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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그러운 신록과 함께 피어나는 철쭉꽃은 더없이 화려하다. 곰재산 철쭉동산. 엄길섭·장흥군청 문화관광과 제공 | |
한반도에서 철쭉꽃이 빨리 피기로 꼽히는 제암산~일림산 줄기는 산세 또한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백두대간과 더불어 한반도 산줄기의 뼈대를 이루는 8정맥 중 하나인 호남정맥의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산줄기다. 광주 무등산(1186.8m)을 지나 기세가 꺾인 이후 장흥 땅으로 접어들면서 아예 바다로 빠져들 듯 기운을 잃는 호남정맥에 다시 힘과 혼을 불어넣어 살린 산이 제암산이다. 그리고 사자산에 이르러 동으로 방향을 틀어 바다와 수평을 이루다 667.5m봉에서 뭍을 향해 완전히 틀어 정맥의 맥을 계속 잇게 한다.
산봉 하나하나 범상치 않다. 장흥벌과 보성벌을 가르며 솟은 제암산은 위엄 넘치는 황제가 올라탄 준마에 비유된다. 이는 정상 암봉이 임금 제(帝)자 형을 이루며 우뚝 솟구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수십명이 모여 앉을 만큼 널찍한 정상 너럭바위에서의 조망 또한 대단하여 장흥 천관산과 보성 존제산뿐만 아니라 월출산과 무등산에 이르기까지 호남 명산과 그림 같은 풍광의 다도해도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우러르는 사자의 모습과 같다 하여 사자앙천형(獅子仰天型)의 산이라 불리는 사자산(獅子山·666m)은 제암산·억불산(億佛山·518m)과 더불어 장흥 삼산(三山)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마을 유래지에 근거하여 장흥군이 삼비산(三妃山)이라 산 이름을 주장하는 667.5m봉과 일림산 또한 산줄기를 경계로 전혀 다른 산세를 과시한다. 왕릉이 여럿 이어진 듯 부드러운 정상부 산줄기 안쪽(웅치면 일원)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고 부드러운 사면에 철쭉 자생지를 가꾸어 놓고, 바깥쪽(장흥군 안양면) 일원은 손 타지 않은 자연미와 함께 뛰어난 남해바다 조망을 자랑한다.
이렇게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산봉으로 이어진 제암산~일림산 산줄기는 사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이면 파릇한 초원으로 힘 넘치는 정열을 과시하던 산등성이는 가을을 맞아 억새로 반짝이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고, 한겨울에는 흰눈인 내륙의 고산준령인양 냉랭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새봄이 오면 신록으로 새롭게 단장하다 산등성이 곳곳에서 철쭉꽃 향연을 벌이는 것이다.
매년 5월 초 철쭉꽃 만개 시기를 맞아 제암산과 일림산 일원에서 철쭉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 중 장흥군(5월 4~5일)은 키조개 축제, 보성군(5월4~10일)은 다향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제암산 철쭉제 문의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528, 일림산 철쭉제 문의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3~4.
(한필석 월간산기자 pshan@chosun.com )
신기마을~제암산~곰재 원점 회귀 3시간30분
주요 등산 코스
제암산은 명산답게 등산로도 여럿 나 있다. 그 중 장흥읍 금산리 신기 마을 기점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제암산 자연휴양림 원점회귀 코스도 잘 알려져 있다. 2번 국도상 감나무재(시목치)에서 제암산을 거쳐 사자산까지 잇는 종주산행도 시도해 볼 만하다. 제암산 철쭉군락지는 곰재에서 간재 사이의 곰재산 일원이다.
●최고 인기 누리는 신기 마을 기점 코스 : 철쭉제 코스의 기점이자 제암산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산행 기점. 대개 신기 마을 위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촛대바위나 형제바위를 경유해 제암산 정상에 올라선 다음 남릉을 따라 곰재를 경유 다시 공원묘지로 내려선다(3시간 30분 소요).
철쭉밭을 경유하려면 곰재에서 곰재산으로 올라야 한다. 이때 하산은 곰재산 남쪽 안부인 간재 삼거리에서 임도를 따라 신기마을로 내려서든지 또는 사자산까지 잇는다. 사자산 하산에서는 사자두봉(560m) 서릉을 거쳐 18번 국도변의 기산리로 내려서든지, 또는 사자두봉 직전 활공장 삼거리에서 오른쪽(북쪽) 임도를 따라 신기 마을로 내려선다(6시간 소요).
철쭉 탐방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신기마을~곰재~곰재산~간재~임도~신기마을 코스를 따르도록 한다(3시간).
▲ 제암산-사자산-일림산 지도보기 [PDF.1231KB] | |
●자연휴양림 기점 코스 : 휴양림에서는 일반적으로 전망대 능선~동릉~제암산 정상~곰재~휴양림 방향으로 잇는다. 사자산에서 667.5m봉과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과 남해바다 조망과, 위압적이리만치 웅장한 제암산 정상을 올라서는 맛이 일품.
●호남정맥 구간 종주 코스 : 장흥과 보성을 잇는 2번 국도가 넘어가는 감나무재(시목치) 고갯마루에서 장흥읍 쪽 공터(제암산 4.25km, 사자산 8km)로 해서 산길을 접어들면 작은산(689m) 정상에 올라선다. 이어 제암산 정상을 거쳐 곰재산과 사자산까지 잇는다면 7시간 코스. 사자산에서 667.5m봉이나 한치재로 향하려면 사자산 남릉을 따라 50m쯤 나아가다 왼쪽 급경사 바윗길로 내려선다.
