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 양은성
비비디 바비디 나눔실천
비비디 바비디 봉사! 가 아닌 비비디 바비디 나눔실천! 이번에 내가 들어오게 된 프로젝트다. 줄여서 비바봉인데 봉사라는 표현은 뭔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나눔이란 표현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동석 쌤이 말씀하셨다.
근데 비바나? 보다는 비바봉이라는 말이 입에 더 착 붙는다.
비바봉은 봉사같은 나눔을 하는 프로젝트인데 지금까지 한 활동들은 연탄배달, 카네이션 나눔, 모내기, 집 정리 등이다.
처음에 연탄배달을 했는데 숨을 쉬어서 연탄가루가 코에 다 들어갔다. 마스크를 낄 걸 그랬다. 좀 후회가 되지만 얼굴에 연탄을 묻히고 논 것이 재밌어서 좋았다.
카네이션 나눔은 5월 어버이 날 때 이 근처 노인 분들께 우리가 직접 심은 카네이션을 나눠드리고 ‘어머님의 은혜’를 불러 드렸다. 생각해보니 우리 부모님께도 이렇게 꽃도 드리고 했어야 했는데 그냥 학교 와서 전화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만 한 게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렇게라도 한 게 뿌듯하다.
나는 모내기가 인상 깊었는데 모내기는 ‘희망의 언덕’이라는, 우리가 비바봉 활동을 할 때마다 도와주는 봉사 단체에서 장애인 분들과 오셔서 같이 모내기를 했다. 근데 몸이 불편하신 분이 많아서 장애인분들은 뒤에서 구경하시고 비바봉이랑 대표님, 팀장님하고 장애인 한 두 분이랑 같이 했다. 학교에서도 얼마 전에 모내기를 했어서 어떻게 하는지는 대충 알았다.
양쪽 끝에서 줄을 옮겨가며 했다. 솔직히 학교에서 모내기 할 때 학생들 편하라고 표시가 된 줄을 사용하면서 모내기를 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원래 모내기 할 때 그 줄을 사용하는 것 같다.
모내기를 했던 그 밭? 논? 어쨌든 그 땅에 대표님이 미리 모를 심어 놓으셨는데 ‘희망’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으셨다. 그래서 글자를 밟지 않게 잘 피해서 모를 심었다.
근데 모를 다 심어놓으니 글자는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그 모내기를 하는 땅은 직사각형이 아니고 마름모처럼 생겼다. 그래서 줄을 옮길 때마다 왼 쪽으로 움직였다.
모내기가 거의 끝나갈 쯤에 사람들이 하나둘 나와서 손발을 씻고, 몇 명이 마지막에 마무리를 했다. 몇 명만 마지막까지 했던 건 모내기 하는 땅이 일정하지 않고 끝에만 좁기 때문이다.
아직 모내기가 다 끝나지 않고 끝나갈 쯤에 희망의 언덕 아주머니가, 우리가 모내기 하는 걸 지켜보던 장애인 분들께 이제 끝났으니 밥 먹으러 먼저 가자고 하셔서 팀장님이‘아직 다 안 끝났는데, 기다렸다가 다같이 가는 것도 중요한데 왜 먼저 가냐고’하셨다. 동석 쌤은 이 말씀이 기억난다고 하신다.
내가 슬리퍼를 신는 동안 내 간식이 사라졌다. 간식은 한 봉다리씩 모내기에 온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내가 잠깐 간 사이에 정리 하면서 가져간 것 같아서 밥 먹으러 갔을 때 대표님께 얘기해 봤는데 이미 다 나눠준 것 같다고 하셨다.
좀 아쉽긴 했지만 나처럼 못 먹은 몇 명도 아쉬울 것 같다.ㅎㅎ
이렇게 모내기를 아주 잘 마치고 돌아왔다. 솔직히 간식 때문이기도 하고 장애인 분들과 같이 모내기를 한 것도 새로운 경험이기에 인상 깊었다.
동석 쌤이 한 번쯤은 생각해보라고 하신게 있다.
그때 모내기를 할 때 같이 있었던 분들이 장애인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학생들이었다면, 우리가 그분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을까?
내 생각엔 달랐을 것이다. 왜 달랐을지는 더 생각해 봐야 될 것 같다. 하지만 난 아직도 편견들이 남아 있고 장애인분들을 보는 약간의 매서운 눈빛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 학교에 와서 성 관계에 대한 편견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 그 매서운 눈빛도 사라져야 할 것 같다.
모내기 말고 또 다른 활동인 집 청소는 여러 번 갔었다.
아파트에 사는 분 집 정리도 했고, 어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짐들을 창고로 옮기는 것도 했고, 한 번은 갔는데 집 주인이 하지 말라고 하셔서 잡초만 뽑고 왔다.
또 얼마 전엔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네에 거의 공사를 하러 갔었는데 벽과 바닥에 구멍이 다 나서 시멘트로 매꿔주고 왔다. 이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지금까지 해본적 없는 여러 가지에 나눔들을 하고 나서에 느낌은 뿌듯함이 아니라 만족스러움이다. 그냥 별로 한 일도 없는 내 아주 작은 실천으로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다면 내 입장에선 만족스럽다.
배움은 동석 쌤이 말씀하신, 나눔이나 도움은 내가 도와주고 싶다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먼저 도움을 청했을 때 도와줘야 도움이 되고 나눔이 되는 것이고 그 사람이 원하지 않았는데 막 도와주는 건 도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내 비바봉이라는 프로젝트 에세이 끝!!!!!!!!!
아 힘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