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게 맞나 봅니다.
입대(1972.2.15)하기 전에 4개월 정도 고향집에서 생활 할때 친구(고식진) 따라 유천에 놀러 가서 친구의 친구(홍화숙)를 소개 받아서 이름과 주소를 건내 받았습니다.
입대하고 훈련10주 마치고 군수사령부에 배치받고 근무중에 펜팔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자꾸 끌림이 있었습니다. 식사는 했느냐?, 뭐하고 계시냐?,그립다, 보고싶다,편지내용이 차츰 연인처럼 되가더라구요!
사실 이성이 많이 그리운 마음에 마음먹고 선물도 했습니다.
손 뜨게질 종합 선물세트 였습니다.
각종 코바늘과 털실 일절, 뜨게질 방법 그림 설명서가 들어 있는 큰 상자 입니다.
군생활 중반쯤에 휴가를 나갔습니다. 그녀에게 0월0일몇시에 용궁역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더랬습니다.
10시 쯤에 용궁 역에서 만나 철길과 금천 뚝방길을 같이 걸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말했습니다.
화숙 : 왕연씨?
나 : 예?
화숙 : 집에서 선봐서 시집을 가라고 하는데....
나 : ??
화숙 : 어쩌면 좋아요?
나 : 글쎄요!
화숙 : ??
나 : 부모님말씀대로 하세요!
화숙 : ...
우리는 말없이 뚝방길을 되돌아 나와서 악수하고 헤어졌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었는데....
결혼은 현실이고 연애는 이상 이었나 봅니다!
나는 그녀의 손 한번 잡아보지도 못하고...
이것은 에로스인가 아가페인가?
다시는 만나지도 소식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