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업자를 선정해야 쏙을 썩지 않고 좋은 집을 만들어 낼 것은 명확하다.
그 바닥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인맥이 없었으므로 맨 땅에 헤딩하며
그야말로 행운이 따라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업무나 일처리 스타일은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멀다.
추진하기로 맘먹은 것은 빠르게 추진하는 편이다.
혹시 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잘 감수하고 포기도 빠르며 또 고칠 수 있다고도 믿는다.
그러 성향으로 인해서 이 번에도 여러 가지 공사상 불이익을 당하는지도 모르겠다.
집 골조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기 시작해서 결정하기까지 2달 걸렸다.
고민의 시작은 물론 최소비용으로 지으려니 생기는 것이었다.
집을 지으려면 최소한 일 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난 그렇게까지 신중한 편이 못된다.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산다' 주의~~ㅎ
황토벽돌로 할까, 스틸로 할까, 샌드위치 판넬, 아님 콘테이너 주택으로 할까..
첨엔 가장 저렴할 것 같아 콘테이너 주택을 생각했다.
기존에 컨테이너가 있으니 2~3개 더 붙여서
사각의 기하학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집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콘테이너 주택(외국 사례들)들의 견본을 보니 그 단아함이 매우 구미가 당겼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것도 일반 황토주택이나 조적주택과 비용이 엇비슷했다.
그렇다면 굳이 단열성이 낮은 콘테이너 주택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황토벽돌집인데, 최고의 친환경 집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기적으로 보수해야 하다는 말을 들으니
노후에 그 번거로움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나무와 흙만 보이는 곳에서 또 흙으로 집마저??~~
언제나 똑같은 풍경에 집마저 변화가 없어 너무나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에 황토는 일단 제외...
어쨌거나 골조재료에 따른 건축업자들에 골고루 전화를 해서 견적을 의뢰해 보았다.
특별히 매우 비싸거나 매우 싸지는 않았다. 대게 비슷한 견적을 내어 놓았다.
어쨌거나 건축비는 골조 자체보다는 여러 가지 내외장재의 수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친환경 무기질 벽돌 alc로 결정했다.
이제 골조를 결정하니 업자를 선정해야 했다.
alc 블록은 쌍용과 벽산에서 출시하고 있었다.
경북 소재 alc시공업체를 검색하니 두 군데가 나왔다.
그 중 경산 소재 업체는 쌍용을 포항소재 업체는 벽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포항소재 업체는 청송지점이 있었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그러나 경산소재 업체는 다음이나 네이버에 거론이 될 정도로
상당히 지명도를 갖고 있었다.
두 업체 모두 홈페이지를 갖고 있어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어느 모로 보나 경산의 업체가 경험도 풍부하고 콘텐츠도 알찼다.
그러나 워낙에 작은 집을 시공하려고 생각하니
지역기반 업체가 나을 것 같아 청송지점에 먼저 전화했다.
나이는 지긋하게 느껴지는 목소리였으나 매우 친절한 톤이었다.
경산의 업체는 상당히 젊게 들렸고 필요 없이 오버하지는 않았다.
집에 대한 개략적 설명을 하고 공사비를 조율하니 청송의 업체는
경산의 업체보다 30% 싸게 제시했다.
경험과 기술이 경산업체가 여러모로 나을 것 같아 잠시 고민은 되었으나
가까운 곳의 업체가 여러모로 편리할 것 같아 청송업체를 만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가 제시한 건축비는 전에 5개의 업체와 전화로 상담한 것 중 가장 저렴한 비용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으론 건축비 절감을 이유로 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은 아닌 것 같다.)
업자는 처음엔 내가 원하는 사양을 많이 배려하는 척했다.
그러나 그는 역시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가이고
특유의 수완을 발휘해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 낼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계약이 성사될 것 같으니 점 점 자신의 요구 사항을 슬쩍 내어 놓기 시작했다.
그것을 눈치 챘지만 웬지 난 나의 선택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
컨테이너 부착 의도가 자꾸 발목을 잡는 것이었다.
