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혼인 잔치에서
설교 중심 사상: 예수님은 신자의 믿음을 북돋아 주시려고 자신을 드러내신다.
중국 본토에서 마오쩌둥 군대에 패하고 대만으로 쫓겨 간 장제스 군대의 군인들이 난생 처음 수도꼭지를 보았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시던 그들이 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수도꼭지를 여러 개 사와서 벽에 꽂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사꾼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군인들이 가게에 쳐들어가 총을 쏘아대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는 것은, 벽이나 땅속에 수도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믿음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믿음을 가지려면 믿을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첫 제자들을 부르신 후, 그들과 함께 가나의 한 결혼식에 참석하셨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물을 포도즙으로 바꾸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 공생애의 첫 번째 기적이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와 최근에 제자가 된자들의 믿음을 북돋워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A. 믿음을 북돋워 주시는 예수님
결혼식에서 봉사하고 있던 마리아는 약 두 달 만에 아들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이 침례를 받고 광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은 여전히 친절했지만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얼굴은 수척해졌지만 위엄과 권위가 느껴졌습니다.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는 청년들이 그분 곁에 있었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한 많은 하객이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뭔가 놀라운 일을 행하여 그분을 드러내기를 바랐습니다. 마침 포도즙이 떨어졌고 그녀는 그 사실을 예수님께 알렸습니다.
요한복음 2:4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언뜻 보기에 예수님의 말은 무례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여자"라는 표현은 당시 동방에서 존경을 담아 사용하던 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포도즙이 상징하는 자신의 피를 흘릴 때가 아직 되지 않았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자신을 드러내길 요청했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일하고 계신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예수님의 대답을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인들에게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요2:5)고 당부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적절한 때, 적절한 방법으로 필요를 채워 주실 것을 믿었습니다. 시대의 소망」 147페이지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비록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사명에 대한 바른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였다. 예수께서 이 믿음에 응답하셨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믿음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비록 그녀가 메시아의 사명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있지 않았지만 예수님은 그녀의 믿음을 북돋아주기 원하셨습니다. 이 사건은 마리아가 이후에 한 신자로 살아가는 데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연수원에서 삼육서울병원의 한 간호사가 안식일에 간증을 했습니다. 그녀는 재림 신자가 아니었지만 대학 시절 안식일학교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같은 과 선배가 간증을 했는데 하나님께 자신과 함께하신다면 떡볶이를 먹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 기도가 황당하다고 생각하며 웃었지만 그 선배가 그 주에 떡볶이를 세 번이나 먹게 되었다고 해서 다시 한 번 웃었습니다.
그리고 5년 후, 연수원에 온 그녀가 갑자기 그 선배의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와 함께하신다면 이번 주에 떡볶이를 먹게 해 주세요." 연수원 식당에서 고춧가루를 쓰지 않기 때문에 떡볶이가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식사에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사실 그날 메뉴에 맵지 않은 떡볶이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놀라면서도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떡을 먹게해 주세요."라고 기도했습니다. 목요일 저녁 식사 때 떡이 나왔을 때, 그녀는 소름이 돋았다고 했습니다. 그날 바나나가 나왔는데 그녀가 식당에 늦게 가는 바람에 바나나가 다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식당 집사님이 냉동고에 있던 떡을 해동시켜 내놓았던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간증 끝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좋은 목사님과 함께 성경을 공부하며 예수님을 알아가고 싶습니다."물론 예수님이 모든 사람의 기도에 이렇게 응답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응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예수님은 지금도 이러한 일을 행하십니다. 마리아의 믿음이 온전하지 않았음에도 예수님이 그녀의 필요를 채워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물을 포도즙으로 만드신 것은 새롭게 제자가 된 자들의 믿음을 북돋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요한복음 2:11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예수님의 공생애 동안, 종교 지도자들은 끊임없이 그분을 괴롭혔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제자들은 놀라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나의 첫 기적은 제자들에게 믿음을 간직할 힘을 주는 사건이었으며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연약한지 잘 아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연약한 믿음을 강한 믿음으로 성장시키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지금도 가장 자비롭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나타내십니다. 필요하다면 기적도 사용하십니다.
B. 믿음을 북돋아 주시는 예수님의 방법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와 첫 제자들의 연약한 믿음을 북돋아 주기 위해 첫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요한복음 2:11은 이 사건을 통해 예수님이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셨다고 말씀합니다. 물을 포도즙으로 변화시키신 사건이 왜 그분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이었을까요? 출애굽기 33장과 34장에 따르면, 하나님의 영광은 그분의 품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분의 사랑의 품성이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혼식에서 예수님이 만드신 것은 발효된 술이 아니라 신선한 포도즙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취하게 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알코올 음료를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술을 금하는 성경 말씀들과 모순이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즙으로 바꾸심으로 그분이 변화시킬 수 있는 분임을 분명히 알려주셨습니다.
물은 색깔도, 맛도, 향도 없습니다. 하지만 포도즙은 보랏빛 색깔, 달콤한맛, 은은한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즙으로 변화시킴으로 우리의 밋밋한 삶을 향기롭고 맛이 나는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이러한 분으로 경험할 때 그분을 향한 믿음이 생겨나게 됩니다.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의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다산은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리스도인일 것입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이 삶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즙으로 변화시킨 것처럼, 우리를 향기 나는 사람으로 만드실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선교사 데이빗 리빙스턴이 아프리카 선교 중에 수년간 본국과 연락이 끊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탐험가이자 신문 기자였던 헨리 스탠리가 특종을 위해 리빙스턴을 찾아 나섰습니다. 스탠리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리빙스턴을 발견했고 열병에 걸린 그를 구조했습니다. 이후 스탠리는 리빙스턴과 함께 약 10개월을 함께 지냈습니다. 스탠리는 그때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당시 나는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무신론자에 버금가는 편견을 갖고 아프리카로 향했다. 하지만 거기서 리빙스턴과 함께 10개월을 살면서 상당 기간나 자신을 향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고독한 노인을 만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도대체 그는 왜 여기서 저 고생을 하는가? 정신이 나간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무엇 때문인가? 무엇이 그를 저렇게 감동시키고 있는 '우리가 만난 지 몇 달이 지났을 때 나는 그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리빙스턴은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를 보면서 그가 가진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내게도 전이되었고 같은 동정심이 생겨났다. 그의 경건함, 온유, 성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얼마나 열심인지 지켜보던 나는 결국 회심하게 되었다. 그는 내게 회개하라고 말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나를 회심시킨 것은 리빙스턴의 설교가 아니라 그의 삶이었다.“
참 감동적인 고백입니다. 예수님은 한 선교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로 인해 한 사람이 그분을 발견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그분께 헌신한 사람을 맛나고 향기나는 사람으로 바꾸고 계십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을 근거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그분은 지금도 이러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시대의 소망 152, 153페이지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는 결코 그리스도인들이란 우울하고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거짓된 인상을 세상에 주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의 영이 다스리시는 곳마다 화평이 머물고 기쁨도 있을 것이다." 성령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할 때 예수님의 화평과 기쁨이 생겨납니다. 우리가 이 은혜의 선물을 풍성히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우리의 믿음을 북돋워 주기 위해 지금도 자신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우리가 이 예수님을 자주 경험하며 살아갑시다.
예수님을 경험할 때, 물이 포도즙으로 변하듯이 우리의 삶도 향기롭고 맛이 나는 인생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우리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시는 일들을 목격하며 그분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