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팔로워십이란 무엇인가?
이인환(논설위원, 독서논술지도사)
2012년 수시모집 일반전형을 위해 건국대학교에서 수험생들에게 제시한 면접기출 문제 중에 한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해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한번 생각해 보자.
문제 : 최근 리더십(leadership)과 함께 팔로워십(followership)도 강조되고 있다. 우수한 팔로워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 이유를 말해보시오.
리더십은 ‘① 무리의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② 일을 결정하는 능력, 무리를 통솔하는 능력, 사람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얻는 능력 따위’ 등으로 국어사전에 외래어로 등재되어 있지만, 팔로워십은 아직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는 낯선 말이라는 것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팔로워십은 영어 단어를 그대로 번역해서 ‘부하로서 갖춰야 할 자질, 또는 리더를 따르는 능력’ 정도로 해석하는 신조어적인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단계를 밟아 경험이나 연륜이 쌓일수록 직책이 오르는 구조를 띄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처음에는 어설픈 팔로워의 경험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또한 많은 조직원들은 자신이 모셔야 하는 리더가 팔로워 시기에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다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팔로워의 자세를 솔선수범한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존경을 받으며 훌륭한 리더로 설 수 있지만, 평소에 팔로워로서의 역할은 수행하지 않고 리더로서만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눈총을 받거나 뒷담화의 주인공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훌륭한 리더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의 문제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개념을 정리하고, 생활 주변에서 얼른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적절한 예시를 찾아 자신의 주장을 삼는 근거자료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인 자신의 신분이 학생이라는 입장을 고려한다면 얼른 학생회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구체적인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팔로워인 신입생 시절에 제 일도 제대로 못했던 사람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리더의 자리에 섰을 때 과연 그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 결국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반드시 팔로워로서 훌륭한 능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현실적으로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하위 단위의 리더는 상위 단위의 팔로워가 되기도 하고, 상위 단위의 팔로워는 하위 단위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 내에서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우수한 팔로워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험생으로서 이런 사실들을 잘 숙지하면 앞에서 제시한 면접문제에 대해 무난히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더 자신만의 특색있는 발언을 하고 싶다면 김효석·이인환 공저인 『팔로우』를 탐독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팔로워십을 리더십의 반대개념이 아니라 리더십을 아우르는 상위 개념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로워십과 리더십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현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행동을 표출하는데 근본이 되는 마인드의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팔로워십은 부하가 윗사람을 섬기는 마음, 을이 갑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마인드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팔로워십이 몸에 밴 사람은 항상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고,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제시해 가며 상대방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런 사람은 부하일 때는 상사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상사가 되었을 때는 부하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부하에게 대접을 받으려 들고 지시를 내리는 상사는 더 이상 조직에서 버틸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다. 따라서 상사로서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쓰는 마인드를 부하의 마음을 사로잡는 팔로워십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우수한 팔로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어느덧 시대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