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13일 석봉산악회 강천산 산성산 안내 산행 보고
산행회수 석봉 제1765차 산행
대상산 강천산584m 전북 순창군 팔덕면 구림면
산성산603m 전북 순창군 팔덕면 전남 담양군 용면
날짜 2011년 11월13일(일요일) 당일 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2.8km 6시간
출발 일시 장소 24일 07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0시55분 강천산 주차장 입구 도로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6시55분 강천사 위쪽 주차장
부산 도착 시각 22시10분 영광도서 뒤편 큰 도로 서면 교차로 부근
참가인원 34명
산행 코스
7:10 영광도서앞 출발--10:55 강천산 주차장 입구 도로 도착 산행시작--11:03 강천사 아래주차장--11:30 금강교 오른쪽 등산로 입구--12:15 깃대봉 삼거리--12:30 깃대봉 점심 왕자봉1.79km--13:00 식사 후 출발--13
:15 왕자봉 삼거리--13:20 왕자봉--13:40 형제봉 삼거리 형제봉 길 폐쇄--14:40 산성산 북문-14:45 강천사 삼거리--14:50 운대봉--15:00운대봉 북바위 아래 이정표 북문1.2km 동문0.6km 광덕산2.7km 구장군폭폭1.73km
--15:05 강천사 동문 갈림길--15:20 동문--15:25 강천사 동문 갈림길 강천사3.2km 운대봉0.3km 동문0.3km--15:35 연대 삼거리 강천사2.3km--1
5:55 광덕산 입구 도로 삼거리--16:10 현수교입구--16:40 금강교-16:55 강천산입구 위쪽 주차장
※B팀 강천사 등 일대 탐방
회비 30,000원
식사 점심 1끼분행동식 준비
교통편 관광버스
기타 순창 보리밥집서 저녁식사(산악회 제공)
산행 대장 정철교011-9760-8461
산행 이모저모
최근들어 연 3주 일요일에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날씨가 그런대로 맑아 산행하기에 알맞다. 하지만 도로 사정은 빡빡 했다. 오랜만에 좋은 날씨라 행락객이 붐볐다. 지난 목요일인 10일이 음력10월15일이라 오늘 시사 지내려가는 차량 행렬도 절정을 이뤘다.
관광버스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밀려 조금 더디었지만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문제는 강천사 입구였다. 버스와 승용차가 밀려 도로와 주차장은 말그대로 차산차해(車山車海). 우린 주차장 입구 도로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했다. 매표소는 표 끊은 사람, 기다리는 사람, 표 확인하기, 줄서기, 자기 회원 헤아리기, 매표소 줄입객으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계곡을 아우르는 도로 가장자리는 단풍이 그런대로 남아 있어 아직은 늦가을 풍경을 안긴다. 금강교를 건너자마자 오른편 산길로 접어든다. 처음부터 된비알 산길에 사람들이 줄을 이어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도로만이 아니다. 산길도 인산인해다.
깃대봉삼거리-깃대봉-왕자봉 마루금을 걷는다. 단풍이 요란해 가을이 절정이라고 한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단풍도 가을도 사라졌다. 산길이나 기슭은 떨어진 가랑잎이 완전히 덮었고 잎을 털어버린 나무는 앙상하게 선채 다가올 추위를 견딜 묘안을 찾느라 열중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얀 구름 두둥실 뜬 파란 하늘이 무심하고 무정하게 느껴진다.
산꾼들은 여지저기 빈터마다 차고 앉아 점심을 먹느라 야단이고 소음이 메아리를 만든다.
강천산 왕자봉에도 산꾼이 많다. 왕자봉 표석을 넣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곳에서 바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길이 있지만 형제봉으로 간다.
형제봉 아래 산길삼거리에서 형제봉 가는 길을 막아버렸다. 아래편 강천 제2호수 보수공사 때문이란다. 예전엔 이 길이 트였고 산성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놓았는데 정반대가 됐다. 산성산으로 가지 않을려면 되돌아 가야한다.
마루금 따라 아주 잘 생긴 산성(山城)이 나타난다. 일부는 복원한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산줄기에서 멋스런 산성을 만나고, 성위에서 가슴에 뻥 뚫리는 풍광을 만나는 즐거움은 아는 사람만이 안다.
