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부 지난 겨울(2)
(1) 福壽草 (수채)
(2) 寂滅 (먹)
(3) 밀애(密愛) (먹)
(4) 그리움 (먹)
졸시 ‘너를 사랑하고도’를 소개.
바람 많은 날이나 바람 자는 날이나 마음 언제나 한자리에 머물고 있다 *너를 사랑하고도 늘 외로운 나는 밑바닥 퍼 올린 우물처럼 헛헛하지만 방울방울 돌 틈 새나오는 설렘으로 가득차곤 한다 생각 많은 저녁 늘어진 햇살 걸린 감나무 우듬지 너머 하루 저무는데 켜켜로 쌓인 그리움조차 어둠에 떠밀려 화석이 된다
*전유나의 노래
(5) 싱글즈(singles) (수채)
낮술에 최 그린 우리 집 수탉들. 대장에 밀려나 돌싱으로 떠돈다
(6) 장끼 (수채)
(7) 봄2 (먹)
(8) 대화 (먹)
앞집 할머니 네 방문. 밤에 고양이걸음으로 가서 찍었다가 그림
구십의 나이에도 주민번호와 오래된 가수의 이름을 줄줄이 꿰신다
졸시 ‘육이오 담화’의 주인공.
어마이 난리 끝나면 좋은 세상 반드시 올 겁니다그때까지 참고 기다리시라요...부연동(釜淵洞) 골짜기 밀려들어온 인민군 코밑거뭇한 솜털 자욱 선명한데 제 키만한 총대 끌고먼산 바라보다 고향 생각에 눈시울 적신다원산 푸른 바다 고향인 서방도 떠나고 내 나이 팔십에지나온 길 돌아보면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감또개뚝뚝 떨어지는 육이오 무렵 지난 시절 또렷이 떠올라오늘 비름나물 풋고추 한 광주리 이고 지고 시장거리난전에 푼돈 사러가는 고단한 말년(末年)이어도죽어 자빠지면 살아 뒤끓는 구더기만도 못한 것 아니야난 아직도 눈에 선해그때 그 어린 인민군 지금쯤 고향땅에서 부모 모시고잘 살고 있을 거야 내 살아생전 지나친 듯 한 번이라도만나면 그때 가마소[釜淵洞] 맑은 샘물 푸지게 길어다가막힌 가슴 뼛속까지 후련하게 씻어내도록 마시게해 줄 거야 암만, 그렇고말고
(9) 안경 (연필소묘)
(10) 不眠 (수채)
작년 늦가을 밤 잠 안와 마당서성이다 본 까치밥
(11) 회 먹기 전에 (수채)
(12) 가보낭창 (수채)
(13) 봄3 (연필 소묘에 채색)
졸시 ‘누이’를 소개.
되지도 않은 글줄 퍼올리다 하얗게 밤샌 아침 뒷산 참두릅 따러 나선다 슬픈 찔레가시 전설 조심조심 까치독사 다니는 하늘 높이 솟은 두릅 순 속살 풀빛이다 끝물 두릅 한 다래끼 서울 사는 누이 맛 좀 보라고 시골서 늙바탕 동산바치로 물덤벙술덤벙 막내 오라비 묵은 된장 다래 순 나물취 서껀 챙겨 보내는데 과부된 지 이십 년 넘어 제 머리 못 깎고 시난고난 살아가는 둘째 누이 초장 찍어 두릅 새순 맛보면 남은 인생도 새뜻하게 맛볼 수 있을라나
(14) 양미리 (수채)
풍기 창락리의 늘산선생 네.
