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산책]샤르댕 ‘구리 냄비와 세 개의 달걀’
장 바티스트 샤르댕은 1699년 프랑스에서 가구를 만드는 장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화가가 됐습니다. 그는 서민 가정의 일상생활이나 어린이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어요.
샤르댕은 18세기 최고의 정물화가로 불립니다. 시대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한 정물화들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장에서의 귀로’ ‘요리하는 여인’ ‘팽이를 들고 있는 아이’ ‘담배 도구’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귀족들을 위해 신화나 종교적인 그림을 그리던 시대에 샤르댕은 자신이 원하는 그림만을 그린 것이지요.
샤르댕은 집안에 있는 친근한 물건들을 많이 그렸습니다. 이 그림에서는 맛있는 요리를 하는 냄비와 양념통, 계란 등 살아가는 데 하루라도 없으면 불편한 생활도구들이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꼼꼼한 솜씨와 세밀한 관찰력으로 정물 하나하나에 정성을 듬뿍 쏟았습니다. 그리고 잔잔하고 느린 붓질로 물감을 두껍게 칠해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깊고 은은하게 만들었어요.
움직이지 않지만 사용하는 사람의 손때가 잔뜩 묻은 그릇들은 그림 안에서 생명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가족을 대하듯 따뜻한 마음으로 정물을 그렸기 때문일 거예요.
냄비 손잡이를 꼭짓점으로 해 크게 삼각형이 그려지지요? 이것을 삼각형 구도라고 하는데, 이 구도는 감상하는 사람에게 매우 안정감을 줍니다. 구도는 정물이 놓여 있는 전체적인 모양을 말하며 정물화에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의 정물화는 거창한 내용을 그리지 않아도 훌륭한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사소한 몇 개의 단어가 아름다운 시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멋지게 보이려고 꾸미지도 않았고, 애써 과장되게 잘 그리려고 하지도 않았지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화가는 소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림에 손을 대면 물건을 썼던 사람들의 따스한 온기가 전해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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