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양(哀絶陽)＜丁若鏞＞

[이계묵]

*애절양(哀絶陽)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舅喪已縞兒未操(구상이호아미조)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蠶室淫刑豈有辜(잠실음형기유고)

閩子去勢良亦㥻(민자거세량역척)

生生之理天所予(생생지리천소여)

乾道成男坤道女(건도성남곤도녀)

騙馬豶豕猶云悲(편마분시유운비)

況乃生民思繼序(황내생민사계서)

豪家終歲奏管弦(호가종세주관현)

粒米寸帛無所損(입미촌백무소손)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丁若鏞>

갈대밭 마을 어린 아내의 긴 통곡 소리!

관청의 문을 향하여 통곡하다 하늘 보고 울부짖네,

전쟁에 나간 지아비 돌아오지 못할 수는 있어도

남자가 자신의 생식기를 잘랐단 소리 들어보지 못하였네

시아버지 삼년상 이미 지냈고, 아이는 아직 젖 물도 안 말랐는데

조(祖), 자(子), 손(孫), 삼대(三代)의 이름이 군보(軍保)에 모두 실려 있네.

관청을 찾아가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구간의 소마저 끌고 가버리네

남편이 칼을 갈아 방에 들어갔는데 자리에 피가 가득

자식을 낳았기에 액을 만났다고 스스로 한탄하네.

잠실음형은 어찌 죄 있어선가?

민(閔)나라 자식의 거세도 정말 또한 슬픈 일이네,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이치는 하늘이 준 것이고

하늘 도(道)로 아들이 되고, 땅의 도(道)로 딸이 되네

거세한 말과 돼지도 오히려 슬플터인데

하물며 대(代)를 이어갈 백성들은, 오죽하겠는가?

부호들은 일 년 내내 풍악을 연주하면서

쌀 한 톨, 비단 한 치 바치는 일 없으니

다 같은 백성인데도 후박(厚薄)은 어찌 이렇게도 다른가?

객창에서 시경 시구편을 거듭거듭 외워보네.

이 시(詩)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칠언이십행(七言二十行) 평기식(平起式) 사회고발성(社會告發性) 개탄(慨嘆) 장시(長詩)다. 다산(茶山)의 목민심서(牧民心書) 참정(簽丁)에 보면 이 시(詩)를 쓰게된 동기(動機) 까닭이 언급(言及)되어 있다. 계해년(癸亥, 1803) 가을에 전남강진(全南康津)에 있으면서 지었는데, 그때 갈대밭(蘆田)에 사는 백성(百姓)이 아들을 낳은지, 사흘 만에 군적(軍籍)에 편입(編入)되고, 이정(里正)이 소(牛)를 빼앗아 가니, 그 백성(百姓)이 칼을 뽑아 자신(自身)의 양경(陽莖)을 베어버리고 내가 이것 때문에 이러한 곤액(困厄)을 받는다고 했다. 그의 아내가 양경(陽莖)을 가지고 관청(官廳)에 나아가니,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통곡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해보았지만 문지기가 막아버렸다. 내가 이 이야기를 듣고 이 시(詩)를 지었다. 조선시대(朝鮮時代)의 나라의 군정문란(軍政紊亂) 무법천지(無法天地) 병폐(病弊)가 고스란히 들어나고, 백성들의 곤고(困苦)한 생활상(生活相)이 시(詩)속에 묻어나고 있다. 사내 아들을 낳으면 군적(軍籍)에 올리고 아들 숫자에 따라 세금을 물리고, 세금을 내지 못한 백성들은 키우던 소도 빼앗아 가니, 악에 받친 백성들은 이렇게 자기 양물(陽物) 남근(男根)을 잘라버리며 통곡(痛哭) 절규(絶叫)하고, 그의 아내는 관청으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남편의 양물을 들고 절규하는 모습을, 실학자(實學者) 다산(茶山)이 어찌 그냥 못 본체 지나가겠는가? 백성들을 이렇게 착취하는 사대부(士大夫)들은 쌀 한 톨 세금도 내지 않고, 사시사철 1년내내 풍악을 울리며 노세! 노세! 타령이니, 이러다가는 이 법을 고치지 않으면 나라 백성이 다 죽거나 도망가서 나라가 망하겠다고 국정문란(國政紊亂)을 개탄(慨嘆) 고발(告發)하고 있다.

”애절양(哀絶陽) 시(詩)는 황구첨정(黃口簽丁)과 백골징포(白骨徵布) 폐해(弊害)의 극치(極致) 말하고 있다. 황구첨정(黃口簽丁)은 젖먹이 어린애까지 군적(軍籍)에 올려 군포(軍布)를 징수(徵收)하던 횡포(橫暴)이고, 백골징포(白骨徵布)는 죽은 사람도 군적(軍籍)에 올린 횡포(橫暴)였다. 16세에서 60세까지 남자(男子) 장정(莊丁)에게 부과(賦課)된 군정(軍政)의 경우 에도 양반(兩班)들은 면제(免除)되었다. 이런 불평등(不平等) 속에서 백골징포와 황구첨정이 비일비재(非一非再)했으니 백성들은 살길이 없어 도망치거나, 유민(流民)으로 전락(轉落)했다. 어느 시대나 세금 폭정 정책은 호랑이보다도 무섭다고 했다. 지난 정부 개별공시지가(個別公示地價), 폭증(暴增) 정책(政策)으로 민심(民心)은 세금폭탄(稅金爆彈) 정책이라고 원성(怨聲)이 높았다. 개별공시지가는 양도소득세(讓渡所得稅), 증여상속세(贈與相續稅), 국세(國稅), 재산세(財産稅), 취득세(取得稅)는 물론 개발부담금(開發負擔金), 농지전용부담금(農地轉用負擔金), 건보세(健保稅)등을 기준(基準)으로 산정(算定)하는 기초자료(基礎資料)로 활용되기 때문에, 매년(每年) 올리는 개별공시지가(個別公示地價), 상승 폭증(暴增)은 국세(國勢)나 지방세(地方稅)도 연동(連動) 상승(上昇)으로 폭증(暴增)으로 이어져서 예나 지금이나 서민(庶民) 약자(弱者)는 다산의 애절양(哀絶陽) 시(詩)처럼 나아진 것도 없이 어렵고 살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은 다산의 애절양(哀絶陽) 시(詩)로 반추(反芻)해 보았다.

여여법당 화옹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