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 한국도로공사컵 2018 대회' 첫째날의 두 번째 경기도 되돌아봤습니다.
2017-18 여자프로배구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강호' IBK기업은행 대 초청팀 '태국 EST'의 경기입니다.
우선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먼저 소개합니다.
태국팀은 (여러 보도를 보면) 태국 국가대표 1.3~1.5진급이라는 말이 많았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미지의 팀이었고요.
우리 IBK팀은 오프시즌동안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맞았던 데다가, 김수지 선수의 국가대표 차출과 김희진 선수의 부상공백으로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는 라인업을 들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뒤에 하기로 하고요.
경기 시작합니다.
■ 오늘의 흐름 살펴보기
1세트 초반, IBK기업은행 팀은 탄탄한 수비(디그) 바탕에 유효 블로킹까지 다수 나오며 좋은 흐름을 가져왔습니다. 상대와의 접전 속에 조금씩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또 한편으로는 '서브'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IBK는 고예림 선수의 연속 서브득점으로 9대 5를 만든데 이어, 백목화 선수도 3개의 서브에이스를 더하며 21 대 10까지 점수차를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세트 후반에는 조직력이 다소 흔들리며 EST팀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결국 25 대 18로 첫 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한 IBK기업은행입니다 (서브득점 IBK 6 대 3, 범실 2 대 8).
2세트. 시작부터 0 대 5로 출발이 좋지 못했던 IBK이지만, 백목화 선수의 서브득점과 변지수 선수의 깔끔한 블로킹으로 금세 7 대 9까지 따라붙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고예림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역전(11대10)까지 일궈냈네요.
솔직히 이날 경기를 보면서 IBK팀에 있어 누구하나 시원하게 공격을 성공시키는 그림은 많지 않았다고 느껴졌습니다. 팀 공격성공률만 봐도 IBK의 32.8%(122시도 / 40 성공)는 태국EST팀의 31%(122 시도 38 성공)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고예림 선수가 2세트에도 내내 꾸역꾸역 꾸준하게 득점을 올려주며 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한 IBK입니다(25 대 21). 박세윤과 김현지(각 7득점), 변지수 선수(6득점)가 조금씩 힘을 보태줬고요. 접전 끝에 3세트도 25 대 21. IBK기업은행의 3대0 완승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경기 Full 영상을 이렇게 되돌아 보기 전, 세트스코어 3대0 이라는 경기결과와 백목화 선수를 칭찬하는 보도들을 먼저 접했을 때! 'IBK가 참 잘했겠구나.' 또는 '태국팀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강하지 않구나'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경기(1~2세트만)를 직접 보고난 후 첫 느낌은 '우리 선수들이 잘한 것도 있겠지만, 태국팀이 너무 못한 경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양팀의 범실 수는 11 대 20으로 태국팀의 실책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경기를 봐도 태국팀에서는 서브 범실도 많았고, (조직력도 조직력이지만)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IBK에 무려 10개의 서브득점을 허용하기도 했고요.
중계를 통해 들었지만, 경기 하루 전날 입국해서 훈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면 경기력이야 뻔하지 않았을까요? 점점 더 회복하고 적응력을 키워간다면 태국팀도 제 실력을 보여주겠지만, 오늘(8/5)은 아니었습니다.
IBK기업은행팀도 중간중간 공수에서 보여줬던 '삐걱거리던 조직력'은 당연한 것이었다 생각하고요. 선수단 자체에 큰 변화를 맞았던 오프시즌이었고 오늘이 실전 첫경기였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점점 더 IBK다운 모습을 회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정철 감독님도 계시고, 올시즌 다시 IBK로 돌아온 남지연 코치님도 있고... 걱정 안합니다.
선수 개개인에 대해 좀 더 평가하자면...
우선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한 고예림 선수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두 시즌 전부터 개인적으로 소위 '밀고 있는 선수인데, 오늘도 언니들이 빠진 상황에서 묵묵히 에이스 역할을 잘해줬습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좋은데, 여전히 저는 "왜 도로공사가 고예림 선수를 잃으면서까지 박정아 선수를 영입했을까?" 의문입니다. - 박정아 선수가 마음에 안 들거나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고예림 선수도 그에 견줄만큼 성장속도도 빠르고 좋은 선수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