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강술래, 천 년의 눈물
(위 제목을 自由文學 '23년 봄호 역사수필 신인상 수상으로 제목을 바꿔 게재 )
11년 6월 파리 드골 공항,
10만 군중이 K- 팝 용사들을 환희의 눈물을 흘리며 맞이했다.
공항로가 마비될 상황까지 이르렀다.
벅찬 이 광경은 유럽 일대를 넘어 지구 끝 남미에 까지 확산되었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이 연출 같은, 영화의 한 단면 같은
상황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유래된 것일까?.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필연적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보게 된다.
중세기 프랑스, 동짓날을 맞은 마을 마다 흥겨운 한판 축제가 시작되었다.
둥근 원을 만들어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고,
노래하며 가족과 이웃의 안녕을 기원했다.
하늘의 달과 별들에게 감사를 드렸다.
이 의식은 이교도(異敎徒)들의 축제였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이 축제의식을 '기쁨의 외침'이라는 뜻의 이름을 붙여
노엘(Noel)이라 하고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무곡(舞曲)은 영국으로 건너가 크게 보급되었고,
캐롤(carole)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캐롤은 또 전 세계로 보급, 찬송되면서 보편화된 말이 되었다.
이 후 ‘크리스마스 캐롤’의 노랫말 ‘노엘’이 되고,
성탄절에 '큰 기쁨, 좋은 소식'의 의미로 불리게 되었다.
민속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형성된 관습적 생활방식이다.
민족 고유의 신앙이나 농경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초자연적 힘에 의지하고 재앙을 면하고자 하는 소박한 염원으로 이루어 졌다.
이러한 특성이 그들에게 쉽게 동화되었으리라.
그러면 처음 이들에게 무곡을 전한 이교도들은 누구이며, 무곡은 무엇인가?.
기원전 3,5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권을 이룬 동이족의 흔적,
‘강을 건너 온 자들’의 어원을 가진 ‘희브리’라는 말의 기원에서 그 원인을 본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온 희브리인들은 부도(符都)의 세상을 꿈꾸었고,
'옴', '도착'을 의미하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어원 유래를 찾게 된다.
이후 이 글에서 유래한 말이 ‘Advent’로
성경에서 대림(待臨), 강림(降臨)의 뜻으로
쓰여 지고, 자신을 가다듬는 절기(節氣)로 삼고 있음을 보게 된다.
400년경 로마제국 등 유럽 남동부를 공략, 이후 140여 년 동안
유럽 남동부와 중부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훈족,
이들은 북방 유목민으로 일명 흉노로 불린 고조선의 후예들이었다.
아틸라 대왕(434~453년 재위)이 이끌었던 병사들의 위세는
유럽 일대를 초토화 했고, 그들의 문명사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고조선의 문화가 이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접목된 것으로 보인다.
아틸라(Attila)는 '신의 징벌'이라는 뜻의 라틴어이고 어원에서 보듯,
유럽 역사상 가장 강력한 통치 기반은 바로 공포 그 자체였으며
신처럼 두려운 존재로 부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틸라가 독살 당한 후, 그 잔존 후예들이 항가리와 필란드, 불가리아로 이동했다.
영국 스톤헨지 근방의 공동 묘역에서 발굴된 두개골변형이
동이족의 전통 풍습인 편두이며, 각궁 등이 출토되었던 상황과 비교된다.
이교도(異敎徒), 바로 이들이 부르는 이교도는 단군 치세의 하늘민족이었다.
그 후예들이 조상의 역사를 읆어 전달한 것이 ‘노래(唱)’이며,
민간전승의 ‘강강술래’였음이 확인된다.
중세기 이전 대륙을 다스렸던 동이족,
이 후 삼국 상황을 맞았고 발해, 고려를 거쳤다.
조선이 건국되면서 한 부류는 또다시 유럽 지역과
핏줄을 찾아 한반도로 나뉘어 대 이동을 시작했다.
한반도로 유입되었던 북방 유랑민들은 고조선의 핏줄을 이은
고구려 조의선인과 신라 화랑의 후예였다.
또한 팔관회를 주도했던 고려의 선인들 이었다.
이들은 문무를 겸전한 특수인들 답게 기마와 궁술에 능했으며,
창(唱)과 가무(歌舞) 또한 특출하여 범인의 경지를 넘었다.
그러나 조선 건국 무렵, 한 핏줄의 온정과 사랑을 기대하며 도래한
이들은 고려 복원 잔존 세력과 동일시되기 시작했다.
한눌의 ‘백정,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에서 보여 주듯,
이들은 조선 5백 년 동안 굴욕의 덧에 갇히고 만다.
이들이 소지하고 외웠던 조상의 노래와 대륙 기반의 역사는 철저히 파괴되었다.
범장(范樟)은 그의 금서에서 산간 곳곳 암혈, 절간에 숨겨진 고사서는
정도전에 의해 불 질러졌다고 증언했다.