동문-산성산-운대산-북바위-동문을 잇는 마루금에는 대단한 볼거리가 사방에 펼쳐져 한폭의 그림이다. 오늘은 옅은 구름이 이내처럼 끼어 명경(明鏡)처럼 볼 수 없다. 이게 아쉬움을 안기지만 무엇이든 손바닥 보듯 눈앞에 두고 보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어떨 땐 멀리 떨어져서 전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자세한 것은 감춰 두는 게 더 진한 뒷맛을 남겨 좋을 때도 있다. 완벽하게 아는 것도 좋지만 엷은 안개 낀 수묵화처럼 그렇게 미지의 여유를 남기는 것도 멋진 즐거움이다. 아쉬움은 신음을 토하게 하지만 다음에 대한 기대로 아쉬운 신음을 토하기도 한다.
가을과 겨울의 징검다리에서 자꾸만 자세를 숙이는 가을과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겨울이 저 산 숲에서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아쉬움은 미지의 동경을 부채질하는 촉매제다.
동문에서 되돌아와 강천사로 내려간다. 계곡까지 30분길은 저물어 가는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을 낱낱이 보여준다. 노란 단풍잎이 숨결 같은 바람을 맞아 하나 둘 떨어지고, 수북이 쌓인 가랑잎, 말라버린 풀, 앙상한 흑갈색 나무와 대조 이룬 진녹색 숲이 시간을 흐름을 증언하는 듯 하다.
강천산 산성산 광덕산이 빚은 빼어난 계곡을 강청천이라 하는데 이중 상류는 비룡계곡이다. 선녀계곡과 승반골 물이 합치고 용대함골에서 내려와 제2강천호수에 담겼다가 흘러온 물과 지석골, 소목골 물까지 보태줘 비룡계곡은 풍성해진다. 사람 손길이 만든 폭포도 세월을 머금은 탓에 자연에 동화돼 ‘짜가 폭포’가 아닌 명품폭포로 둔갑한다.
도로 옆에 그대로 드러난 웅덩이는 맑고 맑은 물결위로 땅위보다 멋진 풍경을 물속에다 그렸다. 연한 바람이 불어와 일으킨 잔물결로 이 풍광을 흔들어 놓다가 돌아가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되살아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비룡계곡에 걸린 구름다리는 얼마나 높던지 내려다보면 아찔한 현기증이 인다. 그래도 손을 벌려 하늘을 움켜지려는 많은 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넌다. 다리 아래 도로에선 목을 걲어 하늘에 걸린 구름다리를 쳐다보너라 정신이 없다.
역사의 전설을 한움큼 뿌린 삼인당과 신선봉을 지나자 비룡계곡은 삼인대 계곡으로 이름을 바꾼다. 황우재골, 물통골, 우작골,.금광계곡에서 쏟아진 물들이 더 활기찬 계곡을 생성시킨다.
비룡폭포, 구장군폭포, 윗용소, 아랫용소, 극락교, 금강교, 병풍바위 등 인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이 계곡. 강천산도립공원을 만드는 일등공신임은 말 할 것도 없다.
하지만 강천사가 없었다면 이 계곡은 그 빛을 잃었을 것이다. 규모도 크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수덕분한 하고 점잖한 강천사가 이 계곡을 살렸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함은 이 계곡에 있는 강천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짧아진 해가 서둘러 지는 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계곡을 메우고 있다.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사람들처럼. 주차장을 가득 메운 승용차와 관광버스는 주인을 기다리다 널브러졌다. 무척이나 짧아진 낮 탓에 벌써 앞산 그림자가 해가 꼴깍 진 것처럼 주차장을 덮었다.
금강교-깃대봉-왕자봉-형제봉삼거리-산성산-동문-연대삼거리-강천천 12.8km 안팎을 6시간동안 걸었다. 늦가을과 초겨울 냄새가 탁탁 털어도 털리지 않은 먼지처럼 온몸에 스며있다. 강천사 도립공원이 다시금 고소하게 안겨온다. 함께 산행한 이인규씨 부부와 한솔산악회(회장 한종필)회원에게도 고마움을 함께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