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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란분재 목련존자 이야기
“내가 이 세상의 중생들을 보니,
비록 사람의 얼굴을 가졌으나
그 마음과 행동이 어리석어 부모의 큰 은혜를 알지 못하고
공영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은혜를 져버리고 착한 마음이 없어서
효도하지 않고 또한 의리도 없느니라.” -부모은중경-
왕사성에 ‘부상’이라는 신앙심이 깊고 재산이 많은 장자가 있었습니다.
이 장자는 재산이 많다고 해서 거만하거나 사치스러운 사람이 아니고
항상 미소로써 사람을 대하는 훌륭한 인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에게는 ‘나복’이라는 자식이 있었습니다.
나복은 부친의 장례를 치루고 재산 상태를 살펴보니
부친의 생전의 많던 재산이 줄어들었음을 발견하고
재산을 늘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재산을 셋으로 나누어
한 몫은 어머니에게 드려서 가계를 이어가시도록 하고,
다른 한 몫은 어머니에게 드리면서
삼보三寶를 공경하는데 쓰도록 하였으며,
다른 한 몫은 자신이 지니고 장사를 하기 위하여
다른 나라로 떠났습니다.
아들의 부탁을 받은 어머니는
나복이 먼 곳으로 떠나자 아들의 부탁은 잊어버리고
가계를 이끄는 것에도 소홀히 하고,
삼보를 공경하기는커녕 오히려 굿이나 점등으로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로 즐거움을 삼을 정도로 타락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지에 나간 아들은 3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큰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귀국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그때 자신의 귀국에 앞서 하인을 보내
어머니에게 귀향소식을 전하게 하였습니다.
나복은 하인을 고향으로 다음과 같은 다짐을 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가계를 훌륭히 이끄시고 삼보를 지성으로 공경하였으면
이 돈을 어머니께 공양하고 만일 어머니께서 악업을 지으셨으면
이 돈은 어머니의 악업을 씻기 위해 보시하는데 써야겠다.”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갑기는커녕
그 동안 지은 잘못을 감추기에 바빴습니다.
그래서 황급히 집안을 정리하고 삼보를 공경하는 척 하였고,
소식을 전하려고 먼저 온 하인에게도 그렇게 꾸며
아들에게 자신이 말한 대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처럼 전하도록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소식을 들은 나복은 기뻐서
어머니가 계신 고향을 향해 천 배의 절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마중을 나왔던 마을 사람들은
열심히 절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나복이 절한 이유를 알고 나서는
그간 어머니의 행정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나복은 땅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마중을 나온 어머니는 아들이 손을 잡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아,
나의 이야기를 들어봐라.
강물이 넓고 커도 그 위에 출렁이는 파도가 있는 것 같이
사람을 성공하게 하는 사람은 적고,
망하게 하는 자는 많으니라.
네가 떠난 뒤에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내가 집에 돌아가는 대로 중병을 얻어
7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 아비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이런 맹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어머니는 자신이 말한 대로 중병에 걸려서
7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나복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3년 동안 무덤 옆에서 묘를 돌보면서
독경하는 일로 일과를 삼았습니다.
3년이 지나자 나복은
그길로 기사굴 산에 계시는 부처님을 찾아가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아난을 시켜 머리와 수염을 깎게 하시고
‘목련’이라 부르게 하였습니다.
목련은 열심히 수행을 해서 신통을 얻게 되었습니다.
목련은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신통이 뛰어나
10대 제자 가운데 신통제일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어느 날 목련은 자신의 신통력을 가지고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후 어디에 태어나셨는지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버지는 도리천에 태어나신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지옥 가운데서도 가장 형벌이 무서운
아비지옥에서 참혹한 고초를 받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온몸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업보를 받고 있었지만
지옥의 업보는 자식이라도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목련은 부처님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구원의 방법을 여쭈었습니다.
부처님은 목련의 간절한 효심에 감동하시어
아비지옥에서 어머니를 구해주셨으나
전생의 업이 두터운 어머니는 천상이나 인간으로 환생하지 못하고
좀 나은 흑암지옥으로 옮겨갔습니다.
아직도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한 목련은
다시 부처님께 흑암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간절히 물었습니다.
목련의 효심에 감동한 부처님께서는
“어머니를 흑암지옥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모든 보살을 청 해다가 대승경전을 독송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존자는 부처님의 말씀대로 하자
어머니는 흑암지옥의 고통을 면하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지옥의 고통을 면하기는 하였지만
좋은 곳에 태어나지는 못하고 배고픈 고통을 받아야 하는
아귀도에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목련존자는 다시
부처님께 아귀도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간청하였고,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청 해다가 마흔아홉의 등에 불을 켜고,
많은 산목숨을 놓아 주고 법당을 장엄하게 되면
아귀도를 면하게 될 것이다.”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이 그와 같이 실행하여 아귀도를 면하기는 하였지만
전생의 두터운 업보 때문에 좋은 곳에 태어나지는 못하고
개로 태어나 축생도의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목련존자는 다시 부처님에게 나아가
축생의 과보를 벗어날 길을 간청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하안거가 끝나는
음력 보름날 우란분재를 베풀기를 권하였고,
목련은 부처님 가르침대로 재를 베풀어서
어머니를 악업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계戒를 수지하여 도리천에 태어나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로부터는 우란분재는
돌아가신 분들의 천도로 인식되어
불교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화에서 우리는 또 배웁니다.
첫 번째는,
아무리 뛰어난 수행자의 가족이더라도
자신이 지은 과보는 자신이 받아야 된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현재 쇠태해지는 부모와의 관계가 목련존자가 보여준 정성처럼,
부모의 은혜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불교는 인과인과에 있어서 자신의 행위는
전적으로 자신이 받는다는 자작자수自作自受의 원칙을 상기해야 합니다.
올해는 8월 30일이 백중날입니다.
다 때 우란 분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05월 28일 오전 09:07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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