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점 5가지-
장점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좋거나 잘하거나 긍정적인 점’ 이라고 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긍정적이라고 하며 그것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말할 텐데(본인도 포함) 이미 장점의 사전적 뜻에 긍정적이라는 말이 들어갔으니, 장점으로서의 긍정적이라는 단어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나에게서 ‘긍정적’이라는 일반적인 장점을 제거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다른 누구와는 다른, 독창적인 장점이란 것이 있을까?
1. 나는 위선자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제껏 탈선이란 것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
폭력, 가출, 흡연, 음주, 도박, 불순교제, 등등……말하자면 도덕책에서 등장하는 착한 녀석처럼 자라왔다.(물론 그렇게까지 착했던 것은 아니다, 저금통에 돈도 훔쳐봤고, 거짓말도 수두룩하게 했다. 다만 심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마 어렸을 적 도덕책을 보며 ‘이렇게 하면 칭찬 받는다.’라는 것을 익히고 칭찬을 들으면 고래보다 더 신나게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기분 좋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원인이 아닐까싶다.
어쨌든 나는 그 도덕책처럼 살았고, 그것이 몸에 남아 지금도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버스에 탔을 때 어르신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으면 그것이 노약자 석이 아님에도 양심에 찔려 비켜주거나, 쓰레기나 침은 웬만하면 길바닥에 버리지 않고, 길가다 쓰러진 취객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한다.
그렇다면 나는 착한 것일까? 아니다.
나는 선행을 할 때 항상 갈등을 한다.
이것을 해야 할까, 하지 말까. 다른 사람도 안 하는 데 굳이 해야 하나? 아무도 안 보는데 상관없지 않을까? 따위의 고민을 수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의 행동을 보고 있다면, 일단 선행을 한다.
그렇다. 나는 위선자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첫 번째 장점이다.
어떻게 위선자가 장점이 될 수 있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위선자가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바뀌면서 시골에서 도시로,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이타주의에서 이기주의로 바뀜으로 인해 어느새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착한 녀석은 당하기만 한다.’라는 공식이 생겨버렸고, 그로인해 지금은 소위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록 속으로 선행을 싫어하지만 겉으로나마 선행을 실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감동하여, 동조하고 그로인해 조금씩 이기주의를 벗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결국 위선자는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진짜 위선자처럼 뒤에서 나쁜 짓을 저질러버린다면 안되겠지만…
2. 나는 적응을 잘 한다.
진화론의 창시자 철수찰스 다윈은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가장 힘이 센 사람이나 영리한 사람들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스스로도 말하기 그렇지만 내성적인 인간이다.
밖에 나가기보다는 집에 있는 것이 좋으며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무리에 끼어들지 못하고 겉돈다고 하는데, 나는 내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는 녹아들 수 있다.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억누르고서 염치불구하고 들이밀어 어떻게든 무리 사이에 끼어들어간다.
이러한 행동이 자칫하면 오지랖이 넓다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고 무리에 붙지 못하여 도태되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결국 나의 두 번째 장점은, 적응을 잘 한다는 것이다.
비록 상대가 가식의 가면을 쓰고 있다하더라도 내가 같이 가면을 써 대우하면 그만이고, 대수와 소수의 싸움에는 다수에 붙어 그들 속에 스며든다.
치하고 더럽다고 해도 그것이 내가 살아오면서 내가 배운 나만의 처세술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고치겠지만…
3. 나는 변화가 가능하다.
대학교에 처음 들어올 때 일이다.
당시 우리 반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이 동급생으로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 형과 친해질 수 있었다.
그 형은 반, 아니 과안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았고, 회사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입학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형은 마치 교과서나 처세술에서 나올법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형과 가까이 지냈던 나는 바로 그 형에게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배웠다.
머리말에 내가 긍정적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고등학교 때가지만 하더라고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위선적인 행동이야 하고 있었지만, 점점 그 위선적인 행동마저 질려하고 있던 차였다.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점점 나아지더니 그 형을 만난 뒤로 확 바뀌었다.
고정과 반복이야말로 평화라는 사상에서 벗어나 내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일을 겪고서 깨달았다.
나의 장점은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책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책에서 성격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바로 내가 그 변화를 이끌어 냈으니까.
난 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도태되지 않고 그것을 떨쳐내어 성장했다.
그리고 한번 변화를 이끌어낸 나는, 이후로도 몇 번의 변화를 하였고, 앞으로도 수십, 수백 번의 변화를 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을 빌어 그 형에게 감사하고 싶다.
4.나는 사는 게 재밌다.
인디가수 장기하의 노래 중에 ‘별일 없이 산다.’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자체의 내용은 약간 반어법적인 내용이 들어가지만 어쩐지 나는 그 노래를 듣고 한마디로 꽂혀버렸다.
아마도 가사 중에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라는 가사가 날 흥겹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사는 게 재미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네 번째 장점이다.
우리나라 연간 사망자들 중에 자살자가 제일 많다고 한다.
사업 실패, 주변에서의 따돌림, 결별, 배신, 등등…수없이 많은 아유를 가지고,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나는 어떤 이유에서도 자살하는 사람들을 이해는 해도, 용서는 하지 못한다.
자살이야말로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살을 싫어하는 나는 당연히 자살할 생각이 없다. 그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나에겐 한사람이 바보짓하면 한사람이 받아주고 주변사람들이 웃는, 그런 특이한 분위기의 가족이 있다.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농담을 즐겨하고 잘 웃는다. 별것 아닌 음식에 웃을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정말로 나는 사는 것이 재미있다.
이대로 죽기 아까울 정도로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즐기고 있다.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장점보다도 나는 이 장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나는 사는 것이 재미있다 느끼고, 즐기고 있으니 이 세상에서 이긴 셈이다.
5.
이제 마지막 장점만이 남았습니다.
마지막 장점을 쓰기 전에 일단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들처럼 간단명료하게 쓰지 않아 보기가 불편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굳이 간단하게 쓰지 않고 이렇게 길게 늘여 쓴 것은 저의 다섯 번째 장점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글쓰기가 취미입니다.
과거 내성적이었던 시절, 뭔가 표현하고 싶었던 저는 우연히 글을 써보았고, 그것에 흥미를 들여 결국 이 취미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취미가 저의 다섯 번째 장점입니다.
저는 평소에 말이 빠르고 말을 하더라도 조금 심하게 버벅대거나 제 생각을 전부 말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차분해지고 제 생각을 직설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글을 씀으로 인해 어휘력이 올라가고 지식이 많아졌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직 모자란 실력이지만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즉, 꿈이 생겼단 것이지요.
작은 취미 하나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글재주 하나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납니다.
세상을 넓게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이 취미가 저의 장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상, 저의 장점 다섯 가지였습니다.
길고 장황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