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모임 100-95편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요
윤명지
윤명지 선생님 실천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눠 소개합니다.
1.
삶이 어려워도,
나를 이해해주는 그 한 사람이 있다면 살아갈 만합니다. 해볼 만합니다.
하지만,
사회사업가가 그 한 사람 되기는 어렵습니다.
직장인으로 업무 시간 외에 관계하기 어렵습니다.
쉽게 보직이 바뀌니 오래 지원한다는 보장이 없어
장기 계획 따위 세우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뢰하는 사회사업가의 제안이라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모임에 참여할 겁니다.
믿음직스러운 사회사업가가 주선하는 만남이라면 조심스레 나설 겁니다.
솔직한 심정은 이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떤 상처가 있는지 깊이 알아보지도 않고,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무거웠던 첫 만남을 마쳤습니다.
“이사 간다고 해도 여기 동네에 살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여기에 그냥 머물고 싶어요. 보라매동이요.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앞에 앉아있는 사회복지사 두 명을 가리키며)들이 있잖아요.”
강 선생님의 말씀에 놀랐습니다.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회복지사들인데,
저희 때문에라도 여기에서 머물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직 무언가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만나기로 한 약속만으로도 설렌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만큼 누군가가 절실했던 걸까요?
강 선생님은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어줄 사람,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당신 스스로는 계기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딱 그때 만난 사회복지사들이 계기가 된 것이었을까요?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까맣고 긴 터널 속에서 아주 작은 한 줄기 빛을 본 듯했습니다.
멀게만 느껴져도 그 빛을 따라가야겠습니다.
2.
내일 이어지는 글은,
그런 신뢰하는 사회사업가가 제안으로
당사자를 위해 만든 주민모임 이야기입니다.
*
특히, 지역복지팀과 같은 업무로 주민모임을 담당하는 사회사업가라면,
이런 과정을 잘 살펴야 합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시민활동가가 아닙니다.
당사자를 생각하지 않는 주민모임은 한계가 많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사업가로 헛헛할 겁니다.
약자를 돕겠다고 사회복지학과에서 사회사업을 공부했는데,
현장에서는 써먹지도 못하고, 다시 새로운 외부 방법을 가져와 적용하니...
사회복지사로 자존심이 상하기도 합니다.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의 환경으로서 지역사회(지역주민)를 생각하고,
당사자를 위하여 지역사회를 조직합니다.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요>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멋쟁이 아저씨와 만 원의 초대 읽으면서 자동으로 미소 지었습니다.
'그 한 사람'에게 가는 징검다리로 '그 한 사람'!
<“이사 간다고 해도 여기 동네에 살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여기에 그냥 머물고 싶어요. 보라매동이요.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앞에 앉아있는 사회복지사 두 명을 가리키며)들이 있잖아요.”>
< “(이날을) 기다렸어요. 먹어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어요. 이렇게 모여서 먹으니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강 선생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쾌적한 집보다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고 관계할 사람이 있는 곳이네요.
먼저 손 내밀어 줄 사람을 오래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사회복지사가 관계의 시작이 되는 모습,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주민모임 100편 읽기 아흔 다섯 번째 글,
윤명지 선생님의 실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선배 사회사업가들의 실천 사례들이 떠올랐습니다.
지역에서 술 드시고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복지 기관의 사회복지사와 만났으나
선배 사회사업가는 그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꾸준히 만나서 신뢰를 쌓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점을 찾아내는 일에 집중했고, 해 볼만한 일을 제안하거나 모임을 꾸리게 도왔습니다.
그런 선배 사회사업가들의 과정이 명지 선생님의 글에도 보였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드러난 선생님의 진정성을 강씨 아저씨도 알아준 것이 보였습니다.
내 삶이 어렵고 힘들어도, 나를 생각해주는 그 한 사람이 되어 주고,
나아가 두 사람, 세 사람으로 점점 넓어지게 연결시키려는 그 마음이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사업가로써 자세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사회사업가로써 마음을 품고 한 걸음씩 나아가주어 고맙습니다.
널브러진 옷을 정리할 힘마저 없었던 강 아저씨의 삶에 단지 대화할 누군가가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첫 요리 모임에서는 해본 적 없는 칼질과 설거지에 대한 두려움에 선뜻 나서지 못하셨지만 돕는 누군가가 있으니 조금씩 나아갑니다. 강 아저씨의 음주 어려움이 해결되어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일지 모르나 중요한 건 끝에 존재하는 빛을 본 것이겠지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삶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었으니 말입니다. 귀한 실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 그게 윤명지 선생님이신 것 같습니다. 약점보다는 강점을 바라보셨습니다. 강점을 바라보며 귀하게 대하니 당사자도 아십니다.
이렇게 귀하게 대하니 다른 주민들도 당사자를 귀히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약하게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연락 안부가 쌓여 당사자를 귀하게 여기는 일이 됩니다. 조심스레 한 분 한 분 관계를 주선하다보면 어느새 풍성해져 있을 당사자의 삶이 기대가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