1390년 명나라는 조선 건국 전 사신 진자성(陳自成)을 파견,
사전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저잣거리에 사서(史書)를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전, 답 문서 분서는 대륙 기반의 지리 지명을 지우는 데 한 몫을 했다.
세종의 명에 의해 편찬된 신찬8도지리지는
세종실록지리지가 나오면서 없애 버렸다.
전후 30년 역작 세종지리지에 의해 대륙 지명이
한반도로 대거 유입되어 심어 졌다는 의구심은 갖게 되는 부분이다.
1423년 10월 8일, 도래한 북방 유목민들은 세종의 명에 의해
‘백정(白丁)' 이라는 명칭이 부여 되었고,
도성에서 3사(1사= 30리) 거리에 분리 수용되고 감시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들은 노비 보다 못한 굴종을 요구 받았고, 굴욕의 세월을 감내해야 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버들고리를 만들어 팔았고,
악기와 연주, 창, 기마술, 재주넘기, 창칼쓰기, 줄타기, 탈춤 등을 했다.
짐승을 잡았다.
전선이 어지러울 때마다 변방에 끌려가 화살받이가 되었다.
기예(技藝)에 능했던 이들은 때때로 중국 사신을 접대하는 곳인
태평관(太平館)에 불려갔다.
칙사(勅使)를 영접할 때 나례(儺禮:가면극(假面劇))를 준비하여
거행하던 이 곳에서 공연을 했다.
광대는 엄격한 통제하에 놓여 공연할 수밖에 없었음이 확인된다.
‘도감(都監)을 설치하여 이를 상연하였다‘라는
신증동국여지승람 한성부(漢城府) 편의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줄타기, 탈춤 등을 선보인 것은 고난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예로 한층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생사를 가름하는 대륙의 전장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고조선의 기예가 고스라니 전승된 사실적 관계로 보는 것은
범인이 할 수 없는 높은 기능에서 찾을 수 있음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리품이 되어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탈놀이의 역사에서 보듯, 천손민족의 무천(儛天)이었고 민속놀이였다.
조선조는 이들을 백정이라 이름하고 천민들만의 놀이로 둔갑,
비하시켜 대륙 역사를 지우고, 역모를 사전 차단했다.
하늘을 경외하고 창(唱)과 가무(歌舞)를 뽑냈던 천손민족은
모두가 한바탕 어우러짐으로 부도(符都)의 나라를 꿈꾸었고
한(恨)도, 굴욕도 없었다.
가면놀이와 북소리 "얼씨구" "좋다" 추임새만 이어졌다.
창과 탈놀이, 살풀이 굿은 억누를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천손 이야기의 진원지이다.
한(恨)은 단순한 한탄이나 탄식에 그치지 않는다.
가슴에 엉켜있는 이야기이다. 응어리가 되어 터져 나오는 몸짓이다.
아픔과 분노, 절망과 열망, 비탄과 의분의 모든 감정이 함께 뒤섞여 있다.
내재된 영혼의 소리이며,
하늘에 상달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경건한 기도인 것이다.
만년 저쪽 하늘을 우러러 천상의 소리를 이어왔을 백정들,
부도의 이야기(唱)는 잃었지만 유전자 속에 흐르는
그 진한 풍류의 몸짓은 떠나지 않았을 터이다.
하늘만큼의 무게가 한이 되어 우리 지금 그 아픔을 굿하며,
판소리로 열창(熱唱)하고 있음이 아닌가.
시간의 흐름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매개체는 다름 아닌 노래,
전승된 지식의 전파이다.
그래서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이야기는 인간의 삶을 구성하고
더 나아가 역사를 구성하기 때문에 노래를 통해
인간은 정체성을 얻는다고 했다.
폭압 속에서 숨겨 사라져 가는 역사를 몸짓으로 표현해 내는
춤과 노래는 그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함이었을 터이다.
지구의 남단 아프리카 남아공 월드컵 현장에서
치우천황을 상징하는 붉은 악마의 포효가 일어났다.
사물놀이로 전 세계를 진동시켜 동이문화를 각인시켰다.
유럽 문화의 심장이라는 파리에서의 K- 팝의 실체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6월 11일(현지시각) ‘SM타운 월드 투어’공연에서 한 여성 팬이
‘다시 한 번 고마워’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SM측이 1회만 예정했던 공연을 팬들 요청에 따라
한 차례 더 늘린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한 듯하다.
* 10일(현지시각) 파리 제니트 공연장에서 열린
SM 타운 라이브 공연을 보며 한류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설사 그들이 한민족의 처절한 고통과 아픔을 실재하지 못한다 해도
우리가 잃었고, 잊어버렸던 그 정체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리라.
하늘민족의 후예답게 세계의 문화 심장부를 환희의 눈물로 적시어 주고 있다.
1만 년 전 강강술래 이야기는 ‘노엘’을 낳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되었다.
이제 조선 백정의 한(恨) 스러웠던 이 이야기(唱)는
찬송가에 또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
한없이 자랑스럽다.
신시복본 다물흥방(神市復本 多勿興邦), 천손의 건아들이여.
- 한눌의 ‘고대사 메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