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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다리버섯 Laetiporus sulphureus이 산 참나무 위에 높이 돋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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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집에서 어린이들도 버섯을 재배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4월 14일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가정에서 식용버섯 재배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어느 초보자라 하여도 집에서 버섯을 쉽게 재배할 수 있는 버섯배지를 만들어 파는 회사에서는 언제라도 주문에 응할 수 있게 다양한 버섯 종균이 준비되어 있다. 이러한 회사 가운데 미국 워싱턴 주 올림피아에 있는 Fungi Perfecti 라는 회사를 창건한 Paul Stamets는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그 주문이 25%씩 증가하고 있고, 특히 종균 플러그(spawn plug) 판매량도 지난 3,4년 동안 두 배나 늘었다고 한다. 2009년도에만 버섯배지 봉지 2만개를 판매하였고 금년 2010년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버섯 종균 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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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한 표고. 참나무(White Oak)에 작년 2009년 4월에 종균 플러그로 접종하였는데 금년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 세번째 수확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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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가정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는 버섯 종류는 식용버섯으로 표고, 느타리버섯, 핑크색 느타리버섯, 팽나무버섯, 노루궁뎅이버섯, 개암버섯, 볏짚버섯(Agrocybe aegerita), 독청버섯아재비, 잎새버섯, 붉은덕다리버섯, 휘닉스 느타리버섯(Pleurotus pulmonarius), 곰보버섯 등 다양하다. 약용버섯으로 영지는 물론 구름버섯 종균 플러그도 판매한다. 특기할 것은 어린이들이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어린이용 버섯 종균 배지봉지도 있어서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단지 숨 쉴 수 있는 비닐봉지에 톱밥과 나무 부스러기에 풀씨를 섞어 만든 버섯배지 봉지를 열고 정기적으로 물안개만 뿌려주면서 버섯이 돋아나기만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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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한 느타리버섯. 역시 2009년 4월에 개오동나무에 접종하였더니 같은 해 10월에 돋기 시작, 금년 10월에 많이 돋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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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여러 가정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싶다하여 참나무나 다른 활엽수 나무만 확보하라고 이르고 Fungi Perfecti 회사에서 종균 플러그를 주문하여 접종을 도와주었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2009년 4월에 참나무(White Oak)에는 표고를, 개오동나무에는 느타리버섯 종균을 접종하였는데, 2009년 10월에 느타리버섯이 돋기 시작하였고, 표고는 2010년 5월부터 돋기 시작하여 10월까지 세 번이나 돋았다. 한국에서도 그러한 버섯 종균회사가 있으리라고 믿는데 홍보를 통하여 대중화를 더욱 꾀하면 도시 가정에서도 손쉽게 식용버섯을 재배하여 먹는 재미를 톡톡히 볼 수 있지 않을까?
2. 약물과 상호부작용을 일으키는 버섯들
구멍장이버섯과에 속한 버섯들, 이를테면 우리가 흔히 식용하는 잎새버섯이나 붉은덕다리버섯에는 티라민(tyramine)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항울제(抗鬱制 MAOI)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버섯을 식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티라민이 항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혈압을 위험할 정도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티라민은 잎새버섯이나 붉은덕다리버섯 등 구멍장이과에 속한 버섯들에는 물론 우리가 흔히 먹는 치즈나 붉은 포도주에도 들어 있기 때문에 항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식품도 피해야 한다.
또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가운데 잡채에 없어서는 안 될 목이(木耳)는 피의 응고 시간을 늦추어 주는 성분이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목이 먹는 것을 조심해야 되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 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지혈이 잘 안 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3. 재배한 식용버섯도 위험하다?
버섯은 건강에 유익한 양분과 특히 모든 종류의 종양을 억제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버섯 소비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버섯을 이용한 건강보조제 또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개발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식용버섯이라 하여도 많이 먹으면 부작용은 없는 것일까? 지난 2009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라는 잡지에 보고된 핀란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재배한 표고, 느타리버섯, 양송이를 쥐의 몸 무게 kg당 3, 6, 9g 씩 5일간 먹여 본 결과 쥐의 여러 장기에서, 특히 간에서 그 독성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재배한 식용버섯에는 몸의 건강에 유익한 물질은 물론 독성물질과 심지어 발암성 물질마저 함유하고 있다 하면 모두들 놀라실 것이다.
허지만 사람에게 해로운 효과를 미치려면 버섯을 많이 먹었을 경우이다. 그러면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해로울까? 날마다 0.5kg의 버섯을 섭취하였을 때 부작용이 올 수 있다하니, 날마다 0.5kg의 버섯을 먹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재배한 식용 버섯 섭취를 두려워하실 필요는 전혀 없다. 다만, 탐식과 과식은 비단 식용버섯뿐만 아니라 그 어느 식품도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으니, 버섯에 관한 속담, “버섯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기억하면 좋을 것이다.
