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 이야기........................................................ 신용호
선향지역아동센터에서에서의 ‘나’
제가 처음 선향지역아동센터로 봉사를 하러 왔을 때는 16년도 여름인 6월쯤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처음 온 날 날씨는 햇빛을 쏘는 듯이 더웠고 오는
길에 땀도 참 많이 나서 짜증이 나 있었지만 문 앞에서 서로 장난치며
계단을 후다닥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시원한 바람이라도 쐰
듯이 입가에 웃음이 번졌고, 그런 갑작스런 기쁨을 안고 처음으로 선향지역
아동센터에 발을 딛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무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
지고 도로에 고인 빗물이 얼어 한겨울이 되어 겨울방학이 되었지만 어색한
제게 규칙과 역할을 알려주시던 그 여름의 원장 선생님의 모습과 아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해 이렇게 이번 겨울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매일 철문을 열고 들어오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이 별 같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이 제게 ‘선생님!’ 하고 달려오며 장난을 칠때면
아직도 그 상상만으로 즐겁고 행복합니다.
내가 선생님이라니... 이렇게 많이 부족하고 어리숙해서 겨우 열여덟살
밖에 안 된 내가 선생님이라니...
오늘도 선생님이라 부르는 아이들의 환한 목소리는 벅차고 참한 감동입니다
참 신기한 것이 저는 여기에 있는 아이들과 아무런 관계, 혈연, 나이
어느 하나도 신경 쓰일 부분이 없는데 마치 제 아이라도 되는냥 아이들을
가르치러 오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하단 마음이 들곤 합니다. 솔직히 제가
여기서 있었던 횟수를 더해봐도 한 달이 안되지만 지금 까지 무의미하게
전전긍긍 하던 봉사보다 더 큰 경험 이였습니다.
저번 여름 방학의 일주일은 정말 시끌벅쩍했고 아쉬웠지만 이번 겨울 방학
의 일주일은 저를 기억해주는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벅참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고 혹여나 더 이상 선향을
오지 못할 때가 되었을때는 그 짧디 짧은 기억을 손난로 삼아 오래도록 긴
시간을 따뜻히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자르고 어수룩한 절 선생님이라 해준 아이들과 항상 뭐든 잘한다며 칭찬
을 아끼지 않으시던 원장 선생님, 보면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사회복지사 선
생님 그리고 애들에게 항상 시달리시면서도 환하게 웃으시는 공익 선생님
까지 정말 하나하나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전 이곳에서 어제, 오늘, 내
일뿐 아니라 매일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