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몇년만에 첫 해외트레킹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부산에서 뉴카벨리아를 타고 후쿠오카의 하카다 항으로 향했습니다. 밤이라 일부는 술판을 벌리고 일부는 자면서 다음날 하카다항에 도착했습니다.
첫날은 다카치협곡을 보고 다음날은 가라쿠니다케(韓國岳)을 올랐습니다. 산 이름이 한국악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여행사 사장님 말씀이 가락국을 일본식 발음이 가라쿠니인데 이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고 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총무님의 성화에 일지를 쓰기는 쓰는데 아무리 제 글 실력이 좋다고 해도 그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함에 있어서 카페에 올려놓은 사진 한장을 당할 수는 없을 겁니다.
첫날 본 협곡이 지구의 유구한 역사를 보여주었다면 둘째날 본 가라쿠니다켸는 지구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거대하고 나이가 46억살이 되었으면서도 아직 살아 숨쉬며 우리 인간에게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주는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신비하고 거대한 지구에 붙어사는 한갓 미물에 불과한 존재가 아닐까요?
등산은 예상보다 편안했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했던 산행에 비하면 트레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본 장면은 그 어느 장엄한 산에 못지 않았습니다. 신비한 소리를 내며 뿜어져나오는 연기와 유황냄새는 신비함과 함께 두려움까지 느끼게 했습니다. 가라쿠니다케 정상에 오니 예상했던 대항지(大港池)만 아니라 바로 아래 거대한 분화구와 조금 떨어져 펼쳐져 있는 여러 분화구들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 왔습니다. 가라쿠니다케를 내려와 대항지 오름을 눈앞에 두고 모두 모여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도 쏠쏠했고 대항지를 돌면서 가라쿠니다케의 웅장한 모습을 보는 것도 일품이었습니다.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일본인들과 스쳐지나면서 곤니찌와를 수없이 주고받았습니다. 어떤 때는 곤니찌와에 안녕하세요로 답하는 일본인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웃임을 느끼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같은 지구의 같은 구석에 같이 사는 우리와 일본이 오늘 만난 이들처럼 사이좋게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의 자녀들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등산팀은 이구동성으로 감동이었다는 평이었지만 관광팀은 우리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야간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요?
오늘 저녁은 고기 부페에서 거하게 먹었습니다.
내일은 마지막 날인데 멋진 마무리를 기대해 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문화가 다른 곳에서 4일동안 건강 잘 챙기신 어르신님들 감사합니다. 아마 이런 것이 산악회의 기본 자산 인가봅니다. 총장님 귀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