집의 마지막 작업인 콘테이너 부착(추후 업차의 요구에 의해 철회하게 되지만)은
그 작업 자체가 매우 까다롭고 번거로우며 업체의 비용이 추가로 드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사업가적 기질(일종의 사기성 기질)은
내외장재 등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는데,
난 다른 것은 몰라도 창호만큼은 원목으로 하고 싶어서
사이즈나 자재 종류, 가격 등을 조율하는데
사장은 의외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처럼 자세한 정보를 전혀 모르고
매번 자신의 직원들한테 전화를 거는 것 마냥
어딘 가 전화를 걸어 “김이사!~~~~” 또는 “이 전무, ~~~~~”하면서 정보를 요청했다.
음~~
급기야 나는 전 날 만든 내 외장재 자재들을 명시한 표를 내어 놓고
자세히 항목을 명시해 쓰면서 가격을 조율하자고 사장에게 제안했다.
그래도 얼버무리며 대충 넘어가려 했다.
참으로 답답했는데, 경북의 관행이 그렇다고 하니
무리한 요구를 하기가 참으로 난감해 그냥 존중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그냥 굵직한 선택사양만 명시하고 총 면적에 대한 토탈 건축비만 결정하고 계약을 완료했다.
이후 두루뭉실한 계약으로 인한 갈등은 없었지만 공사와 관련해 난 엄청난 맘고생을 해야 했다
업체 사장은 독립군이었다.
포항 사무소며 청송지점이며 하는 것은 전부 영어 표현으로 “Bullshit"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처음 마주했던 날, 전화할 때 “김이사!~~~~” 또는 “이 전무, ~~~~~” 등의
호칭을 일부러 부르며 큰 회사 사장인 양 허세를 부렸던 것이다.
직원 한 명 없이 자신이 혼자 계약하고 공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안마다 도급을 주는 형태였다.
그것이 크게 약점은 아닐 것 같으나 실제로 엄청난 불편이 따라다님을 볼 수 있었다.
시기 적절하게 쓰고자 하는 인력을 수급하는데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그리고 사장 혼자서 여러 공사 현장을 챙겨야 하니 꼼꼼함과 정교한 체계능력이 필요한데
그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긴장감도 없었다.
무엇하나 메모하는 일이 없고 고객이 준 참고사항 메모도 매 번 잊거나 잃어먹고 왔다.
게다가 난 멀리서 오고가야 하니 매 번 공사현장에 출석해 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고
사장한테 언급한 사안에 대해선 공사인부들한테 누차 언급하는 것을 삼갔다.
만약 이미 사장으로부터 들었는데 내가 또 거론한다면 그들에겐 잔소리가 될 것만 같아서였다.
그런데 사장은 나의 기호에 의한 요구사항을 공사인부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번번히 잊었다.
공사 도급업체들은 이미 끝내고 간 상황이라 수정을 요구할 수가 없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청송이라는 작은 곳에는 없는 것이 많았다.
공사하는 사람들도 안동이나 대구에서 오다 보니 뭔가 착오가 있을 경우
멀리서 일부러 다시 와야 하는 것이다.
도급업체에만 일을 맡겨 놓고 아무도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감독하는 사람도 없으니 실수가 난무했다.
그러니 아주 중요 실수가 아니면 결국 나는 그 복잡성과 불편을 생각해 그냥 포기 하곤 했다.
건축주가 감독을 하며 이 것 저 것 요구해야 하는 것인지??
도급업자들은 건축사사장과 거래관계이지 집주인과 거래관계는 아니지 않는가?
공사에 대한 특정요구를 직접하기가 난감했다.
어렵사리 말을 꺼냈어도 완고하고 자신의 작업스타일로 굳어진 층의 사람들에게
다른 주문을 했을 경우 그들이 잘 기억했다가 처리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시골이라 그런지 공사하러 오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나이들이 지긋했다.
건축사 사장도 역시 나이가 많으니 나로선 공사상 실책에 대한 항의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어디 부분에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되있더라는 사실만 알렸을 뿐이다.
비용만 고려해 업자를 선정한 탓에 잦은 공사상 실수가 초래되어도
감내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스스로 도를 닦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어떤 공사상 실수들을 저질렀는지는 나중에~~~ㅎ
첫댓글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참고할 만한 내용이더군요....!!
수고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