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밀란 쿤데라가 사망하였는데,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해주신 것 같다.
덕분에 정말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안나 카레리나를 읽고 이 책을 읽었던 것은 나에겐 운이 참 좋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의 폭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사상은 죄가 없고, 세상에 완벽한 사상도 없다.
공산주의는 의도와는 다르게 민주와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프라하의 봄을 짓밟던 소련, 자치구를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 3대 세습의 북한 등을 보면 딱히 틀린말도 아니다.
토마스는 여성편력이 있는 자유 영혼이지만,
테레사만큼은 끝까지 놓지 못하고
결국 같이 죽음까지 맞이하게 된다.
그에게 테레사는 어떤 존재인가?
여러 개의 우연으로 만난 테레사는
인간들에게 주어지는 국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우연히 나고 자란 곳
이리저리 떠나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돌아가고 싶어지는 곳
사비나처럼 진저리치고 아예 떠날수도 있지만
조국의 꼬리표는 의도와는 다르게 뗄 수 없다.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부모도 자식을 선택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국가와 개인의 연결고리
테레사가 어머니를 애증하는 것처럼
사비나가 아버지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조건이나 비판없이 주인과 평생을 함께하는 개 카레닌처럼
그런것 같다.
조국이라는 것은 참 어쩔 땐 지긋지긋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토마스를 보며 정원사로 생을 마감한 푸이가
감옥에 다녀온 이재용이
문득 생각났다.
(갑자기 더없이 가벼워진다. 푸이에서 이재용이라니)
국가의 상황에 따라 개인의 삶이 요동치는 걸 보면,
인간은 참으로 가벼운 존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