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찰이 자전거를 순찰이나 기타 업무에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전거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지는데다 인력에 의지해 움직이다 보니 체력소모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단점이 전부라면 여타 선진국들 역시 경찰을 자전거에 태우지 않았을 것이다.
일례로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돌면 시민들이 공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경찰에게 좀 더 편안함을 느낀다는 설문조사가 있다. 시민들의 눈에 비치는 자전거는 내연기관에 비해 좀 더 친근한 이미지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또 좀 더 구석구석을 꼼꼼히 순찰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의견도 있다. 확실히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칫솔이라고 하면 자전거는 치간칫솔에 비유할 수 있겠다. 차량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
논드라이브 사이드 역시 한눈에 경찰자전거임을 확인할 수 있다 |
|
드라이브 사이드. 다운튜브에 삽입되는 니모의 배터리 위에도 경찰용 데칼이 작업되었다 |
|
기존의 니모보다 큰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쓰기에 시트스 | 선투어의 서스펜션이 장착된 포크 | 테이의 클리어런스가 대폭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자전거 순찰을 기피한다면… 대안은?
우리나라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체계이기 때문에 굳이 기동력이 떨어지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앞서 말한, 차량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지간하면 자동차가 다 갈 수 있다. 자동차에 비해 자전거의 기동력이 떨어지고 타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한몫한다. 하지만 이제는 바야흐로 전기자전거의 시대. 그렇다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진다.
알톤자전거에서는 경찰에게 친환경적인 순찰 및 출동 수단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알톤의 인기 전기자전거인 ‘니모’ 모델을 경찰 업무에 적합하게 개조한 알톤 폴리스바이크(가칭)의 프로토타입을 제안한다.
일단 전기자전거이니 앞서 지적했던 기동력이나 체력소모 문제는 한방에 사라진다. 물론 제한속도는 시속 25㎞로 다급한 상황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순찰을 돌거나 교통단속 등 자잘한 업무에는 제격이다. 배터리 역시 한번 충전하면 80㎞ 이상을 달릴 수 있으니 문제없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전기자전거의 장점이고….
니모를 베이스로 업그레이드
알톤자전거는 과연 경찰들을 위해 이 자전거의 어디를, 어떻게 개조한 걸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데칼이다. 블루컬러와 골드 색상의 조합은 한국 경찰이 운용하는 경찰차와 같은 색 배합으로, 누가 봐도 경찰자전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휠사이즈의 변화다. 기존의 니모는 26인치 휠을 사용해 컴팩트한 모습이었던 반면, 경찰자전거로 제안한 모습은 27.5인치 휠이 장착되었다. 알톤 기술개발부에 따르면 휠사이즈의 변화로 인해 전력소모는 약간 증가하지만 좀 더 시원시원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 가능한 자전거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또 승차감과 험로주파를 위한 3인치 광폭 타이어가 장착되어 더욱 강력한 주행성능을 지원한다.
휠사이즈와 타이어 규격이 커짐에 따라서 프레임의 구조 변경도 어느 정도 적용되었다. 26인치 휠에 맞춰졌던 프레임은 27.5 사이즈 휠에 걸맞는 크기로 바뀌었고 광폭타이어에 간섭이 없도록 앞뒤 클리어런스가 굉장히 넓어졌다. 이는 향후 용도에 따라 다양한 타이어와 휠을 교체해 사용할 수도 있어 활용도가 크게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니모보다는 약간의 스펙업이 이루어졌다고 보면 되겠다. 모터출력과 배터리 용량 등은 기존의 니모와 동일하지만 휠 및 타이어 사이즈의 변화와 그로 인한 프레임을 재설계해 주행성을 높인 것이다.
알톤스포츠는 이 프로토타입을 경찰뿐 아니라 소방서에도 제공할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모쪼록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는 경찰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돌 날을 기대해본다.
|
실제로 자전거 경관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출처 youtu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