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해보는 거야"
지난 일요일 기자는 집에서 두부 만들기에 도전했다. 수제 음식을 보고다니다 뭔가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뭘 준비하지"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백태), 간수, 면보자기를 구했다. 간수는 인터넷 등에서 사거나, 없으면 소금과 식초를 1 대 2의 비율로 섞어도 된다.
콩을 갈기 위해 믹서도 하나 샀다(두부 한 모 만드는데 결국 10만 원이 들었다). 마트에 가서 콩을 간다고 하니 중탕기 비슷한 대형 믹서를 권한다. 두부 공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럴 필요는 없다.
# "이제 시작해볼까"
콩을 물에 하룻밤 재웠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두부 만들기에 돌입. 불린 콩을 믹서기에 넣고 콩에서 우러난 물과 함께 신나게 갈았다. 믹서에 곱게 간 콩을 면보자기에 받쳐서 걸러냈다. 잘 안나와서 한약 짜내듯 짜냈다. 여기서 생긴 찌꺼기가 비지찌개를 만드는 비지다. 물론 비지도 처음 만들어본다.
면보에서 짜낸 콩물이 두부를 만드는 원료. 콩물을 냄비에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였다. 나무주걱이 필요한 이유가 있었다. 콩물이 끓어서 넘치려 할 때마다 물과 포도씨오일을 약간 넣어주었더니 금세 잠잠해졌다. 막간을 이용해 콩물을 한잔 마셨더니 정말 고소하다. 약간 슴슴한 게 몸에 좋은 느낌이 난다. 이게 바로 두유.
# "이게 바로 두부구나"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10분 정도 식히다 간수를 붓자 바로 응고가 생긴다. 하얗게 두부꽃이 피어나는 게 신기하다. 이제 다 되었다. 두부판이나 밑에 구멍이 뚫린 소쿠리에 면보자기를 깔고 순두부를 붓는다. 그 위에다 무거운 것을 올려놓으면 흔히 먹는 네모난 두부가 된다. 겨우 두부 한 모가 완성됐다.
# "아~ 맛있다"
완성된 두부는 질감이 훌륭하다. 먹는 순간 콩의 분자가 씹히는 기분이 든다. 두부가 이렇게 부드러우면서 고소할 줄은 몰랐다. 두부만 먹어도 맛이 난다. 두부를 만들며 좋은 콩을 쓰면 맛있는 두부가 나온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두부 만드는데 전념하는 바람에 막걸리를 못사둔 점이 아쉽다. 비지는 맛있는 비지찌개로 변신했다. 두부를 만들며 두유, 순두부, 비지찌개까지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수제는 힘이 들지만 이렇게 모두가 좋은 일이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달콤하고 쌉싸래한 그 풍부한 맛에 퐁당'
수제 초콜릿과 함께 행복도 나눠요
'마들렌'(프랑스의 전통 과자)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그녀를 알게 된 곳은 지인의 블로그였다.
그는 누군가가 아파트 경비실까지 찾아와 수제 초콜릿 선물을 맡기고 간 사실을 자랑했다. 정성 들여 초콜릿을 만들고, 예쁘게 포장을 해서, 직접 맡겨놓고 갔단다.
얼굴도 모르는 그에게 선물한 사연이 인상적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늘 좋은 글을 읽다보니 미안해서 구독료 삼아하는 선물이란다. 사진을 통해 본 초콜릿이 예사롭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 조미경 씨를 만났다. 조 씨는 자신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만난 장소는 초콜릿을 배운 곳이자 현재 작업실로 쓰는 해운대의 '바인하임 제과제빵 전문학원'(051-702-0414). 조 씨는 수업이 비는 시간에 스튜디오 방을 빌려서 작업을 한다. 인형에도 죄다 이름을 붙여주는 자상한 성격의 그녀에게 초콜릿은 아이들이었다.
아! 금방 만든 초콜릿의 아로마가 좋다. 만든 지 하루가 지나면 숙성이 잘 되어 초콜릿의 맛이 최고다. 시중에서 파는 일반 초콜릿과는 재료도 맛도 다르다.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비결은 간단했다. 우리 가족이 먹을거라는 생각으로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었다. 가끔 레시피보다 재료를 배나 더 넣을 때도 있다.
이렇게 비유할 수가 있단다. 학교 근처에서 파는 허접스러운 빵도 나름대로 맛은 있다. 하지만 이 빵을 엄마가 만든 빵과 비교할 수는 없다. 뒷맛도 없고 금방 질려서 오래 못먹는 것과 같다.
그녀는 '초콜릿을 만들어 누구에게 줄까'하는 생각을 할 때부터 행복해진단다.
무뚝뚝한 조 씨의 남편이 한번은 이렇게 물었다. "이래 만들어서 얼마 버노?" 판매는 아는 사람들과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goodluckcho)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포장을 제외하고 한 알에 1천100원 가량.
돈벌이는 안 된다. 돈이 되려면 재료의 품질을 떨어뜨려야 한다니…. 만들다 보면 욕심이 생겨 새로운 '몰드(틀)'나 전사지(轉寫紙)가 나오면 자꾸 사게 되어 돈이 꾸준히 들어간다.
한번은 기업체에서 2만 개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재미가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초콜릿 가게를 차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지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어 선물하는 게 행복하단다. 그녀는 재야의 무명 쇼콜라티에로 남을 모양이다. 마음이 들어간 수제 초콜릿이 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