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증후군
김종휘
아들 부부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아내는 옆방 침대에서 숙면 중이다
석양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밤새 기침을 하거나
배가 고프다고 떼를 쓰거나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렴
그럼 사람들이 너랑 놀아 줄 거야
심심한지 석양은 서쪽 하늘에
모네의 정원을 그려 놓고
그 정원으로 들어가 고양이와 놀고 있다
모네의 정원에 들어가고 싶은데
석양은 그림들을 둘둘 말아 안고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데
내 기억은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지
그에게 물었어야 했다
석양이 떠난 창가에
어둑거리며 찾아드는 절름발이 그리움
밤새워 골목을 떠도는 길고양이처럼
나는 기억의 끈을 찾아 헤매느라
책장에 꽂힌 책들을 다 펼쳐 보고 있다
*아들 부부가 집으로 돌아간 적막한듯
아닌듯 시치미떼고 있는것으로
이 시는 시작한다.
석양에 접어들어 햇살이 그리운 나이
아프다고 꾀병이라도 부리면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달려올까
석양조차 고양이와 노느라고 사람에겐
눈길주지 않는다
오죽하면 절름발이 그리움이라 하지 않겠는가
메비우스의 띠처럼 기억의 끈을
찾아 책장의 책들을 펼치는
황혼이 고요하고 아름답다.
카페 게시글
좋은시 감상
석양 증후근 / 김종휘
신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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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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