄 모릅니다. 이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환란이 이미 일어나 멸망의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비록 마음을 혁신하고 덕을 닦으려 하여도 벌써 늦어서 소용이 없습니다. 천고 이래로 실패한 자취가 서로 일치하니 가히 슬퍼할 만한 일입니다. 아, 성탕(成湯)은 자책하여서 큰 비가 천리나 내리었고, 태무(太戊)는 선을 좇아서 상서롭지 못한 뽕나무가 말라 죽었으니, 이것은 진실한 마음으로 진실한 덕을 닦은 효험(效驗)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이것을 본받으시옵소서.
< 주 > 225) 12율 가운데에 양(陽)의 소리에 속하는 여섯 가지 음이다. 곧 황종(黃鍾)·태주(太簇)·고선(姑洗)·유빈(賓)·이칙(夷則)·무역(無射) 226)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음율. 227) 수(水)·화(火)·금(金)·목(木)·토(土)·곡(穀)을 말함. 이 여섯 가지는 재용(財用)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부(府)라고 한 것이다.「六府三事 允治萬歲 永賴時乃功」《書大禹謨》 228) 옛날 다섯 개의 관직. 곧 사도(司徒)·사마(司馬)·사공(司空)·사사(司士)·사구(司寇)이다 229) 오륜의 가르침 230) 한(漢)나라의 사마천(司馬遷)이 지은 책. 위로는 황제(皇帝)로부터 아래로는 한(漢) 무제(武帝)에 이르기까지 12본기(本紀)·10표(表)·8서(書)·30세가(世家)·70열전(列傳)으로 나누어 쓴 기전체(紀傳體)의 역사서(書). 231) 』역(易) ·시(詩)·서(書)·춘추(春秋)·예(禮)·악(樂)②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 |
출처: 시너먼 원문보기 글쓴이: 시너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