동해서 헤엄쳐 온 양미리가 소백산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간다
(15) 부활절 (계란판에 수채)
(16) 청주집 (수채)
졸시 ‘청주집’
시장 통 고추전 뒷골목 먼지 먹은 판잣집도 조는 한낮 소리 소문 없이 들어서 주모, 주모 술 좀 주게 고단한 일상에 여윈 표정들 목 마르요 뼈대 없는 집안의 닭발 맵싸하게 불러내고 고갈비 등 푸른 가시 빗살 좋게 발라내면 연탄불 데인 오돌뼈 돼지고기 불콰하게 술 청한다 오고 가고 농(弄) 치고받는 거나한 술판 울면불면 좆같은 인생살이 오늘만 같아라 서러운 그대 화들짝 자지러지는 웃음 바람에 어디선가 봄 햇살 문지방 너머 기웃거리고 우당탕 꽃비 내리는 듯도 해
(17) 豊漁 (수채)
구룡포의 아침에 본 통발그물
졸시 ‘출어’ 소개
국동 얼음창고 콘베이어 타고 싱싱한 얼음 조각 한껏 배 채우면 기름 먹은 바다 위 고등어 배 갈라 소금 뿌리듯 물자락 들추며 중선배 나아간다 수제비 같다 남해 사이 점점이 등대 비춘 섬의 표정 안개 위로 지울 때까지 통통통 길 열린다 멀미 언제나 붙어다녀 육지멀미 사람멀미 배멀미 바다멀미 멀미 따라 다니는 갈매기 탐욕의 시선 죽지에 감추고 항상 등 노린다 물 속은 어군탐지기로 까 볼 수 있어 네 뱃속 시커먼 창자 맴도는 꿈 어지러워 씨팔, 골 때려 멀미가 출렁거려 일곱 물 오사 해구 문패 잠기듯 부표 대륙붕 떠돌다 투망소리에 긴장한 수초 오금 저린다 씨팔, 육지 소식은 잊어버려 똥내 나도록 그물 당기다 항구횟집 쌍과부 허벌나게 박아 조지면 그 뿐 뱃놈 신세 신접살림 웬 호사여 어느 해고 대목 터지는 날 이 바닥 떠나 내 고향 영산강 변 복사꽃 흐르는 물길 따라 소 몰고 밭갈이로 저무는 고향에서 메나리 한 판 멋드러지게 뽑을 거야 아홉 물 열 물 동지나 막창 해구 갈치 아구 고등어 갑오징어 삼치 데룩거리는 수조기 와르르륵 쏟아진다 화태도 곰보선장 벌어진 입 턱 빠진다 음력 삼월 봄 바다에 함박눈 퍼붓는데 눈물 콧물 시린 입김 마구 비벼져 출렁인다 에헤라, 한 그물에 출어 밑천 뽑아내고 두 그물 세 그물에 모작패 호주머니 풍선 마냥 부풀어간다 화장(火長) 이마에 땀 솟는다 살 튀는 병어 접시 소줏잔 알싸하게 돌아가는데 갓 잡은 고등어 뒤끓는 무 간장 속에 숨 넘어간다 찌리링 찌리링 닻을 올려라 내일은 욘 단 록 단 참조기를 덮칠거라 갑판장 얼음 삽질 신명나게 돌아가고 동지나해 푸른 갈매기 한 그물 대목 꿈에 힘줄 솟는다
[87年 4月 여수선적(麗水船籍) 제65 대창호에서]
(18) 벽(壁) (수채)
구룡포 일본인 거리에서 만난 벽
(19) 작업 (수채)
주문진항에서 그물을 사리고 있는 부부의 모습
(20) 휴식 (수채)
겨우내 잠만 자는 우리 집 농기구
첫댓글 놀랍네요 어정쩡한 화가들이 도망갈
호오, 박쉰~ 소인의 무지한 재조, 좋이 봐주시니 고마우이... 적어도 어정쩡하진 말고 담대하거나 투명하게!
오프라인 전시회 합시다 좀 팔릴 그림이 많아보인다. 나도 한 점은 사고 싶다!!!!
땅쓰~ 일 점 예약이요^^ 일천한 재조라 오프라인 전시는 한 일 년 후쯤...
사고 싶으신 그림은 카톡으로 연락하소~
진짜로 전시회도 되겠니더~~일단 제 거 골라 놓을게요...
고맙네^^ 근데 중복 되면 곤란하네~
이건, 대박임...^^
쩝!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