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Austin 거리에는 십여년전보다 훨씬 눈에 많이 보입니다.
제가 다니는 거의 모든 큰 거리 사거리에는 다 있네요.
이사람들은 주로 사거리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 (양방길 사이의 median이라 하나요, 양방충돌을 피해 도드라진 둔턱에 서 있습니다), Homeless, out of work, out of job, need help 등의 글귀를 적은 보드를 들고 서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말쑥한 사람도 많습니다. 첫눈에도 알콜이나 마약등의 중독자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요. 여자도 있구요. 그런데 주로 점잖게 서 있습니다. 서있는 차량 옆에 와서 구걸하거나 하면서 심적 부담을 주는 일은 드뭅니다.
며칠 전에는 사거리에서 이런 사람 하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씩 웃더라구요. 그러면서 들고 있던
보드를 페이지 넘기듯 넘기더라구요. 넘기니 한 장이 더 있는데, 'It's okay to smile.' 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 표정도 귀엽고, 저도 따라서 웃었습니다. 그리고 1불을 내어주었죠.
이곳 신문에서도 Homess에 대한 특집기사를 낸 적이 있습니다. 계속 증가추세이니까요.
국가, 주정부의 차원에서도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한국과 비슷한 것들, 이들을 위한
기관을 세워 집을 마련해주고 직장을 알선해준다든 가 하는...), 그와 별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가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들이 주로 백인이라는 것입니다. 이곳 Texas에는 히스패닉인들이
꽤 많습니다. UT(Univ. of Texas) 어느 공사장에는 거의가 다 이들이더군요. 낮은 직종의 일이나
discount store에는 이들이 정말 눈에 많이 띄거든요. 근데, 거지는 하나도 못 봤습니다.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백인들로부터는 그렇게 서 있어도 별로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란 생각때문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흑인도 못 봤습니다. 아니 10대 어린아이 한 명 봤습니다.
말쑥하게 운동화에 양말 차려 신고 서 있는 이들을 보면, 하루 종일 땡볕에 서서 저러느니, 미국 땅에 어디 일자리가 없을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만,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 거죠.
한국땅에서 거의 매일 들리는 자살 소식...
이곳은 거지조차도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