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않고 주력 사업을 바꿨다. 잘 할 수 있는 분야 한 가지에 집중했고, 고통을 분담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었다"
LG경제연구원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국내 주요기업들에서 뽑아낸 '턴어라운드'(실적호전) 비결들이다. 이밖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했고, 기존 자원을 재활용했다는 점 등 5가지가 핵심 비결로 꼽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성공적인 흑자전환 기업들은 주력사업이 위기에 부딪히자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가 빨랐다.
한솔LCD(48,500원 0 0.0%)의 경우 주력사업인 모니터 사업의 경영 악화로 2001~200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서둘러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용 후면조광장치(BLU)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2002년 모니터 매출 비중이 94%에 달했던 적자기업 한솔LCD는 불과 2년 만에 BLU 매출 비중 58%의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또 흑자전환 기업들은 대개 주력사업을 전환한 뒤 다양한 분야보다 1∼2개 핵심 분야에 집중했다.
2003년 이후 4년만에 주가가 70배로 뛰어오른 현대미포조선(275,000원 2,000 -0.7%)이 대표적인 예다. 1996년 세계 1위였던 선박 수리사업을 포기하고 선박 건조사업에 뛰어든 현대미포조선은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석유운반선에만 역량을 쏟아부었고, 결국 화려한 부활을 맞이했다.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의 자원을 재활용한 것도 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하이닉스(36,000원 700 +2.0%)반도체는 반도체 생산장비를 새로 구입하는 대신 기존 장비를 개량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냈다. 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텍(12,950원 150 +1.2%)과 동일제지(16,050원 500 +3.2%)처럼 어려울 때 오히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흑자전환의 기회를 마련한 기업도 있었다 .
"나를 따르라"고 하는 대신 "함께 가자"고 하는 '고통분담형 CEO'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동원시스템즈(2,300원 50 +2.2%)의 서두식 대표가 대표적인 예다.
서 대표는 부임한 뒤 이익이 날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1년반 동안 월급을 받지 않았다. 서 대표는 또 자신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포기하며 임원들이 30%의 연봉 자진삭감에 동참하게 만들었다. 이에 직원들도 임금 동결로 호응했다. 그 결과 연간 적자가 820억원에 달했던 동원시스템즈는 3년 만에 부채를 청산하고 연간 20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연구원은 "흑자전환 기업들이 주는 교훈은 '선택과 집중'을 남들보다 더 빨리, 철저하게, 그리고 조직원 전체가 일치단결해서 함께 실행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뿐 아니라 철저한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