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5000년 동안 써온 우리말이 있고, 576년 전에 태어난 세계 으뜸 글자인 우리 글자 한글이 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말글로 이름을 짓지도 않고 지을 줄도 모른다. 잘못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고 못난 일이다. 그런데 나라 일을 하는 정부나 언론도 이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자나 영문으로 이름을 짓는 것을 부채질하고 있다. 제 나라 말글이 살고 빛나면 제 나라 얼도 살고 빛난다. 제 나라 말글이 살고 빛나야 그 나라가 튼튼한 나라가 된다. 그러려면 제 나라 말글로 이름도 짓고 말글살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576돌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이름연구소(소장 리대로)와 (사)한글로큰꿈을나누는사람들(대표 참밝은별)은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영추문 건너편 통의동에 있는 한글이름연구소에서 시민 100명에게 한말글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를 했는데 시민들이 아주 좋아했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가족과 친구와 연인끼리 와서 새로 지은 한말글 이름을 좋아하면서 그 이름을 붓글씨로 써주니 기뻐했다. 1967년에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1968년부터 ’이대로‘라고 한말글로 이름을 지어 부르며 한말글 이름 짓기 운동을 한 나로서 기쁘고 흐뭇하고 보람을 느꼈다. 그런데 나는 이 한말글 이름 지어주기 행사를 한글날에 문체부와 서울시에 하자고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일은 우리 말글을 살리고 빛내는 일이고 새로운 우리 역사를 만드는 일로서 시민과 함께 하는 매우 깊은 일인데 문체부는 국립국어원과 국어문화원연합회를 통해서 학자와 전문가들이 학술회의를 하는 행사만 지원을 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일은 지원을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한글날을 뜻있게 보내려고 하는데 몇 명이 모여서 비대면으로 하는 토론회나 학술모임만 지원한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과 관변 단체끼리 나라 돈을 빼먹기 좋은 일만하고 있다고 꾸짖는 이도 있었다.
지난날 한글날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돌림병이라는 핑계로 안 했다. 문체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서울시도 지난날 한글날에는 서울시청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세종대왕 납시오” 같은 행사도 했는데 오세훈 시장 들어서는 마찬가지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는 하지 않고 오히려 한글주간에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에서 케이팝한류 행사와 한복 행사는 무대까지 만들고 떠들썩하게 했다. 그런데 울산시나 세종시, 여주시들 지방자치단체는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를 많이 멋있게 했는데 중앙정부가 하는 한글날 경축식 행사는 대통령이 참석하지도 않고 100여 명이 모여 한글박물관 잔디밭에서 비를 맞으며 초라하게 했다. 전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당대표와 종교계 대표, 한글단체 대표와 시민이 참석하여 장엄하게 했다. 그래서 그날 행사에 참석한 한 한글단체 대표는 이런 식으로 국경일 경축식을 할 거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시장은 한글과 한글날을 우습게 여기고 무시해서 한글단체들과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런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글을 살리고 빛내자고 11번이나 담화문을 발표하고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을 세종날로 정한 뒤 세종날에는 꼭 세종대왕 무덤인 영릉을 해마다 참배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담화문도 없었고, 영릉에도 한글날 경축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나는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다른 대통령들도 세종날 영릉에 참석하지 않았기에 이번에 박정희 대통령처럼 영릉도 참배하고 한글날 경축식에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일도 있으나 아산 현충사에는 참배하고 영릉에는 가지 않았다. 국민의 믿음을 살 좋은 기회였는데 저버렸다. 더욱이 한글날 며칠 뒤에 한 새마을운동 행사는 직접 참석하여 거창하게 거행했다. 나도 박정희 대통령 때 새마을운동을 주장했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그 행사보다 한글날 행사를 더 거창하게 할 때임을 모르니 안타깝고 답답하다.
우리는 광복 뒤부터 우리 말글로 교과서를 만들어 교육을 하고 공문서를 쓰면서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민주주의와 경제가 빨리 발전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강에 기적이 일어났다는 말까지 했고 오늘날 그 바탕에서 우리 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우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조선시대처럼 한문으로 말글살이를 했다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중국식 한문으로 이름도 짓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일본처럼 한자로 쓰자는 자들이 있어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거기다가 미국말을 마구 섞어서 쓰고 있어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다. 이제 우리 말글로 성씨와 이름을 짓고 말글살이를 하자. 이 일은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과 중화사상에 길들고 뿌리내린 언어 사대주의를 벗어던지고 자주독립군이 되는 길로서 우리 세대가 꼭 해내야 할 일이다.
576돌 한글날에 한글이름연구소와 한글로큰꿈을나누는사람들은 시민 100명에게 배우리, 리대로, 최용기, 해보리님이 상담을 하고 지어준 이름을 서예가 한길 선생이 족자에 써주었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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