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또 다른 용기
일요일 오전 11시
모교인 대송고에서 입학식이 있었다.
많은 분이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이곳 배움의 터전인 대송고를 찾게 되는데
오늘 입학생 중에서도
유독 내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주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계속 아롱거린다.
아들, 딸 다 키우시고
손자, 손녀까지 어른이 됐을지도 모를
만75세가 되셨다는 김수본 할머니.
박병규 학생회장의
축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에
우동기 교육감님이
첫눈에 알아보고는 즉석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소개를 해주신다.
내일 학교에서 초등과정을 마치고
내일 학교에서 중등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대망의 고등학교에 입학하셨다고,
대단하시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가지지 못하고 배우지 못해
사회로부터
알게 모르게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묵묵히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셨을 할머니
한 송이 들꽃처럼 모진 비, 바람에도
오랜 세월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고 이곳 대송고까지 용케도 찾아오셨다.
예전에 신문 투고란에서
우리말인 한글조차 까막눈이라
군대에 갔던 아들이 보낸 편지도 직접 읽지 못하고 남에게 부탁하셨다는
어느 어머니의 수기를 읽고 눈물을 글썽이며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이분들에게 최소한의 교육을 국가에서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김수본 할머니에겐
비록 내세울 학력이 없을지라도
인내, 용기, 강인함 등 진정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있어서는
결코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인생의 대선배님이시며
이 시대의 진정한 어머니이셨을 할머니
대단하시다.
우리는 할머니의 정신을 존경하고
본받아야 함에 있어서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으실 것 같은 할머니이시다.
우리 모두
할머니의 삶에 찬사를
할머니의 용기에 박수를 드려야 할거 같다.
참고로
내일 학교를 소개하자면,
대구 내일 학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을 위해
마련한
초, 중학교 학력 인정 교육프로그램으로
초등과정은 주당 3회 6시간
중등과정은 주당 3회 10시간으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를 수업한다
학기 초 진입 진단평가를 통하여
초등과정은 1년
중학과정은 2년으로 운영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다.
현재
초등과정은 5개 기관
(명덕초, 달성초, 성서초, 금포초, 야간으로 시립중앙도서관)
중학과정은 1개 기관
(제일중)에 설치되어 있으며
학습자들의 평균 연령은
초등과정은 68세
중학과정은 66세로
60대 이상이 81.5%를 차지하고 있다.
(봉이의 삶의 이야기)
첫댓글 우동기 교육감님이시네요, 고향 동문 선배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