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고장, 울산에서 머리털 나고 처~음 보고, 먹어보다. 고.래.고.기. 울산시 남구 신정동, 태화강 태화교 남단.. 다리밑 ㅡㅡ;;
울산 팸투어 첫날일정을 마친뒤 기분좋게 알딸딸한 상태에서 누군가가 외친다. "울산까지 왔는데 고래고기 안먹으면 섭하다"..구우~래~!?.. 호텔 앞 택시를 잡아 타고 밤마실 나온 여섯명의 처녀, 총각, 유부남, 유부녀들...
고래고기 모듬
정확한 기억은 없다. 이미 저녁자리에서 거하게 일잔씩 돌린 상황이기에 알딸딸~을 넘어서 약간은 맛이 간 상태다. 기분좋은 술잔에 정신을 맡겨 놓으니 용기도 백배다. 고래고기를 먹어보자는 일념하에 책임자의 일갈을 개무시하고 정신나간 여섯인간들은 택시를 잡아탄다. 것도 두대로 나눠서.. "어디로 모시까요?" "태화강~ 보트대회장~ 다리 밑이요!" "??" 울산이라는 도시를 처음 왔으니 지리를 모른다. 고래고기는 장생포에서 맛 봐야한다는 말을 들었으나 짐작가는 거리도 아니거니와 알고 있는 거라곤 태화교 아래 난전이 열리는것 뿐이다.
아까부터 날리던 빗방울이 제법 거세진다. 꽉 막히는 시내를 금방 벗어나니 시원하게 뚫린길을 달린다. 앞유리에 부딪히는 빗줄기는 여섯일당들의 앞날을 예고 하는듯 하고.. 암튼, 우짜저짜 도착한 태화교 아래, 강가의 맨끝에 자리를 잡는다. 고래고기라.. 당췌 무슨 맛일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다리없는 음식은 즐기지 않으니 그 대표 메뉴가 생선 되시겠다. 더 깝깝한 건 가시 발라 먹는데 승질만 돋군다는것. 그런데 거기에 듣보잡 고래고기라니.. 다리밑 난전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가격표!! ㅎㄷㄷ.. 우라지게 비싸다. 동행하신 유부녀님이 쏘신댄다. 오~!역시, 술발은 사람을 수학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특효약이다.
고래고기가 왜 이리 비싼고 하니 고래잡이가 금지 되어 어떤 식으로든 고래를 잡을 수는 없고 지금 맛 볼 고래고기는 옴팡지게 재수가 없어서, 잡어 잡겠다고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이미 수장당하신 고래거나 또는, 너무 연로 하셔서 자연스럽게 돌아가신 고래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귀한 고래고기이고, 처음 발견한 사람은 해양경찰서에 신고를 해야만 고래는 시중으로 돌아 다닐수 있는거다. 저렴한거로는 몇백, 비싼거로는 몇천만원이 넘게 거래가 된다 하니 바다의 로또가 맞긴 한가보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 '그 귀한 고래고기를 이런 다리 밑 난전에서??..그렇게 많이들 돌아가신다는 건가?' 그러나 그도 잠시, 술에 젖으면 모든게 용서가 잘 된다. 희한하게 이해가 잘되고, 마음도 참 넓어진다. 양도 많고, 다양하다는 모듬으로 주문한다. 다만, 제일 비싸다.
주문한 고래고기가 나올때까지 잠깐의 딴짓, 울산의 장생포가 왜 고래의 고장이 됐는가? 옛 부터 장생포는 고래잡이를 업으로 살고 있었으며, 그러다 러시아의 포경회사가 태평양 일대에서 잡은 고래를 산채로 운반하기가 어려워 부위별로 잘라 보관을 하는 해체작업을 할 장소를 ?았는데 그 자리가 지금의 장생포인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히 장생포는 고래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러다 1986년 국제 포경위원회에서 멸종되가는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상업포경을 금지하게 된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미 돌아가신 고래를 드시고 있는거다.
짜잔~! 드뎌 나온 고래고기, 큰 접시에 제법 푸짐해 보인다. 고래육회가 한가운데 배와 잘 버무려 자리하시고 빙 둘러 앉으신분들 모두가 고래고기 부위다. 소스만 6가지다. 소금, 고추장, 참기름고추장, 고추냉이, 된장 그리고 초고추장이다. 횟감은 고추냉이와 참기름 고추장, 초고추장을 찍어 먹고, 나머지 수육은 알아서 입맛대로 즐기면 되신다. 우네를 시작으로 횟감과 오베기, 위와 살코기, 고래껍질과 뱃살에 이어 콩팥과 창자까지 빙 둘러 서고, 총각 한분이 겁 없이 창자하나를 집어 드시더니...@@;; 그 다음부터는 젖가락질은 하지 않는다. 소주잔을 들고 위하여를 외친 후, 살코기 한점과 한잔, 육회 세점과 세잔, 뱃살 한점과 한잔, 오베기 한점과 한잔, 그리고 김치한조각과 한잔. 고래고기, 머리털나고 처음 보고, 처음 먹어 본 고래고기의 총평은.. 나에겐 맞지 않는다! 가 결론이다.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다는데, 개뿔~ 녹기는 커녕, 목구녕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그 뭐라해야 하나, 독특한 그 향, 톡 쏘는 듯한 그 향이 영~식감을 자극하지 못하는 것이 어울리지 못할 음식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얼씨구~! 또하나의 총각은 연신 집어 드신다. 무지 맛있단다. 살살 녹으면서도 고소하단다. 입맛이야 생긴거 다르듯 제각각이니 내 입맛이 표준은 아니라는 야그고, 맛있게 먹는 총각은 꽤나 ?찮은 맛이라는 평을 내린다.
