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외2
화단에 핀 풀꽃
이름 몰라 잡초라 불렀다
작은 꽃잎이 어여뻐서
오히려 안쓰러운데
꽃잎에 얼굴 부벼대는
벌 한 마리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돌이킨 마음
꽃이 지기까진 그냥 두어야지
꽃을 피울수 만 있다면
누구라도 기다려주자.
* 시작노트: 마당에 풀 뽑으로 나갔다가 결국 뽑지 못하고 돌아온 마음을 노래했다.
바닷가에서
바다가 운다
어둠을 끌어안고
천둥 같은 소리로
별들이 떤다
달 그림자 내린
모래사장 저편에서
갈매기 제 집 찾아 서두르는데
그림자 하나 아랑곳 없이
흔들의자에 달래는 마음
장대 끝 호롱불도 덩달아 건들건들
술래잡기 하던 오늘
어둠이 숨겼다.
* 시작노트: At the Crystal Cove State Park, Moro Campground에서
그리운 잔소리
밥 안치려고 쌀 씻다가
스치는 한 마디
빡빡 씻어야 군내가 안나지
설거지 하는데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
행주로 싹싹 닦아야지
노란 데이지와 함께 찾아온 이 봄
내 일상에 메아리처럼 울리는
엄마 생전의 말씀
맛있는 것 보다
좋은 옷 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좋아
그때는 잔소리 였는데
지금은 청개구리 처럼 목놓아 하는 말
엄마가 옳았어요.
* 시작노트: 엄마 가시고 1주기를 추모하며
[카라 영 리 프로필]
미주기독문협 회원/ California Art University MA/ Temple University 음대 BM/ St. Leo School Music teacher/ Philly Singers Member/ (현) The Gate 대표,
수상: 미주기독문학 시부문 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