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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미타불과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무주선원 원문보기 글쓴이: 일초
▣ 수월스님 전기 ▣
오대산 상원사 이야기
수월이 상원사에 머문다는 소문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수월을 보려고 오대산을 찾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볼품없이 생긴 나무꾼
밭일하는 일꾼, 불 지피는 못생긴 중만 만나고 갔을 뿐이다.
오대산 상원사는 세조와의 뜨거운 인연 이래
특히 왕실과 교류가 깊었다.
그래서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왕실 사람들과 궁녀들의 발길이 잦은 일종의 원찰 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수월 도인이 머물고 있다는 말에 길을 가리지 않고
상원사를 찾았다.
그러나 그들이 상원사에서 만난 사람은
금란 가사에 위엄이 발끝까지 내린 도인이 아니라,
너무나 초라한 모습의 부목이나 나무꾼이었다.
수월에게 정작 수월 도인이 계신 처소를 물어
그 처소를 찾았지만 수월 도인은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수월 도인이 계신 처소를 방문했다는
환희심에 값비싼 중국 비단을 비롯한 갖은 예물과 음식을 정성스레 올렸다.
수월은 이런 것에 어떠한 눈길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값비싼 것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그 값비싼 중국 비단을 북북 찢어 사중 대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조금도 차별 없이 골고루 나누어 주고는 별다른 공덕 없이 받은
시주로 인한 업연의 무서움에 끝없이 참회하고 가슴아파했다.
진리든 성자든 보는 그 순간에 알아보지 못하면
참으로 보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뭇짐을 지고 오는 수월에게
"수월스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들은
지금부터 아흔 해 전에 상원사로 수월을 찾아간 그때 그들이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쓰고, 또 읽고 있는 우리 자신인지도 모른다.
출처 - 물 속을 걸어가는 달 - 김진태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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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