바로 옆으로 떨어지는 빗줄기 소리를 들으며 한잔 두잔 기울이던 술잔이 어느? 해롱의 경지까지 이르니 이제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울산의 택시를 부르려 생지랄발광을 했건만, 단 한대도 콜이 되지 않는다. 30여분을 빗속을 이리저리 미친 개모냥 뛰어 다니다 보니 모두가 시궁창 쥐가 되갈 즈음, 용감하신 우리의 유부녀님은 "여기 서 있으면 택시가 오냐?" 하시더니 다시 빗속으로 유유히 사라지신다. 10여분 후, 다리밑에서 손짖하시는 님, 가보니 다리 밑 콘테이너 박스로 된 기동대 사무실로 쳐들어 가셨단다. 그리곤 택시 부르라 하셨단다. 기동대원님의 벙~찐 표정이 상황의 꼴때림을 그대로 보여준다. "참~ 대단한 님 이시다. 존경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무지 친하게 지내고 싶다. 최소한 어디가더라도 굶어 죽진 않을것이 확실한 분이다." 먼저 대단한 님을 택시에 보내고 다음 택시를 기다린다. "저 분은 누구세요?" 기동대원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안했다. 하기사, 이 늦은 오밤중에.. 비는 내리는데 밖에서 웬 여인네의 목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웬, 홀딱 젖은 귀신차림의 여인네가 서 있었으니... 그 님의 모습을 본 기동대원의 마음은?... 암튼, 그 대원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__)
그렇게 해서 울산의 오밤중 고래고기 먹어보기는 끝이 났다. 울산의 추억을 깊이 새겨주신 함께하신 다섯분께 감사드리고, 대원분께 감사를 드린다.
고래고기 난전 주인장이시고, 주방장이시고..^^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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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같이가기루해놓고선 로비에서 30분넘게 기다리고..ㅡㅡ
호텔 앞에서 30분을 횡설수설 옥신각신 하다가 택시타고 갔다니깐~!^^
둘이 서로 어디 계신 거예요?
귀신차림... -_-;;;; 안그랬으면..우리 거기서 정말 귀신되었을지도....
뷸님 덕에..그래서 친하게 지내고 싶고, 존경하고 싶고, 그렇다니깐~!^^
오호...역쉬 미인계는 전국 그 어디서건 어떤 상황에서건 다 통한다~!!!!! 대애단한 6분 이셨고마.....그런데 울산 강남에 코스로 나오는 이름난 집 있는 데....하기사 그 곳은 정말로 비싸 아마 6분 갔으면 몇십마넌....ㅠㅠ
아, 미인계...그 친구 겁 많이 먹었던데요.....
-_-;;;; 겁먹을 아자씨들 아니었거든요!!!!! 등발들 좋던데...
고래고기 드셨어요? 족발처럼 왠지 쫄깃쫄깃 맛있을것 같아요.
족발하고 비교가 안 되지라~~~ 적당히 기름지고 쫄깃쫄깃하고....그 중에 제일은 육회라.....나는 86년도 전에 마이 묵었어라~!!!!!!
근데 왜 저는..도저히..넘 느끼한것이....
어릴 적 우리는 이리 즐겨 불렀다요....`서울내기 다마내기 맛 좋은 고래고기....`ㅋ 연유는 몰라유~??? 그런디 저 맛을 아는 이는 없어서 못 먹는데.....서울선 구경도 못하니 부산 가면 그래도 일회용 접시 아주 납작하게 깔아주는 게 5마넌.....넘 비싸~요~!!!!! 그래도 울 아들 넘 작년 여름에 델구 갔다가 고래고기 맛 좀 비 달라 해서 비 줬더니 세상에 이런 불효 막씸한 넘 같으니라구....이 에미 한점 묵어보라고도 안 허고 지 혼자 잘 처 잡숩디다요....ㅋㅋ
독특한 그 향...적응 안되던데요. 후나는 고래 한점 먹고 밤새 설사 했다는 근거있는 소문이..ㅋㅋㅋ;;
배신자들~~!!! 바담언니 따라 로비 내려갔더니 휑~~~한 바람만...
맞아 배쉰자들..ㅡㅡ 나하고 쭌이는 그것도 모르고..
아 뭐야~! 한참 기다리다 내려올 사람 없다길래 갔구만 ㅡㅡ
그래 내가 직일... 나에게 돌을 던져라.. 팔렐레하고있었거든... -_-;;;;
아... 먹고 싶다... 힘이 넘치는 우리 기자단 여러분... 맛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