4. 버섯으로 굶주림을 해결한다?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말미암아 굶주리는 사람들을 먹이려면 앞으로 40년 동안 식량생산을 배로 늘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전자 조작으로 급속한 식물성장과 다수확을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2010년 5월호 Scientific America 잡지에 논의된 것을 보면 여러 다른 실험실에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균류와 다른 미생물이 농산물 생산증가를 위한 대안적 수단이라는 점이다. 자연농업 독자들이라면 모두 다 잘 아시는 사실은 미생물이 식물과 공생한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균근균은 적어도 90%나 되는 지상 식물과 공생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식물의 연장된 뿌리 역할을 하여, 식물이 수분과 광물질을 흡수하도록 돕는 한편, 균근균은 식물로부터 탄수화물을 얻는다. 이렇게 양분 교환뿐만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인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돕고, 가뭄을 견디게 하며, 해로운 병균을 쫓아버리고, 공기로부터 질소 고정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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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비늘광대버섯(임시이름, 한국 미기록종) Amanita flavoconica. 영어속명 Yellow Patches. 이 버섯은 특히 침엽수인 쓰가나무(Tsuga canadensis, Eastern Hemlock)와 공생하는 균근균이다. |
ⓒ www.naturei.net 2010-10-19 [ 최종수 ] |
| | 바닷가나 사막, 오염된 지역의 식물들을 조사해 본 결과, 미생물들이 식물로 하여금 염분에도 견딜 수 있게 해주고, 가뭄과 중금속에도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더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스트레스가 없는 지역에서 사는 식물들로부터 채취한 균근균은 이러한 저항력을 제공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믿기는 식물이 단순히 균근균을 위하여 수동적 기주(host) 노릇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들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균근균이나 미생물들을 어떻게 농업에 이용할 것인가를 연구 논의하였다. 그리고 식물에게 혜택을 주는 균류를 접종하는 것이 유전자 조작으로 종자를 개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을 알아내기도 하였다. 또 농부들은 화학물질을 훨씬 더 적게 사용할 것이다. 균근균은 기주식물(host plants)에 상당한 개량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토마토가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해 주기 위한 실험으로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뜨거운 온천수 인근에서 사는 식물들로부터 균류를 채취하여 토마토에 접목하였다. 그 결과 토마토가 화씨 148도(화씨 120도가 섭씨 50도 정도이니 비교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유전자 조작으로 종자를 개량하지 않아도 균류나 미생물을 이용하여 식량증산을 도모함으로써 세계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의 자부심을 가지고 자연농업 독자들의 정진 매진을 격려해 마지않는다.
5. 갈색부후균이 에너지 갈증을 풀어줄까? 목질계 생물체 연료(lignocellulosic biofuel)를 대량생산하는 일에 가장 큰 장애는 목질재료의 사전처리와 가수분해에 필요한 에너지와 화학 첨가물질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만일 현재 사전처리 기술 가운데 생물학적 분해처리 기술과 방법을 도입한다면 생물체 연료생산 전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와 비용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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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부후균(Brown Rot Fungus)으로 말미암아 죽은나무가 분해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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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가 썩는 과정을 연구해 본 결과 갈색부후균(brown rot fungi)이 나무 세포막의 탄수화물 중합체(重合体)를 빠르게 분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목질계 생물체 연료 생산을 위하여 갈색부후균을 생물학적 사전처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느 숲에나 흔하고 많은 나무 찌꺼기들을 처리하여 목질계 생물체 연료를 풍성하게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6. 금버섯(Tricholoma flavovirens) 식용주의!!! 예전에 나온 버섯도감에 보면 금버섯은 식용버섯이며, 도감에 따라서는 아주 맛이 썩 좋은 식용버섯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식용버섯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가장 맛좋은 버섯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랜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겨 식용하는 식용버섯이다. 이 금버섯은 늦가을에서 서리가 내린 뒤 초겨울에 이르기까지 침엽수(소나무) 밑에서 돋는 자실체 전체가 노란색을 가진 버섯인데 때때로 다발로 많이 돋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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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버섯 Tricholoma flavovirens 이 귀한 사진은 네이버 카페 버섯도감 지기 기쁜소식님이 보내주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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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과에 속한 금버섯은 버섯 전체가 노란 금빛색깔이다. 이 귀한 사진도 기쁜소식님이 보내 주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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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보도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프랑스에서 이 금버섯을 먹고 12사례나 되는 중독사건이 있었고, 그 가운데 3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특히 rhabdomyolysis라고 부르는 근육을 파괴하는 무서운 질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금버섯은 한국에서 출판된 버섯도감에 보면 1988년 판 이지열, 원색한국버섯도감(87쪽), 1991년 판 박완희, 한국의 버섯(63쪽)에 식용버섯으로 나와 있다. 2002년도(23판) 일본버섯도감에도 식용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박완희 2003년도(재판) 한국약용버섯도감(239쪽)에는 “식용버섯이나, disulfiram양 중독 증상이 나타나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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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버섯인 무변색무당버섯 또는 절구버섯아재비 Russula subnigricans 이 사진도 기쁜소식님이 보내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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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근육 파괴 증상이 무변색무당버섯(Russula subnigricans 절구버섯아재비)을 식용하여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일본과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1954년부터 알려져 왔고, 일본에서는 7명이 사망하였으며 2005년 이후에만 4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중독증상을 보면 이 버섯을 먹은 뒤 20-30분이 지나면 오심구토와 설사에 이어 언어장애 및 경련과 눈의 동공위축에다가 어깨가 뻣뻣해지고 요통이 나며 오줌에 미오글로빈이 섞여 나와 검은 색 오줌을 누게 된다고 한다. 심하면 의식을 잃고 심장근육 약화로 인한 심장박동 정지, 마침내 사망하게 된다. 그런데 근육 조직의 파괴는 버섯의 독성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어서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무변색무당버섯은 다행히 이지열, 원색한국버섯도감(189쪽)에 독버섯으로 나와 있다. 정말 야생버섯은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고, 잘 알고 식용해야 할 줄 안다. 자연이 베푸는 무한 혜택을 감사히 받아 누리면서 동시에 자연에 대한 두려움도 느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두려움은 자연에 대한 경외(敬畏)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