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념을 함으로써 찻잎 속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이 손상된 조직 틈으로 밖으로
흘러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념을 마친 잎입니다.
유념을 하기 전의 잎, 즉 살청잎은 저렇게 손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념을 하고 나면 찻잎이 손에 아주 잘 붙습니다.
찻잎에서 뭔가 접착성이 있는 물질이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팩틴이라는 것으로 당의 일종입니다.
이 물질은 위에서 본 것처럼 접착성이 있어서 손에도 붙고
나중에 긴압을 할 때 수증기를 쪼이면 찻잎끼리 서로
잘 붙는 풀 역할도 합니다.
찻잎에서 흘러나온 팩틴 때문에 손에 찻잎이 붙는 것이
눈으로 보입니다만, 팩틴 말고도 다른 화학성분들도 이처럼
유념을 거치면서 밖으로 흘러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유념이 잘 되어야 우리가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산을 다녀보면 잎을 크게 따는 곳이 있고,
어리게 따는 곳이 있습니다.
잎의 채엽기준에 따라 유념하는 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공책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차산에 가보면
농부들이 가공책에 나온 대로 일을 합니다.
물론 아주 간혹 이론과 다르게 가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살청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털기만 하던 여성처럼요.
이 여성은 가공책에서 말하는 대로 가공법을 바꾸면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가공책에는
잎의 채엽기준에 따라 유념을 달리 하라고 하는데요,
이무처럼 잎을 크게 따는 곳,
노반장처럼 잎을 어리게 따는 곳...
정말 유념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잎을 크게 따는 지역은 잎이 솥에서 나와서
펄펄 끓을 때 바로 유념합니다.
정말, 저 상태에서는 눈물나게 뜨겁습니다.
건문씨처럼 자극에 단련된 손이나 되니까
뜨거운 잎을 바로바로 유념하지 우리같은
도시 사람들의 야들한 손은 견디지 못합니다.
그런가하면
노반장처럼 잎을 어리게 따는 데는
살청을 마친 잎을 멍석이나 대나무 바구니에
퍼놓고 한참을 기다립니다.
정말, 처음 노반장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전에 갔던 데는 전부 살청을 마치면
바로바로 유념을 했었는데, 노반장에 가니
살청한 잎을 대나무 바구니에 담아 놓고
유념할 생각을 않고 밥 먹고, 술 마시고 있는 겁니다.
왜 저러고 있나, 빨리 유념을 해야지... 하고
안달을 냈지만, 사실은 우리가 몰라서 그런 것이지
노반장처럼 잎이 어리다면 뜨거울 때 바로 유념하지 않고
조금 식혔다가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댓글 아~~~고!
기다리다 숨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