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일상...
보슬비 같은 장맛비,
봄비 같은 장맛비,
천둥 번개를 동반한 기습 폭우 같은 장맛비,
며칠간 지속되는 장맛비다운 장맛비,
감상하다, 바라보다, 그냥 넋놓고 보다 눅눅한 침대 위에서 꼬박꼬박 졸기...
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그동안의 집짓기로 쌓였던 피로가 어느정도 가시자 산 속 천막 안에서 뒹굴뒹굴
거리기에 좀이 쑤시기 시작한다.
'에라~ 그동안 밀린 사진이나 정리해야지!'
6월 20일, 흐림, 하지만 좀 더움
흙을 담아 놓은 푸대들을 올려 놓기 위해서 빠레트를 정리던 모임방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글자 그대로
혼비백산한다!
'우와와오아와와와오라와와와화와와호앙~~~~~~~~~~~~~ㅜ..ㅜ'
'??? 뭐야? 왜그래?'
'버..벌~~~에프킬라~! 에프킬라~~~!'
벌겋게 부어 오르기 시작한 새끼손가락에 된장을 발라주었다.
'벌에 쏘였을 때는 오줌이 직빵이라는데~'
'.............'
'원래 암모니아가 벌침을 중성화한다는데 오줌이 암모니아니까...그런가봐! ...병원 가보까?''
'...... ㅡ..ㅡ;;; 내 침으로 소독했으니 됐어! 내 침이 더 쎄!'
' 0..0;;; 아예...'
'다른데 지었으면 상관없었을 텐데... 미안하지만 우리도 이걸 써야하거든~'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이 된 후, 만들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벌집을 토치로 태웠다.
6월 24일, 흐림, 엄청난 바람
장마철에도 작업 좀 하겠다고 10mx10m 넓이의 커다란 천막을 푸대일도 멈추고 이틀이 걸려 설치했건만
3일동안 밤낮 쉬지 않고 불어대는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사방이 '북북' '주좌좌좍'...
패닉한 둘이서 한 말이라고는...
'우워워워워워~~~~~~~~~~~~'
처음엔 청테이프로 어찌어찌 마감을 하고 써보려고 했지만 도통 바람을 이길 수가 없어 결국 포기...;ㅁ;
'아놔~ 아까운 이틀...ㅜ..ㅜ 그냥 푸대나 쌓아 올릴걸!!!'
'바람 무시했다가...그럼그럼! 자연을 무시하면 안되지!'
아무튼 찢어져 버린 천막으로 요상한 결론을 교훈으로 얻은 후 장마철 전까지 무조건 푸대 쌓는 일에만 전념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현재 이 엄청난 크기의 천막은 적당히 잘라져 목재와 흙이 담긴 푸대를 덮는데 쓰고있다.
6월 28일, 흐림 하지만 역시나 더움
천막은 철거하고 예전에 쓰던 가림막만 다시 설치.
그 그늘막 아래 야외생활에 완벽 적응한 토리 도련님이 한자리 차지하고 식빵을 굽고있고...
'토리말고 날 찍어야지! 나도 카페에 올라 온 것처럼 이런거 찍고싶었단 말야!'
흙부대를 잘 쌓아나가고있던 모임방이 갑자기 앙탈이다.
'이런거 뭐?'
'공이질 하는거...'
'ㅡ..ㅡ;;;'
사실 지금까지 우리의 양파망 쌓는 방법은
1. 모임방이 트럭으로 흙을 나른다.
2. 둘이서 같이 흙을 푸대에 담는다.
3. 흙부대를 모임방이 날라준다.
4. 본인이 공이질을 하며 수평을 보아가며 푸대를 올린다...였다.
하지만 푸대의 놓이가 높아져 발을 쉽게 두 땅에 디딜수 없게 되자 흙부대를 그 높이에서 핸들링 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결국 3번까지는 같은 방식이지만, 이 후 공이질하며 쌓는 것도 모임방의 몫이 되었다.
대신 본인은 모임방이 공이질 한 후의 수평을 보아주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그나마 이동하기가 가벼운
빨간 양파망(내벽용)이 놓일 곳만 직접 쌓아나가기로 했다.
보았나? 모임방?! 3장이나 올려 주었으니 올해 소원은 성취된게로군! ㅎㅎㅎ
'비비디바비디부~'
다행이도 장마가 오기 전, 6월 말까지 창틀 올라갈 높이까지 푸대를 올리자! 라고 했던 계획대로 되었다.
이건 집을 짓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계획대로 된 일이기도 하다.
