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편의 여행기에서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따라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했었다.
배경이 명확한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지를 따라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난, 좋아하는 여행의 배경이 된 장소가 있다면 그 국가나 도시에서 영화의 흔적을 따라다니는 여행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영국에서는 노팅힐의 흔적을 따라 포토벨로 마켓의 파란 대문을 찾아갔고, 비엔나에서는 비포 선라이즈의 흔적을 따라 알트앤뉴 레코드샵을 갔었다.
그리고 이번엔 조금 더 특별하게 국내의 프로그램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었던 국내여행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다도의 나라, 수 많은 섬들이 있어요.
섬이 많은 나라를 떠올려보면 대표적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그리고 옆나라 일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다도의 나라들이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이라면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 않은 '다도의 나라'다. 섬이 많은 다도의 나라 중 하나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사람이 사는 유인도,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를 폴함해 총 3,000여개가 넘는 섬이 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세계 4위에 속할 정도라는 사실!
우리나라의 섬 대부분은 서해와 남해에 밀집되어 있다.
특히, 사람이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유인도도 우리나라에는 많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도 굉장히 많은 편이다. 작은 섬들이 다닥다닥 경쟁하듯 붙어있는 전라남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무인도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 많은 무인도들은 '섬', '무인도'라는 특색을 살려 다양한 촬영지가 되어주기도 한다.
무인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흔치는 않겠지만 우연한 기회로 나는 전라남도에 위치한 무인도, 질마도에 다녀오게 되었다.
질마도는 전라남도에 위치한 무인도로 다도의 나라 대한민국답게 전라남도에 위치한 수 많은 무인도 중 하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남도 완도에 속해 있지만, 실제로 질마도에 들어갈 때는 장흥에서 출발해야 했었다.
장흥 회진황에서 약 10분~15분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질마도에 입항할 수 있는 방법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법 단 하나다.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편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방엔 바다가, 한 가운데에는 숲이 있어요.
본격적으로 질마도를 구경하기 전, 선장님이 질마도의 전체를 한 바퀴 배로 구경시켜 주셨다.
섬들 사이사이 다양한 양식장들을 두고 만날 수 있는 질마도.
무인도가 많은 섬들의 바다를 보면 잔잔하니 파도가 잘 치지 않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무인도가 많은 전라남도의 바닷가에는 양식장이 많은 편인데 많은 섬들이 완충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파도가 치지 않고 잔잔한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사실!
그리서 질마도 주변에는 '김양식'을 하는 양식장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배를 타고 둘러본 질마도의 모습은 여느 무인도와 특별하게 다를 게 없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돌들이 가득하고, 잔잔하게 바다가 펼쳐져 있다. 가만히 돌들을 보고 있다 보면 바다에 자주 닿는 곳은 진하고, 자주 닿지 않는 곳은 점점 연해진다.
아마 이런 색들은 자연이 만들어 낸 신비 중 하나일 것이다.
질마도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별도의 정기배편도 없고 당연히 항구도 없다.
그래서 배를 대는 곳이 선착장이다. 사방이 바다인 섬답게 도착하자마자 사방으로 펼쳐진 바다들이 날 마주한다. 겨울에 방문했지만, 한적하고 여유로운 바다는 괜히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사방에는 바다가 그리고 섬의 중앙에는 동남아를 연상시켜주는 야자수가 우뚝 솟아 있다.
질마도에서 <문명:최후의 섬>의 흔적을 찾아보세요.
아무도 살지 않는 섬 무인도인 질마도는 최근 방영된 웨이브 오리지널 문명:최후의 섬의 촬영지로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프로그램은 '문명' 자체를 0%에서부터 시작해 일궈내는 프로그램이다. 제로베이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서로 힘을 합쳐 삶의 터전을 휴식 공간을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인데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점을 조금 얘기하자면 '무인도'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이 곳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공간과 생활을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보면 주변의 나무를 이용해 거주할 수 있는 집, 편의시설을 건축하고 손수 만든 통발을 통해 바다에서 수렵하고 채집한다. '무인도'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문명'의 발전을 이륙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흔적 역시 질마도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직접 자연정수를 통해 식수를 만들어내던 우물부터,
견고하게 짓던 생활 터,
음식을 해결했던 흔적까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계의 다양한 문명을 만나왔던 나에게는 간접적으로 문명의 발전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문명:최후의 섬 1편 보러가기>
실제로 난 '잉카 문명'의 신비로운 한 부분인 마추픽추에서 놀라움에 감탄했었고, 고대 그리스 문명의 꽃인 아테네에서 만난 파르테논 신전을 신기하게 생각했었다. 거대한 돌을 쌓아서 정교하게 올린 이집트 문명의 피라미드에 넋을 놓았고 여행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흔적처럼 남아 있는 문명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했었다.
세계의 거대한 문명들의 탄생 과정을 직접 마주할 순 없지만, 문명 프로그램에서는 간접적으로라도 문명이 발달되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마 이 공간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과거 신비한 문명은 과거의 일이지만 지금도 문명이 계속 발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일상처럼 지내는 지금 이 순간도 문명 발전의 한 영역인 것 처럼.
사실 프로그램을 보고 방문하니 이 장소가 더욱 생동감있고 재미있었다. 출연자들이 만들어 낸 흔적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섬, 질마도
섬의 중앙에는 문명 프로그램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면 주변을 둘러보면 푸른 바다가 쉼없이 펼쳐져 있다.
특히, 질마도는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와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금은 특별하게 다른 무인도와는 다르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모래사장이 있다는 것이 질마도만의 포인트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는 살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무인도로 남아있는 섬들이다. 우선 대부분의 무인도들은 '돌' 지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돌로 이뤄진 무인도들은 해변, 모래사장 등을 가지고 있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질마도는 무인도 중에서도 드문 조건인 3개의 모래 해변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섬이다.
작은 돌들로 이뤄진 바다부터 모래사장까지.
방문한 시기는 겨울이었지만, 여름철이 되면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시대가 지속된다면 한적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피서지가 되어줄 것만 같았다.
멀리 보이는 양식장들은 덤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무인도인 질마도가 매력적인 이유는 한 여름의 프라이빗 피서지가 되어줄 수 있는 모래해변이 있는 점도 있지만 섬의 한 가운데에서는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주변에는 바다가 섬의 중앙에는 솔방울이 가득 맺혀 있는 소나무가 선선함을 자랑하고 있다.
바다와 숲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질마도였다.
영화, TV프로그램, 드라마 등을 따라가는 여행을 할 떄의 모든 장소들은 원래부터 존재하던 곳이었고 촬영지로 유명히진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질마도는 아무것도 없던 곳이 새로운 곳으로 바뀐 곳이었다.
해외를 비롯한 국내 여행도 많이 하면서 내가 사람이 살지 않는 섬 '무인도'에 갈 수 있는 날이 올 지는 사실 몰랐다! 질마도가 아름다웠던만큼 수많은 우리나라의 무인도들도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가 볼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