●일림산 철쭉제 길 : 웅치면 대산리 용추폭포 기점 코스는 보성군이 꼽는 최고의 철쭉 코스다. 용추폭 주차장에서 능선을 따라 일림산과 667.5m봉 정상에 오른 다음 골치산~골치를 거쳐 용추폭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코스는 장쾌하게 뻗은 호남정맥의 진면목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4시간 소요). 체력이 약한 사람은 일림산 정상에서 667.5m봉으로 향하다 첫 번째 사거리(봉서동 3.7m, 한치재 4.9km)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2시간 30분 소요).
가벼운 철쭉 탐방이 목적이라면 주차장 위 임도 들머리(일림산 임도 4.5km, 계곡길 3.2km)에서 오른쪽 계곡을 내려선 다음 용추폭 골짜기 대신 오른쪽 골짜기를 타고 골치와 골치산을 거쳐 667.5m봉을 올라서도록 한다. 이어 일림산으로 향하다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임도를 따라 용추폭 주차장으로 내려선다(3시간 소요). 관광버스를 이용한 산행객들은 한치재에서 호남정맥을 타고 일림산을 거쳐 667.5m봉을 올라섰다 용추폭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즐긴다(3시간 소요).
●바다 배경의 철쭉 풍광 일품인 삼비산 등로 : 안양면 신촌리~회룡봉~삼비산~상제봉~봉화산~용곡 코스는 장흥군이 ‘철쭉과 바다 풍광 어우러진 최고의 삼비산 코스’라 자랑한다.
산행기점은 안양면 신촌리 신촌 마을로, 마을회관을 마주보고 왼쪽 길을 따라 장수저수지로 올라서는 사이 세 가닥의 산길이 나온다. 마을회관에서 100m쯤 오르다 오른쪽 숲길로 들어서면 회룡봉을 거치는 능선길이고, 장수저수지 위에서 오른쪽 계곡은 골치골을 따라, 왼쪽 계곡은 이승골을 따라 골치를 거쳐 667.5m봉으로 올라서는 계곡길이다. 하산은 667.5m봉에서 남동릉을 따른다. 상제봉~봉화산~전일산을 거쳐 용곡 마을 위쪽 18·77번 국도로 내려서는 사이 눈에 들어오는 남해 풍광과 거대한 전함처럼 솟아오른 천관산이 장관이다(6~7시간 소요).
(한필석 월간산기자)
기점별 대중교통
●장흥→신기 마을:공용터미널에서 1일 6회(07:00, 09:00, 10:50, 13:30, 16:00, 18:40) 운행하는 신기행 장흥교통 이용. 요금 750원. 신기에서 장흥행 막차는 19:00. 장흥교통 전화 (061)863-0636.
●장흥→수문·신촌:공용터미널에서 1일 8회(06:15, 07:30, 09:50, 10:30, 13:00, 15:30, 18:00, 19:10) 운행하는 수문~용곡~신촌~학송 경유 터미널 회차 장흥교통 이용. 요금 900원.
●장흥→기산리:공용터미널에서 10~15분 간격(06:00~20:30) 운행하는 대덕이나 수문행 장흥교통 이용. 요금 750원.
●장흥→감나무재:공용터미널에서 30분(05:50~19:10) 간격 운행하는 장동·장평행 장흥교통 이용. 요금 850원.
●보성→제암산 자연휴양림: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06:30~19:30)으로 운행하는 웅치행 군내버스 이용(요금 800원), 웅치에서 휴양림까지는 택시 이용(4000원). 보성교통 군내버스(061-852-3646). 웅치 개인택시 전화 (061)852-6464.
●보성→용추폭포:공용터미널에서 1일 7회(06:10, 08:30, 10:50, 12:40, 14:50, 16:50, 18:50) 운행. 요금 850원. 보성교통 군내버스 (061)852-3646.
●보성→한치:공용터미널에서 출발, 고갯마루를 경유하는 노선버스는 1일 3회(06:00, 12:00, 15:50) 운행하는 웅치 경유 율포행 군내버스 이용. 요금 1200원. 1일 5회(08:00, 09:50, 13:50, 17:50, 19:50) 운행하는 삼수행 군내버스(요금 1000원)를 이용, 2㎞쯤 오르면 한치 고갯마루다.
●서울→장흥: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08:50(우), 15:40(우), 16:50(일) 1일 3회 출발. 4시간40분 소요, 요금 일반 1만6000원, 우등 2만3800원. 금호고속 전화 (02)530-6211.
●서울→보성=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08:10(우), 15:10(일) 1일 2회 출발. 5시간10분 소요, 요금 일반 1만7800원, 우등 2만4700원.
●광주→장흥=종합버스터미널에서 30분 또는 1시간 간격(05:30~22:00)으로 운행. 1시간20분~1시간40분 소요. 요금 6100원. 전화 (062)360-8114(ARS).
●광주→보성=종합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10~21:40) 운행. 1시간30분 소요, 요금 4800원.
●부산→보성·장흥=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9회(06:30~15:20) 출발하는 보성·장흥 경유 목포행 고속버스 이용. 요금 보성 1만5000원, 장흥 1만7000원. 전화 (051)322-8301~2(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