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북한에 납치된 뒤 탈출하기까지 굴곡많은 삶을 살아온 신상옥 감독이 얼마전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위의 간을 이식받고 새로운 영화인생을 준비하는 신 감독을 이경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신상옥 감독은 요즘 부인 최은희 여사에게 종종 걱정스런 핀잔을 듣습니다.
달갑지 않은 약을 하루 10번씩 먹어야 하다보니 가끔 슬쩍 약먹기를 건너뛰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얻은 간염은 탈출 이후 10여년을 따라다니며 신 감독을 괴롭혔습니다.
누구보다 극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막상 간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누웠을 때 밀려드는 회한에 눈물도 흘렀습니다.
[인터뷰:신상옥, 영화감독] '일을 못하고 죽는다 생각하니까 착잡하더라고...눈물도 났고...'
신 감독에게 간을 나눠준 사람은 사위 서동엽씨.
사위도 자식이라지만 혈육도 쉽지않은 결단을 주저없이 내렸습니다.
[인터뷰:서동엽, 사위] '부모님이니까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지 다른 배경은 없었습니다.'
수술 한 달째, 신 감독은 다시 바빠졌습니다.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는 배우 선발을 앞두고 있고 영화 '징기스칸'의 시나리오도 구상중입니다.
옛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예술적 동반자인 부인과 함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은희, 신상옥 감독 부인] '우리가 하고싶고 또 해야되는 일을 사명감을 갖고 하고 있거든요.'
[인터뷰:신상옥, 영화감독] '죽을 때까지 일하는게 또 편하지...죽치고 앉아있으면 더 빨리 늙지.'
여든 넷의 신상옥 감독.
식지않는 창작열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았습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