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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07 03:30
면도기
▲ 파커(Parker)사의 안전면도기. /위키피디아
요즘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뿐 아니라 다른 선물들도 주고받는다고 해요. 특히 면도기 회사들도 밸런타인데이에 할인 행사를 하고 새 제품을 출시하면서 판촉 활동을 합니다. 면도기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사실 인류가 수염을 깎기 시작한 건 선사시대지만 지금 많이 쓰는 날 면도기나 전기 면도기는 19세기 이후 본격 개발됐고 전쟁을 거치면서 발달했어요.
흔히 석기시대 인물을 묘사할 땐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이 많이 등장하죠. 하지만 세계 곳곳 선사시대 유적에선 상어 이빨이나 조개껍데기로 면도를 해온 흔적이 남아있어요. 하지만 이런 도구로 깔끔하게 면도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적당히 잘라내는 용도로 사용했을 거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금속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금속을 이용해 면도칼을 만들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청동제 면도칼을 사용했어요.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면도칼과 함께 족집게를 사용했다고 해요. 면도를 하고 난 뒤 남은 털을 족집게로 뽑아낸 거죠. 이렇게 면도칼을 이용한 면도는 중세를 거쳐 18세기까지 계속됐는데 칼을 이용해 면도하다 보니 자주 베이곤 했습니다. 그래서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하는 연고도 함께 발달했죠.
이후 사람들은 다치지 않고 면도를 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어요. 1762년 프랑스 장 자크 페레는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면도기를 개발합니다. 나무 틀을 면도날에 대어놓고 최소한 칼날만 피부에 닿게 했죠. 1875년에는 독일 캄페 형제가 개량된 면도기를 만들었어요. 현대 면도기처럼 수직 손잡이가 달려 편하게 면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1880년 이 면도기는 특허를 받게 되죠.
이후 면도기 역사는 두 인물에 의해 도약합니다. 1895년 면도날을 교체할 수 있는 면도기를 개발한 킹 질레트와 1928년 전기면도기를 발명한 제이컵 시크입니다. 유명한 면도기 회사 질레트와 시크 창립자들입니다.
질레트가 만든 날 교체형 면도기는 획기적이긴 했지만 바로 대중화되진 못했어요. 여전히 사람들은 이발소에서 면도를 했거든요.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군이 병사들에게 개인용 질레트 면도 장비를 대거 공급했고 이때부터 스스로 면도하는 습관이 정착됐어요. 시크는 알래스카에서 면도를 하려다 날이 추워 날 면도기로 하기 쉽지 않자 전기면도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요. 우리 면도기 회사로는 1955년 설립된 동양경금속공업이 유명한데 지금은 도루코(DORCO)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도루코가 동양경금속의 DO, 면도기(Razor)의 R, 회사(Company)의 CO를 붙여 만든 거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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