덩실덩실~ '비비디바비디부~'
하지만 둘의 몸은 10여일간의 집중 노동으로 만신창이...
RPG게임으로 보자면 피가 이미 바닥~ 보충 물약도 힐러도 읎어! ㅎㅎㅎ ;ㅁ;
7월 3일, 흐리고 후덥지근
장마를 알리기 시작하는 여름비가 오다말다 하는 사이사이에 창문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임방이 나무를 제단해 자른 후, 토치로 노릇노릇 잘 구워...아니 벌레와 알, 곰팡이들을 어느 정도 제거해주면
본인이 샌딩과 오일스테인을 발라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비비비!
7월 8일, 흐리고 습함
부엌 남쪽창틀이 올라가고...
7월 9일, 흐리고 역시 습함
부엌 동쪽창틀과
같은 동쪽 방향에 있는 안방창틀을 조립해 올렸다.
창틀 3개를 올린 후, 곧 시작 될 장맛비를 대비해 멀칭용 비닐로 온 사방을 둘러 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정말 열심히 마시고 모아온 막걸리 병에 물을 담아 비닐이 날아 가지 않도록 눌러주었다.
'이제 비닐이 골고루 잘 눌러 질 정도로 막걸리 병이 충분하네.'
'그러니까~ 이제 바람 불어도 안날라 가겠다!'
'그럼 막걸리 안사먹어도 되겠다? 그지?'
'......그건 아니지...ㅡ..ㅡ;;;'
'ㅋㅋㅋ'
'ㅋㅋㅋ'
아직 부대는 반정도 밖에 올라가지 않았고 지붕을 어찌 해야할지, 복층 바닥 나무는 또 어찌해야할지 결정 할
일이 여전히 잔뜩, 생각만으로도 막막하고 머리통이 터질 것 같지만(물론 계획을 세우는 모임방의 뇌지만...)
잘 눌려진 검은 비닐 아래 1m이상 쌓인 푸대를 보고 있자니 뿌듯뿌듯~
'아우! 비 마무...단속..아니 단...단'
'비 단도리?!'
'ㅡ..ㅡ;;; 맞다. 비 단도리...ㅎㅎㅎ 아무튼 참 잘했다.'
'ㅋㅋㅋ'
7월 14일, 장맛비비비~
장마기간에도 목재일을 하기 위해 이틀하고도 반나절동안 대대적으로 창고를 정리했다.
물론 모임방이...ㅎㅎㅎ
(언제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는 미스테리야~)
'아앗! 2mm가 짧다!!! 아아~ 이것도!!!' 오늘도 여전히 실수로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바지런히 창틀을 만들고
있는 모임방...
'오늘밤부터 지리산에 대박 비온대!!!' 라며 비 온 후로 집짓는 일은 파업중이면서 혼자 뒹굴거리기 심심할
때마다 창고를 기웃기웃거리며 포털 날씨 소식을 전하는 나...
이 장맛비가 가시고 다음달부터도 우리가 계획 한대로 일이 슬금슬금 진행되길...
비비디바비디부~
첫댓글 비비디바비디부~~!!!!
와~~~
그 사이 이만큼이나 올리셨네요~~ㅉㅉㅉ
정말 궁금했답니다~^^
집이 점점 올라가는 모습 만큼이나 두분이 점점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물고기님~도 멋지시지만 남편분 넘넘 든든하시고 멋지시지 않나요?^^
참 부러운 부부이십니다~^^**
정말 꼭 한번 초대해 주세요~^^
이곳 대구는 비가 많이 오고있습니다~
비오는 날...
많이많이 휴식하시고~충전하시고~
부디, 큰 비바람 없이 적당 하게만 장마가 지나가고 두분의 집 짓기에 큰 장애물 없길 빌겠습니다~^^
보여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남편분 넘넘 든든하시고 멋지시지 않나요<- 요 말씀에 모임방이 너무 좋아하네요~ ㅎㅎㅎ 제가 칭찬에 좀 인색한 성격이라 '잘했다'라는 말보다 못한점을 더 나무라거든요. ㅡ..ㅡ;;; 안좋은 버릇이란건 아는데 잘 고쳐지진 않네요. 그래도 나은님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ㅎㅎㅎ
이제 집의 형태가 어느 정도 나타나네요.
비도 오는데 두 분 고생이 많으십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지낼 보금자리 마련하는 것이니,
얼마나 행복하시겠어요~
건강 신경 쓰시며 진행하세욤^^
엄청난 폭염에 앤셜리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_^ 늘 보내주시는 화이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