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에 작은 영웅들 – 여자라? 아무래도 남자들은 영웅이라는 칭호가 어색하거나 그런 것 없이 잘 어울립니다. 언제나 늘 입고 다니던 외투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에겐 왠지 부자연스럽고 어색합니다. 영웅이라기보다는 공주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쉰 세대라서 그런가요?
그 시절 우리에 의복은 외출복과 집에서 입는 옷의 구별이 따로 없이 학교갈 때 입는 옷이 집에서도 입는 옷이 되고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을 집안 아무데나 던져놓고 밖으로 나와 뛰어 놀면 그게 그냥 평상복이 되었습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공부가 늦게까지 이어지는 탓에 집에 돌아오면 한가하게 뛰어놀 시간도 없었지만 아무튼 그 어렵던 보릿고개 시절의 우리들에 옷은 말 그대로 디자인이나 매무새와는 상관없이 몸에 걸치면 되는 가리개에 불과한 천조가리에 불과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겨울을 대비해 보온성 좋은 거위털 많이 넣은 것을 골라 입는다는 것은 먼 미래의 2000년대나 있을 일이니 언감생심이고 어쩌다 새 옷을 입는 다해도 보통은 형제자매가 몇 명씩 되다보니 맏이를 먼저 사주게 됩니다. 다들 경험이 있겠지만 1~2년 아니 먼 후일을 생각해서 소매는 물론 바지 단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접어야 될 만큼 M사이즈라면 XL사이즈를 입어야 하니 이게 참 창피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땐 다 그랬습니다. 그 마저도 맏이가 입다가 적어지면 아래 동생에게 물려주고 또 버리기가 아까우면 그 다음까지도 물려받았습니다. 그 시절 그저 보통사람들의 평균된 입성 차림입니다. 남루한 입성을 자랑하고자 하는 욕심은 전혀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긴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들에 작은 영웅-, 보다는 공주라고 해야 하는 그 여자 친구는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주위에 있는 또래들 보다는 좋은 옷차림으로 단연 눈에 띄었고 누가 봐도 돋보이는 모양새 하며 외모도 출중하여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내내 귀여움과 부러움을 받았고 따라서 남학생들에게는 물론 단연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여자대학의 메이퀸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제도가 있었다면 그 친구 차지가 아니었을까요? 다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초등학생 신분으로서 상대인 남학생 또는 여학생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현실적인 것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마주 보이는 드러난 외모와 차림새가 많은 영향을 좌우 하지요.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닌 몇 년을 함께 지내는 학생들의 처지에서 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말했듯이 디자인이나 패션 감각 그런 것은 전혀 상관없이 그냥 옷이라는 형식만 차리면 만족하게 입었던 우리 남자들의 의복과는 달리 여학생들은 아무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양한 디자인에 색상도 화려해서 선택하는 안목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여유 있는 집안 살림살이도 함께 포함되어서 그대로 자녀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됨은 지금보다는 더욱 더 분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덕택인지는 모릅니다. 아무튼 좀 특별한 대우와 인기를 받은 학생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돌팍재에서 커다란 과수원을 한다는 것 그 외는 없습니다. 이름이요? 뭘 잘암시롱 . . .
지금이야 달라도 많이 다르죠. 사실 옷값이나 쌀값등 의(衣),식(食)에 드는 비용은 경제적 지출비용에서 차지하는 것이 그리 부담되지 않습니다. 옷값만 해도 거의 저가 수입품으로 대체되다보니 품질은 우수하고 값은 저렴합니다. 부자나 부자가 아니거나 웬만하면 보통 이상으로 의,식을 해결합니다. 지금의 상황으로 따져본다면 별것도 아닌 것을 별나게 공주를 만들고 있다고 면박줄 여자 분들도 있을 줄 압니다. 그렇습니다. 남자들의 이런 저런 칭찬이나 또는 험담이라 해도 그렇게 불편하거나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허구를 만들지 않는 이상 뭐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더구나 먼 예전 일이기에 좀 편하기는 한데 여동창들의 얘기를 하는 것에는 아직도 그렇게 편하지가 않습니다. 심호흡 한번 하게 되고 발가락이 오므라듭니다. 혹여 상대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은 아닌가? 괜한 오해가 있을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영웅처럼 꼽고 있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여기 카페나 카톡에서 볼 수가 없고 심지어는 졸업 후 수십년 동안 한 번도 만나볼 기회도 없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 친구는 수년 전 우리 동네 친구 아들 결혼식장의 E/L안에서 잠깐 마주치고는 그만이고 나머지는 쭈~욱 지금까지 무소식이 희소식인양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세상은 쌀밥 세끼 잘 차려먹고 아래 윗목 가리지 않고 골고루 따뜻한 방에서 잠자는 것은 부자나 부자 아닌 사람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옷 반짝이는 구두를 잘 차려입는다고 부러워 할 것도 아니고 지금세상은 각자 자기 개성에 맞게 사는 것이 부러운 것입니다. “내가 예전에는 어땠는데” 이런 자랑 들어줄 사람 지금은 주위에 아무도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각별하게 그리운 고향친구들에 소식이 궁금하기는 할 텐데요. 초등학교 마지막겨울에 그 공주친구가 특별한 선물을 한 또 다른 우리들에 영웅의 소식도 함께 말입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쩝니까.
그런데 나이가 들어보니 남. 여 사이에 사랑은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매력 때문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의 매력에 이끌려야 비로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는 것이죠.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연예인 스타가 있다해서 전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고 각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A일수도 있고 B일수도 있듯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혹여 여기에 올려진 그 영웅 또는 공주가 아닌 여러분도 어느 누군가 에게는 진정한 영웅인 것입니다. 카똑에서는 편리하게도 멤버들과 투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가장 많은 표를 줄까요? 재미있는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되지도 않는 씰데읍는 소리를 해봅니다.
◆ 미술시간 어느 여고 1학년 미술 시간에 남자 전신 동상이 있었다. 남자의 중요 부위까지 노출된 동상을 보며 여학생들은 소리쳤다. 이 수업을 담당하는 여선생님이 말했다. “여러분! 이건 작품이에요! 조용히 감상하고 스케치하세요!” 그러자 한 여학생이 그 노출 부위를 보며 말했다. “뭐야 이거! 너무 작잖아? 완전 초등학생이구먼!” 그러자 선생님이 소리쳤다. . . . . . . . .
“여러분! 너무 커도 공부에 집중이 안 됩니다!”
오늘이 마침 모두가 집중하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날입니다. 그런데도 겨울에 열리는 탓인지 아님 나만 그러는 것인지 뭐 그렇게 축제 같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냥 누구네 생일잔치 같다고나 할까요? 다만, 며칠째 씽씽 내려가기만 하던 기온이 지낼 만 하게끔 된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올림픽을 위해서 그리고 모두가 살아가기에 바쁜 우리에 건강을 위해서 말입니다. 평창? 거기에 가시면 소는 누가 키우나?
ㅇ 나는 좋은데 너는 손해인 것은 상대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이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반대로 너에게는 좋은데 내가 희생하면 내가 오래 참지 못한다.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한다. 이것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 - 법륜스님
|
첫댓글 영웅이든 공주든 우리들의 추억속에 친구들은 모두 보고 싶습니다.
그냥 만나서 아무 이야기를 해도 편안하고 정겨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렇게 추운 겨울밤에는 더욱 생각나는 친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